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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눈이네.”

여린 얼굴을 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새눈이 앙증맞다. 한두 군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곳저곳 시선이 닿는 곳마다 새눈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비록 연약하기는 하지만 그 가능성이 마음에 와 닿는다. 새눈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하니, 감동이다. 새눈을 바라보면서 정녕 봄이란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벚꽃
▲ 새눈 벚꽃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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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눈에서 스무 살의 열정을 본다. 무서울 것이라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불타는 마음이 절실해진다. 그렇게 타오르던 것이 엊그제만 같다. 그런데 어느 사이에 이렇게 멀어져버렸는지, 믿어지지 않는다. 마음은 스무 살 그대로인데, 남들이 그것을 믿어주지 않는다.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수 경칩이 지나고 춘분을 넘어섰다. 꽃샘추위가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그것은 제한적이다. 찻잔 속의 풍랑일 뿐이다. 도도한 흐름으로 다가오는 봄을 물리칠 수는 없는 것이다. 온 우주에 봄기운이 넘치고 있다. 겨울이 심술을 부려보지만, 그것에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 봄의 따스함에서 모두가 힘을 잃는다.

가벼움
▲ 참새 가벼움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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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짹!”

봄을 즐기는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참새들도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표르릉 날아오르고 있는 새들의 가벼움에서 생활의 흔쾌함을 느낄 수 있다. 봄의 흥은 생명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푹 젖어든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그 안에 파묻히게 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봄을 온몸에 담으면서 삶을 생각한다. 꽃눈에서 발견하는 열정을 생각하고 참새들의 가벼움에서 흥겨움을 느낀다. 인생이란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것이라고 하였던가? 봄은 그것을 확인시켜준다. 겨울을 보낼 때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똑같은 일의 반복으로만 느껴지던 일상이 새로워지는 것이다.

단조로움에 젖어 있다는 것을 정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던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온몸에 그것이 쌓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고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면 단조로울 틈이 없다.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

힘
▲ 열정 힘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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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허물을 벗어버리게 되면 단조로움이 발붙일 곳은 없다. 그러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체됨으로서 주저앉아버리는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날마다 새 옷으로 가라 입을 때 행복은 다가올 수 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 또한 오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언제나 답답한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참새들이 즐겁게 삶을 찬양할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무엇이 있기 때문이 즐거워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이 있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순간순간 허물을 벗고 새 옷으로 가라 입게 된다면 만족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족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인생의
▲ 행복 인생의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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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껍질을 부셔버리게 된다면 벚꽃의 새눈처럼 사랑스러워질 수 있다. 참새들의 가벼움이 내 것이 될 수 있다. 봄이다. 흥이 넘쳐나고 있다. 춘분이 지났으니, 정녕 봄이다. 봄기운을 흡수하여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허물을 벗어버릴 수 있다. 소중한 나의 인생을 행복으로 꽉 채울 수 있다. 벚꽃의 눈에서 열정을 본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전주에서



태그:#새눈, #참새, #열정, #인생,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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