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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경제연구소장 인터뷰.
 김광수 소장은 양적인 경제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이같은 경세성장은 빈곤문제만 더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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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앞으로 1~2년 안에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요"

탁자 위에 마시던 머그잔을 놓으며 말했다.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49). 인터뷰 말미에 부동산 시장에 대해 물었을때다. 그의 화법은 여전히 직설적이었다. 에둘러 돌아가는 법이 없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때문일까. 김 소장은 "국내 부동산시장의 투기와 버블이 이미 부풀어 오를대로 오른 상태"라며 "우리는 미국보다 2~3배 더 심각하며,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김 소장은 "(미국은) 작년 초만해도 서브프라임 부실 규모 크지 않다고 하다가, 이젠 미 중앙은행이 투자은행 파산을 막아야하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일본 대장성도 부동산 버블 붙잡고 있다가 장기불황을 맞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외국인들은 한국 부동산시장의 위험성을 알고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이미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으며, 용인 등 수도권 쪽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가 부동산 값을 유지하든지, 더 올려줄거라는 근거없는 기대감이 있지만,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부동산 문제와 운명을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위험한 한국 부동산... 외국인, 이미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김광수 경제연구소장 인터뷰.
 김광수 소장은 "현 정부가 부동산 값을 유지하든지, 더 올려줄거라는 근거없는 기대감이 있지만,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부동산 문제와 운명을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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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한 김 소장과의 만남은 어느새 2시간에 가까워갔다. 그래도 여전히 풀어놓을 이야기가 많은 듯 했다. 김 소장은 적당히 목소리 완급을 조절해가며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 일부에선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부동산 값을 더 올려줄 것이기 때문에 찍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기대감이 있을수 있죠. 하지만 이미 국내 부동산 투기에 의한 버블은 심각해요. 말기 암 상황이예요. 이미 붕괴 징조도 보이고 있어요. 미국도 (부실) 터지니까, 대책이 없잖아요?"

- 현 정부는 올해는 아니지만 점차 부동산 규제 등을 풀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실제, 24일 이명박대통령은 국토해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수도권 공급확대와 부동산 규제완화 등을 적극 주문했다.)
"정부가 계속 이것(부동산 값)을 붙잡고 있는다고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물론 버티면 (붕괴 시점이) 길어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암세포만 더 키워 목숨만 더 빨리 재촉하게 될겁니다. 지금 터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그의 생각은 분명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통한 투기와 버블의 악순환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어 "역사적으로 세계 어느나라를 보더라도 버블의 붕괴를 비켜간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된 정부조직개편과 물건너간 관료개혁

다시 인터뷰 초반으로 넘어가 보자. 이명박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러자, 김 소장은 현 정부의 대(大)부처 중심의 조직개편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에 일본의 대장성 개혁의 예를 들면서, 강도높은 정부부처 통폐합을 주문했다. 물론 인수위가 내놓은 내용은 당초 구상보다 후퇴하긴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등으로 경제부처의 통폐합은 진행됐다.

김 소장의 말이다.

"일본 고이즈미 전 총리가 일본경제 회생을 위해 단행한 것이 관료개혁이었어요. 우리로 따지면 재정경제부보다 큰 '대장성'을 해체한 거예요. 일본 버블 붕괴에 따른 경기위기와 침체의 원인을 관료들에서 찾은건데…, 그후 대장성에서 금융기능을 떼는 등 3개로 분할했고 정부산하기관과 공무원을 대폭 물갈이 했어요."

-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논란도 많았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국민 입장에서 필요한 관료 조직에 대한 개혁은 거의 사라졌고, 정부조직 개편도 정치적인 흥정거리로 전락하면서 뒤죽박죽 돼 버린 것이죠." 

- 현 정부 7% 성장론과 4만 달러의 달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도대체 시장경제가 무엇이냐?

 김광수 경제연구소장 인터뷰.
 김광수 소장은 "역사적으로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버블의 붕괴를 비켜간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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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그가 되물었다. "도대체 시장경제가 무엇이예요?"라고. 그가 시장경제를 몰라서 물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자 역시 곧장 답하지 못했다. 그의 말을 옮겨보자.

"정치쪽 사람들 보면 마구잡이로 시장경제 이야기해요. 하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전부 자신들의 기득권, 사적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시장경제를 들먹거리죠. 보수나 진보나, 서로 입맛에 따라."

-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신다면.
"경제 구성원의 핵심은 소비자와 투자자예요. 이 사람들이 잘먹고, 잘살기 위해선 소득을 높여야 하죠. 이들이 얻는 소득이 적절하게 보상되는 경제시스템이 제대로된 시장경제라고 봐요.

미국이든, 유럽이든 모든 구성원들이 똑같은 노동과 노력으로 적절한 대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요. 이같은 시스템이 안되니까, 계층간 엄청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김 소장은 미국 등 선진국이 바라보는 시장경제의 철학이 우리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정부가 경제지표 중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바로 노동생산성"이라며 "이것(노동생산성)이 올라가면, 임금이 올라가고, 다시 소비가 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린 이것과 정반대라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임금이 올라가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져서 어떻게든 임금인상을 낮추려고 한다는 것. 그는 시장 매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양극화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법인세 인하와 투자에 대한 오해와 무지

자연스레 친기업 정책과 규제완화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김 소장은 규제를 두고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한다. 규제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제도 완화를 꺼내들고 있다는 것.

그는 작년에 정치권과 정부쪽으로부터 각종 규제에 대한 자문 요청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주문했다는 것. 김 소장은 "역대 정권에서도 규제완화는 꾸준히 해왔다"면서 "그것도 전부 기업들이 요구한 것들이었는데, 결국 노무현 정부는 자신들 지지층으로부터 두들겨 맞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법인세가 너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마디로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 일본기업들의 실제 법인세율이 각각 25%와 40%에 달하지만, 한국은 20%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의 말은 계속됐다.

"(목소리를 높이며) 더욱 황당한 것은 한-미-일 대표기업들이 실제 납부한 법인세율예요. 미국이나 일본 대기업은 이익을 많이 내면 법인세율이 높아서, IBM은 30%였고, 도요타는 40%였어요. 삼성전자는 얼마였냐면, 14%였어요. 

IBM이나 도요타 등은 법인세가 비싸서 저렇게 세계초일류 기업이 됐나요? 법인세가 높아 투자나 고용을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회사의 경쟁력은 노동자와 그들이 가진 기술에서 나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양적인 경제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이같은 경세성장은 빈곤문제만 더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시 그의 말이다.

"7% 성장이요? 대운하 든 마구잡이로 집어넣으면 (성장)하겠죠. 하지만 설사 그것이 달성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성장의 수혜는 소수에게 집중될 수 있어요. 빈곤과 양극화만 더 심해지고…. 이건 진정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아니죠."

 김광수 경제연구소장 인터뷰.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장은 "국내 부동산시장의 투기와 버블이 이미 부풀어 오를대로 오른 상태"라며 "우리는 미국보다 2~3배 더 심각하며,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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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소장은...
김광수 소장은 83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마쳤다. 이후 일본 동경대 경제학부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일본 대장성산하 증권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각종 경제와 금융관련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는 '경제연구소'에 자신의 이름을 갖다 붙였다. 물론 일본 노무라종합경영연구소처럼 선진국에선 설립자의 이름을 딴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거의 없다.

지난 2000년에 만들어진 김광수경제연구소는 김 소장 이외 3명의 연구원정도가 있을 뿐이다. 삼성과 LG 등 재벌경제연구소의 연구원에 비하면 초미니급이다.

하지만 연구소에서 발간하는 경제보고서는 이미 정부 경제부처 고위 관료들과 주요 금융회사 간부 등에겐 필독서가 됐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김광수경제연구소가 낸 책자 서문을 직접 쓰면서, "한국경제의 숨은 보석"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김광수경제연구소가 발간하는 각종 보고서 등은 공짜가 거의 없다. 매달 두차례씩 내놓는 경제보고서는 연회비가 300만원에 이른다. 주 회원은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와 기업·금융회사 임원들이다.

이와 별도로 그동안 나왔던 <경제시평>도 작년 7월부터 따로 발송하고 있다. 1년 회비는 20만원이다. 매주 두건씩 e메일로 전송되는 <경제시평>은 구독자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나돌면서 회원수가 350명이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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