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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다 했어요.”

“저 정말 잘 하지요?”

“100점 주세요.”

 

1학년 교실은 소란스럽다. 새로 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의 모습에는 활기가 넘쳐난다. 이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열흘이 되었으니, 그들의 마음에는 배워야겠다는 욕구로 그득 차 있다.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내면에서 솟구치고 있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모습은 많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은 바로 어린이들의 눈동자다. 세상을 담고 있는 맑은 눈은 무한하다.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고, 무슨 일이든지 가리지 않고 당당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눈은 우주와 같아서 무궁무진하다. 그것을 어찌 개발해야 할 것인지,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봉동초등학교(전북 완주군) 1학년 4반 교실. 남학생 열다섯 명과 여학생 열여섯 명이 신바람을 내면서 공부하는 공간이다. 어린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힘이 솟는다. 그들은 힘의 근원이다. 맑은 눈동자를 보면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실감하게 되고, 꾸밈 없는 활동에서 순수한 것의 우뚝함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활동은 한 송이 꽃이다. 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고 하여 봄이 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가 있다. 1학년 어린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내일을 볼 수 있는 창구가 된다. 그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어떻게 키워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앞날이 결정 되는 것이다.

 

개울가 작은 나무에 나 있는 봄눈이 경이로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 안에 내일이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초라하고 볼품이 없지만, 봄눈이 터서 새싹이 돋아나게 되면 빛나는 초록의 이파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봄눈은 그래서 희망이요, 힘이다. 나무에 눈이 없다면 내일 또한 없는 것이다.

 

어린이를 지도하는 중점은 재능의 발견에 두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모두가 다 똑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 모두 다 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진 재주를 가능하면 빨리 찾아내서 그것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교육의 중점이 되어야 한다.

 

 

사람은 한 가지 재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의 재능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1학년 교실에서 해야 할 일은 어린이들의 재능을 발견해내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가능하면 모든 재능을 찾아내서 계발시켜야 한다.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일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재능을 찾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다. 절대로 어렵지 않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지면 찾아낼 수 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지 말고 어린이를 정확하게 관찰해야 한다. 기대하는 마음이 앞서게 된다면 정확하게 재능을 찾아내기가 어려워진다. 재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어린이들은 열심히 해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데, 어렵지 않게 쉽게 해내는 것이 바로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다. 힘들이지 않고도 잘해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재능인 것이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어린이가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이다. 이를 계발 신장시킬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드너는 재능을 8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언어 재능, 논리수학 재능, 공간 재능, 신체운동 재능, 음악 재능, 대인 관계 재능, 자기 성찰 재능, 자연 탐구 재능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렇게 구분된 재능은 다사 세분해 나갈 수 있다. 어린이가 무엇을 잘 하는지를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 싹을 틔워내려고 하는 봄눈처럼 어린이들은 학습 욕구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교실이 분주하고 소란스러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런 활기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맑은 눈에 내일이 담겨 있다. 그들이 희망을 키우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도록 사랑해야 하겠다. 그것도 아주 많이. <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주와 완주 봉동에서


태그:#눈동자, #재능, #희망, #호기심,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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