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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간 1인당 GRDP 차이는 지역간 1인당 소득 차이와 다를 수 있어

17일 유시민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대구지역의 1인당 GRDP(지역 내 총생산)가 16년간 꼴찌라는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왜 대구에 출마 가느냐. 제가 생각해보면 대구지역이 16개 시도 가운데 1인당 GRDP(지역 내 총생산) 꼴찌가 된 지 16년됐다. 그 지역 대통령이 집권한 막바지에 꼴찌가 되고 그 이후 지금까지 그렇다.”-<오마이뉴스> 17일자 보도.

그러나 이런 발언들은 매우 부적절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1인당 GRDP라는 수치는 지역주민들의 1인당 소득수준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구체적인 통계자료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자료1]
2005년 시도별 1인당 GRDP와 1인당 소비지출액
(지역)-(1인당GRDP)-(1인당소비지출액)
전국평균----1738만원---882만원
서울특별시--1896만원--1040만원
부산광역시--1318만원---901만원
대구광역시--1088만원---873만원
인천광역시--1506만원---873만원
광주광역시--1263만원---846만원
대전광역시--1296만원---861만원
울산광역시--3890만원---865만원
경기도----- 1586만원---868만원
강원도----- 1532만원---791만원
충청북도--- 1751만원---764만원
충청남도--- 2528만원---772만원
전라북도--- 1393만원---784만원
전라남도--- 2252만원---756만원
경상북도--- 2226만원---801만원
경상남도--- 1784만원---830만원
제주도----- 1444만원---778만원
(자료출처)한국은행,지역경제계정 ; 통계청,인구주택총조사


위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이 충북과 충남의 현격한 차이, 전북과 전남의 현격한 차이인데요. 이들 수치 차이가 과연 이들 지역간 주민들의 소득 수준 차이와 일치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대구, 광주, 대전 주민들 소득수준이 농어촌 지역의 주민들 소득수준보다 낮은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정도를 반영하는 것은 법인이 아닌 일반사업자 부가가치액 

그렇다면 시도별 1인당 GRDP는 왜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일까요. 우선 국세청이 제공하는 ‘시도별 1인당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관한 자료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자료2]
2005년 시도별 1인당 부가가치세 과세표준(단위-만원)
(예)서울--4760만 3666원
(지역)-(법인사업자)-(일반사업자)
서울-- 4760.3666-- 816.3730
부산-- 1677.9134-- 744.2698
대구-- 1327.0236-- 776.2825
인천-- 2347.4940-- 780.7108
광주-- 1771.7256-- 443.5219
대전-- 1795.6428-- 495.0521
울산-- 6415.7416-- 689.2248
경기-- 2440.3152-- 800.4709
강원-- 1125.1471-- 453.3401
충북-- 2039.7936-- 533.1017
충남-- 3098.5790-- 540.3512
전북-- 1376.0370-- 432.6082
전남-- 2352.8595-- 371.4269
경북-- 2594.0963-- 616.6281
경남-- 2091.6047-- 770.4373
제주--- 937.4576-- 488.9265
(자료출처) 국세청,국세통계연보 


[자료2]를 보면 법인사업자의 1인당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액수가 서울, 인천, 울산, 경기,충남, 전남, 경북 지역에서 높게 나타나고, 개인 일반사업자의 1인당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액수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울산, 경기, 경남 지역에서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좌우 두 가지 자료 중 어느 쪽 자료가 더 시도별 경제활성화 정도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일까요? 정답은 우측자료입니다. 일반사업자의 1인당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액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측 통계자료는 [자료1]에서 보았던 ‘시도별 1인당 소비지출액’과도 유사합니다.

좌우측 자료가 불일치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국세청자료는 또 있습니다.

[자료3]
2005년 시도별 교통세 과세표준
(지역)-----(휘발유)-------(경유)-------- (계)
인천------3030억원------8696억원---1조 1726억원
경기------1004억원------1782억원------2786억원
강원--------------------1110억원------1110억원
충남--1조 5284억원---4조 4667억원---5조 9951억원
전남--2조 8938억원---6조 4626억원-- 9조 3564억원
울산--4조 6863억원--10조 1126억원--14조 7989억원
합계--9조 5119억원--22조 2007억원--31조 7126억원
(주)다른 시도에는 교통세 과세표준액이 집계되지 않음. 왜냐하면 교통세는 정유공장에서 출고될 때 징수되기 때문.
(자료출처) 국세청,국세통계연보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아 차렸겠지만 국세청이 법인사업자들의 지방공장에서 물품이 출고될 때 부가가치세, 교통세 등을 징수하고 이런 자료들을 토대로 한국은행이 GDP(국내총생산)나 GRDP(지역내총생산)를 추정하다 보니 대형 공장이 많은 지역의 GRDP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GDP의 구성요소들을 분해해 보아도 ‘어떤 지역의 1인당 GRDP가 크다 하여 그 지역의 1인당 소득이 더 높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GDP=총부가가치+순생산물세
*총부가가치=기업영업이익+피용자보수+고정자본소모분+기타생산세


국세청이 어떤 기업의 총부가가치를 지방공장 기준으로 산출하는데 기업들이 그 부가가치 총액 중에서 대규모의 비생산직(사무직,영업직) 피용자보수와 기업영업이익, 그리고 대주주들의 배당금, 고정자본소모분(감가상각비 등), 각종 세금 등을 본사로 가져가면 실제로 공장이 있는 지방으로 흘러 들어가는 액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도별 1인당 GRDP와 1인당 소비지출액이 크게 괴리되고 시도별 법인사업자의 1인당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액수 차이와 시도별 개인사업자의 1인당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액수 차이간의 괴리가 아주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행정자치부 지방교부금 배분기준도 1인당 GRDP와 무관

그리고 또 행정자치부의 지방교부금 배분 내역을 보더라도 유시민 의원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행정자치부는 매년 지역 간 심각한 재정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방교부금을 교부하고 있는데요(2005년 지방교부금 총액은 16조 9205억원). 지방 교부금 교부내역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료4]
2005년 시도별 재정자립도와 1인당 지방교부금
(지역)(재정자립도)(1인당지방교부금)
전국--54.4%---36.0만원
서울--94.3%-------0원
부산--70.2%----4.3만원
대구--70.7%----8.3만원
인천--69.2%----4.8만원
광주--57.5%---12.8만원
대전--72.8%----6.9만원
울산--65.7%-------0원(2004년 10.6만원)
경기--75.2%---11.7만원
강원--26.7%--132.7만원
충북--31.3%---92.7만원
충남--35.3%---90.9만원
전북--23.9%--103.0만원
전남--20.2%--148.2만원
경북--27.8%--108.3만원
경남--38.8%---70.0만원
제주--33.8%---94.2만원
(자료출처) 행정자치부, 행정자치통계연보 


위의 자료에서 ‘1인당 지방교부금’이란 2005년 각 시도가 행정자치부로부터 받아간 지방교부금을 인구 수로 나누어서 산출한 것입니다. 자료에서 보다시피 행정자치부는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지방교부금을 내려 보내고 있는데요. 행정자치부가 1인당 GRDP같은 기준을 참고하여 지방교부금을 배분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왜냐하면 1인당 GRDP는 지역의 1인당 소득 수준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유시민 의원이 16일 기자회견에서 행한 발언은 그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대구시민들과 전국민들에게 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구지역 1인당 GRDP가 상대적으로 낮다 하여 대구지역의 1인당 소득 수준이 낮은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시민 의원이 16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표 중 하나라고 말한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려면 본인부터 이런 왜곡된 정보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왜냐하면 이런 왜곡된 정보들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역민들의 지역주의적 감정을 자극하여 ‘지역주의 극복’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참고-데이터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해 놓은 것을 정보라 함)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자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유시민, #대구경제수준, #1인당 GRDP, #재정자립도, #지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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