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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는 전라도, 그 중에서도 서남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생선이다. 그것도 싱싱한 날 것은 제쳐두고 독에 넣은 뒤 푹 삭혀서 먹는 톡 쏘는 맛을 제일로 친다. 삭힐수록(썩힐수록) 제 맛이 난다고 알려진 홍어는 그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코끝까지 찡한 알싸한 그 맛을 아는 사람은 금값을 치르고라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요상한 음식이 홍어다. 어떤 때는 물건이 없어서 먹고 싶어도 못 먹는다. 또 어떤 때는 그 희소가치 때문에 너무 비싸서 먹기 부담스러운 음식이 홍어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음식 가짓수가 많아도 홍어가 없으면 잔칫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전라도 사람들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홍어.

 

홍어 안주엔 막걸리가 어울린다고 해서 '홍탁'이란 말도 생겼다. 홍어와 돼지고기, 김치를 한데 묶어 '삼합(三合)'이라고도 한다. 완전 발효식품인 홍어는 장에 좋고 숙취에도 그만이라는 게 일반적인 얘기다.

 

기왕 홍어 맛을 보려면 회를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잘 삭은 홍어의 톡 쏘는 맛이 두렵다면 양념과 야채 향으로 유화된 홍어찜을 먹어도 괜찮다. 시래기와 홍어 내장, 묵은 김치를 함께 넣고 끓이는 홍어탕의 맛도 그만이다.

 

나주시 영산포는 1976년 영산강 하구언 공사로 뱃길이 막히기 전까지 호남 내륙 물류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왔다. 영산강을 따라 뱃길이 이어져 홍어와 젓갈의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친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 초 영산강에 하구언이 생기면서 그 명맥이 끊겼다. 그러나 민선 자치시대에 접어들면서 영산포 홍어거리를 활성화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서서히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홍어와 젓갈의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쳤던 이곳 나주시 영산동과 영강동, 이창동 일대, 일명 영산포에서 25일부터 사흘 동안 홍어축제가 열린다. 전라도 음식인 홍어를 보급, 쇠락한 영산포구를 되살리고 영산강 뱃길의 복원을 염원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Again1970 홍어 익는 마을'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 축제는 지역주민들이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 기획에서 진행까지 도맡아 하는 등 철저하게 주민 참여축제로 치러진다. 건강 걷기대회를 시작으로 품바와 대북, 퓨전 난타 공연, 선창 음악회, 7080콘서트, 불꽃놀이 등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로 마련된다.

 

홍어 관련 행사들도 즐비하다. 홍어와 홍어애국 무료 시식회,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 홍어를 얹어 먹는 삼합 먹기, 홍어 예쁘게 썰기 등 홍어와 관련된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홍어 퀴즈쇼, 홍어 마빡이 경연대회, 홍어장사 선발대회 등도 열린다. 홍어연 만들어 날리기, 천연염색, 짚풀공예, 소달구지와 황포돛배 타보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가볼만한 곳은 또 있다. 나주시 공산면에 있는 전통테마마을인 영산나루마을이 그곳. 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삼한지테마파크가 자리하고 있는 이 마을에서 '영산나루축제'도 열린다.

 

이곳에서는 5월 2일까지 민요와 가요 공연 등 볼거리와 도자기 만들기, 자전거 타기, 천연염색, 영산강 뱃길체험 등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주몽> 세트장으로 쓰인 삼한지테마파크는 드넓은 공간에 궁궐과 민가 등 100여 채로 이뤄져 있다. 굽이도는 영산강과 나주평야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풍광도 빼어나다. 반남고분군은 이 지역이 백제에 흡수되기 이전에 독자적인 강력한 세력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다시면 회진리에 천연염색문화관도 있다. 여기서는 쪽과 치자 등 천연염료로 천에 물을 들여 보는 천연염색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천연의 빛깔을 띤 천을 모아놓은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도 우리 문화의 향기를 선사한다.

 

다도면에 가면 고찰 불회사도 있다.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불회사는 백제에 불교를 전한 인도승려 마라난타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내력 깊은 사찰이다. 산사다움을 간직한 고즈넉한 분위기와 300~400년 된 비자나무 2300여 그루가 있어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돼 있다.

 

덧붙이는 글 | ☞ 영산포 찾아가는 길
○ 호남고속국도 광산 나들목-송정리-동곡검문소-동신대학교-나주시청-영산포


태그:#홍어축제, #영산포, #유채밭, #삼한지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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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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