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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의 정치적 의미와 정책선거 실현'을 주제로 13일 서울 여의도 MBC방송국에서 5당대표 공직선거 정책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당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창조한국당 문국현, 자유선진당 이회창, 통합민주당 손학규, 한나라당 강재섭, 민주노동당 천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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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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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논란 가운데 하나가 '정책 선거' 논란이다. 정책으로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론'이 제기되지만 정책 선거로 치러진 적은 거의 없다. 이번 4·9 총선도 예외는 아니다. 예단할 일은 아니지만, 지금 같아서는 정책선거와는 영 거리가 멀듯 싶다.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어지러운 선거판이다. 유권자의 판단과 선택도 그만큼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언론들은 정책선거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탄력을 받고, 선거의 흐름을 정책 위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선거판 자체가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 갈등과 내분 등으로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복잡하고 치열한 세력 다툼 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한 정치적 논쟁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유권자의 선택과 판단을 돕기 위한 미디어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선거판에서 되지도 않을 정책 선거만을 강조하는 것도 무모한 일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분파적 세력 대결로 치닫고 있는 선거 판세에 편승해 경합지역 위주의 경마식 보도로 치달아서도 안 될 일이다. 역발상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미디어 종사자들부터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혼탁한 선거 판세의 흐름을 타면서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정치 사회적 논의를 제기하는 방식은 없는지 고민할 때다. 주요 정당 간 정책적 차별성이 어차피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민심의 향배에 맞춰 정치적 쟁점을 단순화하고 전면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 주된 방법으로는 정당과 후보자 대신 유권자들을 선거판의 주인공으로 모시는 방법이다. 급조된 정치세력이나, 편리한 대로 빼고 넣은 짜집기식 공약이나 평소와는 달리 스킨십에 나선 후보들의 공방 대신 유권자들에게 '토론마당'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정 정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한국의 정치판에 대해, 한국의 진로에 대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각 당과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행보에 대해 유권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토론장을 미디어가 조직하고 중개하는 방식이다. 유권자들을 정치판의 주인공으로 다시 모시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정치판이 갈수록 엉망이 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의 중심에서 유권자와 국민들이 철저하게 소외돼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와 국민 알기를 정말 우습게 알고 있기에 지금과 같은 엉망진창의 정치판이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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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서약서 . 지난 3월 17일 각당 대표가 서명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서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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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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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사람들의 대화에서 정치 이야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술집에서도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이런 정치 기피현상은 더 심하다. 유권자의 뜻은 다만 여론조사 결과라는 지극히 박제화된 수치로만 제시될 뿐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없다. 어떻게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아낼 것인가 하는 점은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의지만 있다고 한다면 매체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토론회와 좌담회를 비롯해 다채로운 기획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섬세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전문가 패널 등을 적절하게 결합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발언의 기회를 빼앗긴 평범한 유권자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되돌려 주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무슨 생산적이고 유의미한 토론이 가능하겠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미디어가 정치인들이나 전문가들을 모셔놓고 진행했던 그 수많은 토론들 가운데 수준 높은 생산적 토론이 얼마나 이뤄졌던가. 그래서 우리의 정치 수준이 또 얼마나 좋아졌는가. 어찌 보면 유권자들이, 시민들이 정치적 발언과 토론의 계기를 되찾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은 없다. 4·9 총선판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바람직한 정치적 논의가 어려운 선거판이 될 것이란 것이 대다수 정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당과 후보들을 놓고 보았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선거판의 주인공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유권자들을, 시민들을 선거판의 주역으로 등장시켜 볼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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