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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옥인동 대공분실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 3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송현아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 선전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였다.

 

송현아씨는 지난 2월 19일 대낮에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되었다. 송현아씨는 지난 1월 말 결혼을 한 신혼이었으며 연행된 다음날인 20일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작년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순순히 조사에 협조해왔으며 3월 초 다음 조사일까지 경찰과 약속했던 송현아씨를 남편이 보는 앞에서 갑자기 연행한 데 대해 분노하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회장, 송현아씨 결혼 주례를 섰던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이영 민가협 상임의장, 송현아씨 변호를 맡고 있는 설창익 민변 변호사 등이 나와서 발언을 하였고 특히 남편인 이재춘씨도 나와서 격앙된 목소리로 공안당국을 규탄하였다.

 

마지막으로 윤한탁 실천연대 상임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취임 전부터 공안탄압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아 신 공안정국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하루빨리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을 촉구하였다.

 

 

▲ 이재춘씨 발언 기자회견장에서 이재춘씨가 나와 발언하고 있다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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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아씨의 남편 이재춘씨가 쓴 편지

아내를 돌려보내주세요!


저는 2008년 1월 27일에 결혼식을 올린 39세의 나이 많은 새신랑, 이재춘입니다. 아내를 면회하기 위해 남대문경찰서와 종로구 옥인동 안가를 종일토록 찾아다니다가 너무나도 억울하고 답답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 이름은 송현아입니다. 올해 나이 34세이고 통일운동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19일 낮 12시 20분경에 저희 집 앞 노상에서 아내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서울경찰청 보안2과 공안경찰에 체포, 연행되어 현재 종로구 옥인동 안가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2월20일부터 2박3일 동안 금강산으로 신혼여행을 가기위해 여행사와 계약을 해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2월 18일에 여행사측에서 금강산 관광계약을 취소한다는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인 즉 제 아내가 금강산에 갈수 있는 자격이 상실되어 통일부에서 금강산 관광을 불허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이유를 몰라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월 19일부터 우리 부부는 신혼여행을 가기 위한 휴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모처럼의 휴가라 결혼식 때 주례를 서주신 한국진보연대 정광훈 공동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도 드리고 점심식사도 같이 하기위해 점심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고 있는데 갑자기 공안경찰이 수십 명이 달려들어 저의 아내를 연행해 갔습니다.

 

공안경찰에 가로막힌 채 아내가 연행되어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저의 처지가 너무도 황망하고 답답하기만 하였습니다.

 

공안경찰은 2007년 4월 20일에 제 아내(당시에는 애인이었습니다)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아내의 자취방을 압수수색하였습니다. 그 때 제 아내의 집에서 이적표현물이 나왔다며 지금까지 계속 출두조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에 북한관련 서적과 영화 등의 자료들이 올려져 있고 심지어는 통일부에서도 북한관련 서적을 대출하고 있으며 국가정보원에서는 인터넷 회원에 가입하면 북한관련서적을 아무 때나 대출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데 제 아내의 자취방에서 북한관련 자료(출력물)가 몇 점 나왔다고 해서 범죄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통일에 역행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조금 전에도 남과 북 축구대표팀이 중국 충칭에서 동아시아 축구대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한국도 응원하고 북한도 응원하였습니다.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어 남북평화통일은 이제 기정사실처럼 되었고, 2007년 10.4선언발표로 통일이 더 가까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 아직도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여기는 비현실적인 법으로 통일인사들을 탄압한다는 것은 시대발전과 통일흐름을 거스르는 법집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경찰의 출두요구에 성실히 임하며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을 갑자기 체포 연행해서 구속시키려 하는 것은 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평생 단 한번 있는 신혼여행의 부푼 기대도 짓밟아 버리고 신혼의 단꿈도 무참히 깨어버리는 이 사회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이제 곧 있으면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이 새롭게 출범을 합니다. 국민들은 어려운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으면서도 발전하고 있는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거나 국가보안법에 의한 공안정국이 조성될까 걱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국가보안법에 의한 공안탄압이 계속되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인사들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달가워하지 않은 기간의 한나라당 입장에 비춰볼 때 공안세력들이 약화되어가는 자신들의 입지를 되살리기 위해 공안사건을 조작하고 확대시키려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국민여러분! 그리고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통일조국을 염원하는 많은 네티즌 여러분들이 이제는 나서주세요!

 

아내를 공안경찰에 빼앗기고 방황하는 제가 기댈 곳은 국민여러분과 애국적인 네티즌 여러분 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제 아내가 국가보안법의 피해를 입고 있지만 민주주의와 통일조국을 사랑하고 염원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아내와 남편, 그리고 가족이 국가보안법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2007년 전민족의 지지와 환영속에 발표된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4 공동선언’에는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하기로 하였습니다.

 

10.4선언과 국가보안법은 함께 공존할 수 없으며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키면서 통일을 이야기 하는 것은 자기기만에 불과합니다.

 

국민여러분! 그리고 네티즌 여러분!

 

제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고 국가보안법이 반드시 폐지될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주세요!

 

국회, 법무부, 검찰청, 경찰청, 청와대, 그리고 이명박당선자의 정권인수위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려주세요.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려면 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은 몇 월 며칠부로 폐지한다’라고 의결하면 됩니다. 그러자면 국회의원을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수 있는 사람들로 많이 뽑아야 합니다.

 

돌아오는 4월 총선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꼭 뽑아주세요.

 

저는 제 아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 까지 곳곳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때까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행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국민여러분과 네티즌 여러분들도 꼭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2008년 2월 21일

국가보안법에 의해 아내를 빼앗긴 나이 많은 새신랑 이재춘이 드립니다.


태그:#송현아, #국가보안법, #공안탄압, #이명박, #이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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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번영을 여는 북한 전문 통신 [NK투데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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