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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3일 오후 3시 10분]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습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18대 총선 공천 논란과 관련해 강재섭 대표의 문책을 요구했다.
 
박 전 대표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당을 떠난 계파 후보들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표시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총선 행로에도 '먹구름'이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18대 공천에 대해 "정당정치를 후퇴시킨,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였고 과거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해서 얻은 천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린 어리석은 공천이었다"고 개탄했다.
 
강재섭 대표에겐 사퇴 요구, MB에겐?
 
박 전 대표는 "아무리 거짓과 배신이 판치는 정치라 할지라도 최소한 지켜야 할 경우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이런 식이면 앞으로 누가 책임감을 가지고 당을 위해 헌신하고 정당이 발전하겠냐"고 반문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공천 시기와 관련해 "('공천을 최대한 늦추자'는) 당 지도부와 의견이 달랐지만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믿고 맡겨달라'는 당 대표의 말을 믿었다. 그것은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결과는 이렇게 잘못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이렇게 할 목적으로 뒤로 미뤄왔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제가 속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어쩌면 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싶었습니다. 약속과 신뢰가 지켜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는 속았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
 
박 전 대표는 "누구에게 속았다는 얘기냐"는 기자의 물음에 "당 대표가 내건 (공천의) 원칙이 있었고, 그건 공당 대표가 국민에게 한 약속"이라며 '강재섭 책임론'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거듭되는 물음에 "이렇게 잘못된 공천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등진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냐", "당권과 대권이 분리되어 있으니 대표가 중심을 잡고 공천을 했어야 했다"며 강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약속했던 부분은 속았다는 것과 아무 관련이 없냐"는 물음에는 "내 심정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알지 않냐"고 말끝을 흐렸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신의와 신뢰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데, 정치 발전의 약속이 더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뒤로 후퇴하지 않았냐"며 당을 장악한 이명박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 분들 지원할 수는 없다, 건투를..."
 
박 전 대표는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공신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당을 나가도록 만들고 그 뒤에 대고 '몇 명 나간다고 당이 안 깨진다', '은혜를 모른다'는 말까지 하는 것은 그분들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구 한나라당 후보들을 옹호하는 말도 했다.
 
"내가 그 분들을 지원할 수는 없다. 그 분들은 억울한 일을 다 한 분들이니 그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건 그 분들의 건투를 빈다."
 
자신의 선거도 있기 때문에 타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 계획이 없다는 말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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