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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에 20일 동안 50만이 다녀갔다. 관광의 목적이 아니다.
 
방제작업으로 수만 벌의 방제복ㆍ장화ㆍ마스크ㆍ고무장갑이 쓰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해변이 기름투성이인 그곳, 백사장이 흙빛인 그곳은 바로 태안이다.
 
지난 달 7일 이후 대규모로 생태계 복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태안 사태로 인한 파장효과에는 무엇이 있을까.

 

때아닌 운수업 호황 “최근 태안 행 왕복 승객 늘어”

 

태안 행 고속버스가 때아닌 호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 서울-태안행 첫차는 남부ㆍ동서울ㆍ고속버스터미널 표는 모두 매진됐다. 세 터미널의 매진은 아침 일찍 자원봉사를 위해 나선 사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속버스의 호황은 태안-만리포ㆍ천리포 간 시내버스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태안에 도착한 고속버스 승객의 대부분은 태안 터미널에서 만리포ㆍ천리포로 가는 자원봉사자다. 이는 만리포ㆍ천리포행 무료시내버스 목록에서 고속버스 인원 수와 시내버스 지원자 인원 수가 비슷함을 통해 알 수 있다.


귀행의 호황은 서울 출발행 호황수요를 훨씬 웃돌았다. 서울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태안으로 자원봉사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오후 4시 반 태안 터미널 행 시내버스 승객들은 각자 귀행을 위해 비좁은 틈 속에 간신히 서서 가야했다. 그리고 오후 4시 반 차 이후에도 많은 승객들이 뒷 차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귀행길 중 어느 한 고속버스 운수업체 기사는 “최근 부쩍 서울-태안 행 왕복 승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만리포- 태안행 만원버스를 타고 태안 터미널에 도착한 자원봉사자들의 절반이 타던 차 그대로 서울남부터미널로 돌아갔다.

 

방제 물품 생산 수요창출 “방제 작업 물품 수요 급증”

 

태안군청 측은 “지원받는 방제복은 대부분 일반 기업으로부터 기부 받기도 하며 또 직접 군청이 구입하기도 한다”며 “어떤 자원봉사자 같은 경우 개인 구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미하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물품을 공급 하고 있는 안내원은 “물품을 군청에서 사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적십자는 군청으로부터 물품을 보급 받아 마스크ㆍ장화ㆍ장갑ㆍ방제복을 자원봉사자에게 무상 제공한다. 대한적십자사 대전 구호복지팀의 박관순 간사는 “적십자가 나눠주는 방제복은 군청에서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방제 물품도 최소 10만 벌 정도 수요됐다. 보통 방제복 같은 경우는 4번 이상 반복해서 쓰지 않는데, 만약 3번 반복해서 썼다고 가정하면 30만 명에게 필요한 수요는 10만 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장갑과 마스크는 재활용하지 않고 장화만 재활용하고 있어 장갑과 마스크 수요는 10만 이상이다.

 

탄소마스크를 기부한 어느 중소기업 관계자는 “방제 작업 물품 수요 급증해 최소 2배 가량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에 군청 측에서는 “기부보다는 자체 예산으로 해결하는 편”이라며 “대부분 기업으로부터 사들인다”고 밝혔다.

 

                 


주변 소매업 장사 호황 “제공되는 물품 말고는 많이들 팔려”

 

만리포 주변 마트 주인을 통해 “태안 사태 이후 컵라면과 담배가 많이 팔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또한 근처 편의점에서도 “술이나 담배, 과자류가 전보다 많이 팔린다”며 “평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태안 사태 초반에는 성수기만큼 장사가 됐다”고 밝혔다.

적십자에서 식사와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그 양이 부족한 탓에 자원 봉사자들은 어쩔 수 없이 주변 상점을 찾고 있다. 박관순 적십자사 간사는 “음료나 식사는 적십자 자체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식사 같은 경우 7일 중 1끼 정도만 기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CSR 필요해”

 

최근 다국적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추세다. 특히 기부를 통해서 이행되는데, 이를 기업사회유대(CSR)라고 한다.

 

유원상 한양대학교 경영대ㆍ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 손실 속에서도 다국적 기업이 이를 제공하는 것은 장기적 이익을 생각하면 결국 이익이기 때문”이라며 “기업사회유대(CSR)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군청에서는 정부로부터 지원 받은 재원을 방제 물품과 무료 시내버스 운영으로 쓰고 있다. 또한 적십자는 기부 받은 재원을 통해 식사 및 음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정작 이번 태안 사태를 초래한 삼성은 적십자 차량 모퉁이에 자신이 후원자임을 표시하고 있을 뿐이다.

 

유 교수는 “병주고 약주는 식의 기업 행위 보다는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며 “이런 사회적 책임이 장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태안 effet"

 

태안 사태로 인해 생태계는 파괴됐고, 어부들은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정작 이 사건을 낸 장본인은 아직 대응이 없다. 파괴된 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해 군청은 세금을 사용해 대기업으로부터 방제물품을 구입하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한다. 그리고 중간에서 물품을 지원한 대기업과 운수업체는 이익을 창출한다.

 

그 밖에 상인 몇도 부과적인 이익을 창출했다. 하지만 이는 태안의 원래 성수기에도 누릴 수 있는 정도기에 그리 심각하진 않다.

 

생태계 파괴로 인한 서민 다수 피해와 소수 기업 이익, 이것이 바로 기자가 정의하는 ‘태안효과’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양대학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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