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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망설이다가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다시 되돌리지 못할 것 같아 편지를 씁니다.

이처럼 급한 마음에 글을 쓰는 것은 설날을 맞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지도 못하고 최근의 민주노동당 사태와 관련하여 명절 연휴 이후에 모종의 결단을 하신다는 보도를 접하고 임시전당대회 이후 글을 쓰려고 했는데 고민을 하다가 어제 후배의 유언장을 보고는 설날 아침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먼저 심의원님께 보여드릴 두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태안어민 9명이 공개 유언장을 쓰고 태안기름유출사고의 관심과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 유언장 태안어민 9명이 공개 유언장을 쓰고 태안기름유출사고의 관심과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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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유언장입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후배의 유언장을 보고는 장난이라도 유언장을 쓰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혼냈지만 후배의 얘기를 듣고는 후배를 비롯한 9명이 유언장을 쓴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의원님이 당 비대위 대표를 맡고 첫 방문하신 태안장례식장을 기억하시지요.

삼성중공업소속 예인선의 무모한 행위로 태안반도가 기름바다로 변하고 이에 비관자살한 어민 이영권 선생의 빈소를 첫 공식 방문하고 태안 사람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와 큰 위로를 보내준 의원님.

태안반도를 삼킨 기름은 지역의 고귀한 어민 세 분을 죽음으로 몰아 세웠지요. 그런데 명절을 앞두고 후배를 비롯한 9명의 태안지역 어민들이 공개 유언장을 쓰고 자신들이 자의든 타의든 죽음을 맡게 되면 모든 장기와 시신을 태안유류피해로 고통 받는 7만 군민들에게 시신을 기증한다고 했습니다. 또 자신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고 화장하여 삼성 본관에 고이 뿌려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공개 유언장을 쓴 이유는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간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정부도, 가해자 삼성도, 아무런 대답도 없고 이제 선택할 것은 자신들이 죽어서라도 내 자식과 후손들이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심상정 의원님!

지난 1월 18일 태안에서 열린 대정부촉구대회 연설 중 의원님에게 다가와 무슨 말인가 하고는 분신하신 지창환 열사의 모습을 기억하시지요. 공개 유언장을 쓴 태안어민들을 살려 주십시오. 이들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의원님. 이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을 하다가 의원님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참 좋아하는 후배가 유언장을 쓰고 죽기를 각오하고 이번 기름유출사고로 힘들어하는 태안군민들을 위해 투쟁을 하고 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이들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아시는 의원님에게 이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사진은 2.3임시전당대회장 입구에서 찍은 1인 시위하는 최근웅 당원의 사진입니다.

최근웅 당원이 지난 3일 열린 임시전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 함께 하겠다는 1인 시위를 벌였다.
▲ 민주노동당만이 희망입니다 최근웅 당원이 지난 3일 열린 임시전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 함께 하겠다는 1인 시위를 벌였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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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최근웅 당원을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의원님이 이영권 선생 빈소를 방문했을 때 장례식장 입구에서 검찰의 공정 수사, 삼성의 사과와 완전배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고 지창환 열사가 분신하던 대정부촉구대회에서 앞서 열린 지역 어민들과의 간담회 겸 식사자리에서 태안주민을 살려 달라며 태안을 위해 힘을 써주시는 민주노동당이 너무 고마워 당원에 가입하겠다고 선언을 했지요.

이어 최근웅 당원은 입당 원서를 작성해 김용한 최고위원에게 전달하고 당이 국회에서 주최한 국회 토론회장과 삼성 본관 앞까지 거리 행진을 하며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이어 서산지청에서 열린 수사발표와 서산 지원에서 열린 1차 공판 앞에서도 어김없이 1인 시위를 벌였지요.

최근웅 당원이 이처럼 1인 시위를 하고 태안기름유출사고에 대한 해결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민주노동당과 심상정 의원에게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임시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최근웅 당원에게서 전화가 와서는 3일 열리는 임시전당대회장에서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보여준 진정성과 헌신에 감사를 드리기 위해 1인 시위를 하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동행을 했지요. 당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최근웅 당원을 태안에서 혼자 올려 보내기에도 그렇고 당내 계파 간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입 당원에게 그런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그랬습니다.

최근웅 당원은 앞가슴에는 ‘태안군민들은 민주노동당과 함께 검찰, 삼성에 당당히 맞서겠습니다’라고, 뒤편에는 ‘민주노동당이 보여준 태안군민에게 대한 관심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써서는 임시전당대회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자신들의 요구와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전당 대회장 앞에서 최근웅 당원은 묵묵히 입장하는 대의원들과 당원들에게 태안군민들의 마음을 담아 2시간 정도 자리를 지키며 인사를 했지요.

하지만 더 이상 있다가는 오히려 당에 대한 불신과 신입당원으로 열심을 다하는 최근웅 당원에게 큰 실망을 줄 것 같아 서둘러 태안으로 내려가자고 재촉해서 내려왔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전당대회 자료집을 보면서 태안사고 관련 특별 결의문을 보면서 ‘그래도 믿을 것은 민주노동당 밖에 없네’하시며 꼼꼼히 읽으면서 ‘태안에 내려가면 자세히 동료들에게 애기를 해주겠다’는 최근웅 당원의 모습이 선합니다.

심상정 의원님!

이번 전당대회 이후 별의별 억측이 다 나오고 심지어 분당 얘기까지 나오며 곤혹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그래도 태안사람들에게 민주노동당은 여전히 유일한 희망입니다.

어제 만난 한 어민은 저에게 조용히 다가오더니 ‘심상정 대표가 당을 나가면 태안어민들은 어떻게 하느냐’하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럴 일도 없고 민주노동당이 태안어민들을 절대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그렇습니다.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도 않고 관심이 식어갈 때 태안어민들에게 다가온 것은 민주노동당과 심상정 비대위 대표였습니다. 이영권 선생 조문부터, 대정부 집회 참석 연설, 국회 초청 토론회, 서울역 집회, 삼성 본관 항의 방문, 특별법 발의에 이르기까지 민주노동당과 심상정 대표가 보여준 관심과 진정성은 태안어민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었습니다. 민노당의 이런 행보는 다른 정당과 정부를 압박해 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명절이지만 편지를 쓰는 이유는 여기에 기인합니다.

민주노동당이 보여준 진정성과 민중의 삶에 대한 애착을 이제야 태안군민들이 알게 되었는데, 정말 민노당이 희망을 주었는데, 태안군민들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믿었던 민주노동당이 분당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 심상정 의원님이 있습니다.

요즘 태안사람들이 모이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 투표는 민주노동당을 찍어야 한다고 서로 먼저 말합니다. 물론 이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당의 혼란과 지난 대선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소외되고 힘없고 절망 속에 사는 국민들에게 다가가면 그들은 언제든지 우리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한 달 정도의 비대위 활동에서 대부분을 태안문제에 헌신한 민주노동당과 심상정 대표의 애정과 진정성을 태안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민노당의 이런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심상정 의원님!

명절 연휴 동안 심사숙고하여 결정을 내리시겠지만 그 결정에 앞서 제가 보내드리는 두 장의 사진도 자세히 봐주시고 정말 민주노동당을 살리는 길, 아니 태안사람들에게 드리워진 절망을 걷어내어 희망의 쪽빛을 주는 길이 무엇인지 판단해 주십시오.

2008년 정월 아침에 태안에서 신문웅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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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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