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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장애인단체 회원 10여명은 지난 22일 저녁부터 창원시청 현관 앞에서 밤샘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 10여명이 창원시청 현관 앞에서 밤샘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22일 오후부터 시작된 이들의 노숙농성은 비가 내린 23일 새벽을 지나 밤까지 이어졌고, 이들은 24일 오전 현재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이들은 중국식당에서 배달해온 자장면과 볶음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가끔 컵라면도 끓여 먹는다.

 

이렇게 창원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는 이유는 지난 11일, 창원시가 입법예고한 '이동편의증진 조례안' 때문이다.

 

(사)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장애인단체 회원 10여명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가 지난해 합의에서 '시장은 매년 교체되는 버스 차량의 50% 이상을 저상버스로 대체해야 한다', '시장은 저상버스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문구에 일방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말을 넣고 이행 당사자를 '시장'에서 '운송사업자'로 넘겨 강제력이 없는 조항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애인 6대 정책' 요구안 합의에서 '지방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 조례' 제정 시 관련법령과 창원자립생활센터가 제시하는 조례(안)을 토대로 제정하고, 2013년까지 전체버스의 50%를 저상버스 도입, 교통약자 당사자가 참여하는 '교통약자의 편의증진위원회' 설치, 특별교통수단 도입, 이동지원센터 설치 운영 등에 합의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조례안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장애인은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므로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천막농성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정문(35)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는 "창원시는 지난해 장애인단체와 합의해 놓고서 진행상황을 물을 때마다 회피하며 회의 자리도 만들지 않았다"며 "그런데 최근 창원시가 입법예고한 것은 일방적인 데다 합의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23일 밤 장애인들이 밤샘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창원시청 현관 앞에 휠체어가 놓여 있으며, 그 앞에는 창원광장이 펼쳐져 있다.

 

면담 요구하던 장애인 3명 다치기도

 

이들은 기자회견 뒤 창원시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당시 박완수 창원시장은 출장 중이었다. 이에 이들은 부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들은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에 들어간다며 천막을 설치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시청 공무원과 청원경찰이 제지하면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바닥에 엎드린 채 타고 있던 휠체어를 현관 유리창에 집어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같은 마찰은 3시간 가량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들이 생겨나고 휠체어 일부가 부숴지기도 했다. 1명은 전치 3주, 다른 1명은 손가락에 금이 가면서 전치6주 진단을 받았다. 송정문 대표도 오른쪽 손을 다쳐 붕대를 감았다. 몸싸움 도중 출입구 아래 손이 낀 것. 그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송 대표는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려고 하다가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넣었는데, 그 사이에 청원경찰이 문을 잠그면서 끼었다"며 "119 대원들이 와서 유압기계를 이용해 손을 뺐다, 다행이 뼈에는 이상이 없는데 손이 많이 부었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 대표들은 22일 저녁부터 밤샘 노숙에 들어갔다. 이들은 창원시에 대해 공식사과와 손해배상, 휠체어(3대) 파손 보상, 진압 책임자 징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노숙농성을 계속할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창원시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여론수렴 과정"

 

창원시는 계속해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농성하고 있는 창원시청 현관문은 닫혀 있으며, 현관에는 청원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창원시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여론수렴 과정에 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충분히 논의 검토해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조례안이 결정되지 않았으므로 조례규칙심의위원회에 개정 요구안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장애인 교육에 대한 대학 책임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

[인터뷰] 경남대 상대 손배소 일부 승소한 송정문 대표

 
 송정문 대표가 손바닥을 다쳐 붕대를 감고 있다.

송정문 대표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충분하게 제공받지 않았다"며 경남대(총장 박재규, 학교법인 ‘한마학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창원지방법원 민사9단독 신헌기 판사는 23일 판결문을 통해 "피고(한마학원)는 원고(송정문)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학교(대학)를 장애인 교육권의 당사자로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라 의미가 있다.

 

신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원고는 피고에게 등록금을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쌍방 계약관계에 있어 이 의무를 소홀히 한 피고는 원고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판사는 "원고가 학교 내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 입학한 점, 대학측은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정 정도 개선에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의 책임을 15%로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3살 때 동네 언덕에서 놀다가 사고로 떨어진 뒤부터 하반신 장애를 갖게 된 송 대표는 중·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마산대 안경광학과와 방소통신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2005년 3월 경남대 행정대학원(사회복지학)에 입학했으며, 2년여만에 수료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경남대를 상대로 2000여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대학 재학할 때 화장실과 이동수단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해 설치를 요구했으나 대학 측은 미온적으로 대응해 정신·육체적 고통을 겪었다"면서 "지도교수의 연구실은 4층에 있어 논문지도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강의시간 변경도 불가능했고, 엘리베이트나 리프트를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고, 이같은 요구를 하기 위해 총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부했다"면서 "1층에 정수기가 없어 물을 먹을 수 없었는데, 졸업한 뒤에 설치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창원시청 현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는 탓에 법정에 가지 못한 송 대표는 "기자들이 판결 내용을 전해주어서 알았다"면서 "장애인교육에 대한 대학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라 환영한다, 하지만 그 책임이 적어 아쉽다, 항소를 고민하고 있다"말했다.

 

경남대 측도 변호인과 협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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