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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방문객이 줄지를 않네요. 저는 걱정입니다. 노짱님 제대로 쉬신 적도 없는데. 어떡하면 좋지.소심한 저는 폐가 될까봐 나중에 가겠다고 마음  먹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노하우, www.knowhow.or.kr)에 달린 댓글이다. 노 전 대통령은 24일로 퇴임 한 달을 맞는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해 살고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이제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귀향 한달만에 방문객은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봉하마을 관광안내센터 관계자는 "오늘(23일)은 비가 와서 조금 적다"면서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내지 못했는데, 지난 2월 25일 이후 지금까지 10만명 정도가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방문객은 평일 2~3000명, 주말 5~6000명 정도다. 김해시는 귀향 보름만인 지난 10일까지 방문객 5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족 단위도 많지만 단체 관광객이 많다. 서울이며 호남, 충청, 강원도 등지에서 대형버스를 이용해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김해지역 다른 관광지에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김해시청 관계자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김수로왕릉인데 노 전 대통령의 귀향 전후를 비교하면 두세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 이유는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주변 관광지도 함께 찾는 탓"이라 말했다.

 

강원도 낙산사 신도들이 지난 21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방문객들은 2~300명 정도 사저 앞에 모여 "노무현 대통령님 나오세요"라며 부른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에 있을 경우 하루 너댓 차례 불려(?) 나간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세 번째로 맞은 일요일인 지난 16일에는 무려 여덟차례나 관광객들 앞에 섰다.

 

노 전 대통령은 방문객들을 만나면 대개 "여러분 감사합니다. 감사하지만 한편으론 참 미안합니다. 멀리서 오셨는데 제가 식사도 대접 못해 드리고 차도 한 잔 못 드립니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라고 인사한다.

 

방문객들은 주로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방문객들은 선물을 가져와 노 전 대통령한테 전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장미며 기장미역, 책 등이 전달됐다.

 

한달 방문객 10만명 추산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를 찾는 네티즌도 많다. 한때 네티즌이 폭주해 접속이 쉽지 않을 때도 있었다. 지금은 서버 용량을 키워 접속하는데 불편이 없는 정도.

 

'노하우' 회원게시판에는 23일 현재 2만7865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은 봉하마을 방문 소감을 적기도 하고,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글을 올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쓴 글도 인기가 많다. 그는 지난 2월 29일 처음으로 "안녕하세요 노무현 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쓴 뒤 지금까지 네 차례 편지를 썼다. 네 개 편지 각각 9만~16만명 정도가 읽었다. 각 편지마다 댓글이 1000~2000여개가 달렸다.

 

노 전 대통령이 방문객들을 만나거나 자연정화 활동 등을 했던 장면의 사진을 올려놓은 '봉하사진관'도 인기다. 올려놓은 사진들은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만명이 볼 정도다. 지난 12일 올린 '봉하마을 방문객 인사' 사진은 3만8000여명이 조회했다.

 

노 전 대통령은 네티즌들이 올려놓은 글 가운데 골라서 ‘함께 생각해 봅시다’란에 견해를 덧붙여 올려놓는다. 최근 노 전 대통령은 웹2.0과 시민주권운동과 관련된 글에 관심이 많다고.

 

한 네티즌이 쓴 글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진짜 꾼인가 봅니다.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고 할 정도다.

 

386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386은 특정인, 특정 집단의 이름일 수 없습니다. 그 시대의 아픔을 옴 몸으로 견디고 거부하고 투쟁했던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라며 "386이라는 이름이 생긴 때부터 저 또한 386의 한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그 동안 저 때문에 386이 당한 수난에 대하여 미안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경단체 '맑은물사랑사람들' 고문 맡기도

 

노 전 대통령은 지난 한 달 동안 봉하마을에만 머문 것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마을 주민들과 신고식을 했고, 김해시 진영읍 원로인사들을 만나 인사하기도 했고, 부산에 있는 민주공원을 참배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경남 마산시 진전면 오서리에 있는 장인의 묘소를 참배했다. 처가 동네 사람들이 마련한 환영행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착한 시민으로, 모범 시민으로 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노 전 대통령은 진주 대흥농장과 경남수목원을 방문해 산림조경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서울에서 온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40여명과 함께 마을 뒷산 폐과수원에서 ‘장군차’ 묘목을 심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화포천 일대에서, 12일 마을 뒷산에서 각각 자연정화활동을 벌였다. 노 전 대통령은 장화를 신고 장갑을 낀 채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벌였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환경단체인 '맑은물사랑사람들'(대표 이봉수) 회원들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이 단체 고문을 수락했는데, 퇴임 뒤 처음으로 단체의 고문을 맡은 것이다.

 

참여정부 때 장․차관과 청와대 등 주요 인사들도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그곳에 가면 그가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금 봉하마을 진풍경은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며 "우리 뿐 아니라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생태계와 마을공동체 복원·웹 2.0에 관심 많아

 

노 전 대통령은 퇴임 뒤 숱한 화제를 만들고 있다. 가게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장면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되었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사진 등을 통해 일반 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사용한 '라이트'라든지, 발가락 양말 등.

 

노 전 대통령은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한 비서관은 "정치적인 발언은 없다. 퇴임 한 달을 맞았는데 언론사 인터뷰도 예정된 게 없다. 당분간 이렇게 지내실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농촌마을 생태계 복원과 마을공동체 복원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한 비서관은 "자연생태계는 환경친화적으로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을 말한다. 봉화산 숲 가꾸기와 화포천 습지 살리기가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계 복원 과정을 통해 떠나갔던 사람들이 농촌으로 다시 돌아와서 공동체를 복원하는 농촌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노 전 대통령께서는 늘 강조하신다"면서 "직장 등 은퇴자들이 농촌에 와서 살면 손자녀들이 놀러올 것이며, 그러면 농촌이 되살아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웹 2.0'에 관심이 높다. 홈페이지를 개편해 쌍방향 의사소통을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홈페이지 개편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개편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은 "사이트 개편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2.0 사이트’며 ‘시민주권사이트’로 소통을 통해 의견을 나누는 개편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사이트 개편작업이 지장을 받을 정도다. 하루 일과 중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어제(22일) 오전에는 몸살 기운이 있어 쉴 정도였다. 비서진들은 퇴임 이후 하루도 쉬지 못할 정도다"고 말했다.


태그:#노무현, #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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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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