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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 최시중 방통위원장 임명장 수여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뒤 악수하고 있다.

"무슨 논란이 있나? 일부 언론에서만 문제를 삼지..."

 

26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임명 강행을 두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한 말이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물론 일반 여론에서조차 부적격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오기인사' '코드인사'를 강행한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 난맥상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인사 정책에 대한 철학과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은 의견을 들어야 하는 인사 문제에 있어서 정작 눈과 귀를 모두 막은 것이다.

 

지지율 추락에도 '오기·코드' 인사 강행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이 국회에 접수된 뒤 20일이 지나면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후보자를 자동 임명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과 최시중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성호 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국정원이 빨리 제자리를 찾기 바란다"고 당부했고, 김성호 원장은 "심기일전해서 새 각오로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에 이어 또 다시 '오기·코드' 인사를 감행한 셈이다. 특히 김 원장은 지난 3일 인사청문 요청안이 국회에 접수됐으나, '삼성 떡값' 수수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의 증인 출석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청문회 조차 열리지 못했다. 

 

최 위원장 역시 지난 18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나, 통합민주당이 불법증여 등의 의혹을 제기, '부적격' 입장을 밝히면서 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 언론시민단체에서는 이 대통령의 측근인 최 위원장의 임명은 '방송장악 음모'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김 원장과 최 위원장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행정공백의 장기화를 우려해 임명하게 됐다"고 임명 강행 이유를 설명했다.

 

'행정공백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부적격 인사를 강행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고소영' '강부자'로 상징되는 편향 인사 논란과 장관 후보자 줄사퇴 파동으로 지지율이 50%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대선 직후만 해도 200석까지 내다봤던 4.9 총선은 이명박 정부의 인사 파동 등으로 과반 의석 확보조차 '노란불'이 켜졌다. 심지어 한나라당 수도권 총선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총선 홍보 전략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지워나가고 있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이른바 'MB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스스로를 '마포MB'라고 이름 붙였던 강승규(마포갑) 후보는 최근 교체한 플래카드에서 'MB'라는 문자를 뺐다.

 

"일부 언론이라니... 청문회 본 사람은 다 안다"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신임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뒤 함께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민심 이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도 이 대통령이 부적격 인사를 강행하는 이유가 뭘까?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종의 정치적 고집"이라고 단정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비판적인 평가는 있을 수 있지만, 이게 비판을 넘어서 비난 수준으로 갔는데도 굳이 임명하려 드는 것은 정도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치라는 것이 밀리면 안된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마련"이라며 "내가 임명한 사람에 대해 나쁜 평가가 나왔지만, 임명을 하지 않으면 밀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결국 무리수를 두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시중 위원장에 대해 청와대가 "일부 언론만 문제를 삼고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서도 "억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 언론이라니... 청문회를 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며 "탈영했던 것을 '기억이 없다'고 하는 사람 아니었느냐.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 정부가 인사에서 계속 죽을 쑤는 이유는 정치적인 고집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고집은 있을 수 있지만, 정당하지 않은 고집을 부리는 것은 '정치적 힘'의 행사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료주의가 다 그런 것이다. 한번 목표를 설정하면 달성 해야지, 달성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면 원래 안을 철회할 줄 알아야지, 그런 것이 없으면 국가를 어떻게 운영하나.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만 하겠다는 것인가?"

 

대통령 인사에 '들러리'로 전락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도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현행 국무위원 '검증 청문회'를 '인증 청문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기본적인 자질이 안되는 사람까지 대통령이 원하면 무조건 임명하는 것은 전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임명을 하지 않는 게 정치적 순리에 맞다"며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법을 바꿔 장관급 고위직 인사도 국무총리처럼 국회에서 가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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