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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당선자가 대선 승리를 자축하는 당 모임에서 "아직도 경선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의원들이 있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 당선자는 "저는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네것 내것 가릴 것이 없다"며 경선 당시 지지여부에 관계없이 단합하자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그러나 이런 발언에 대해 '친 박근혜' 진영에서는 이런저런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모임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불참했다.

 

이명박 "짝지어 수군수군... 아직도 경선인 줄 아냐"

 

이 당선자는 27일 오전 11시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모두 하나"라며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도 경선인 줄 아는 분들이 있다"며 '친박' 진영을 꼬집었다.

 

이 당선자는 "가끔 의원들 중에 얼굴을 보면 경선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이 있다는 점에서 답답하다"며 "경선은 이미 까마득한 과거"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아직도) 경선(분위기)에 매달려서 짝을 지어 수군수군하는 모습은 시대에 맞지 않다, 털어 버리라"며 "우리 모두는 하나"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선 때 이 당선자를 도왔던 의원들 일부는 큰소리로 웃기도 했다.

 

그러나 친박 진영 의원들의 표정은 심각했다. 한 의원은 입을 꾹 다문 채 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또다른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턱을 괴었다.

 

이 당선자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 당선자는 "(자기들끼리) 모여서 수군수군하면 자기 위치를 지킬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는 허약한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갖는 기대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데)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당선자는 "저는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네것 내것 가릴 것이 없다, 다른 욕심이 하나도 없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을 (사심없이) 대하겠다"고 말했다.

 

불쾌한 '친박'... "우리 들으라는 소리냐"

 

이날 이 당선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모여서 뭐라고 하고, 이런 분위기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는 아직도 2002년에 묶인 정치권(여권)과 다를 것이 없다"면서 '저를 지지했던'이란 단서를 붙여 양측을 모두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친박 의원들을 겨냥했다는 관측이다. 경선 뒤에도 친박 의원들은 생일이나 본회의가 있는 날이면 자연스럽게 모여 오찬이나 만찬을 함께 하곤 했다. 또 당내 현안이 있을 때도 이런 자리를 빌어 의견을 나눴다. 이 당선자가 말한 '짝을 지어 수군수군 하는 모습'이란 이를 일컫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당선자의 말에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더라"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자축모임인데) 박 전 대표 얘기는 왜 한 마디도 안하느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친박들 모여서 얘기하고 그러지 말아라 하는 소리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 당선자의 "네것 내것 챙기지 않겠다"는 발언을 두고도 '공천 물갈이의 전초'라고 해석했다. "겉으로는 계파 차별하지 않겠다는 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친박'을 배려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물갈이라는 이름으로 (친이의) '공천 독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친박 쪽에서는 이 당선자가 벌써 "박 전 대표는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 및 소중한 동반자"라고 했던 약속을 어겼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하는 단계에서 박 전 대표를 배려하지 않았을 뿐더러 박 전 대표와 상의하는 모양새조차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제 총선으로... 과반의석 확보하자"

 

한편, 이에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대선을 넘어 내년 4월 '총선 모드'에 돌입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다수당이 되지 않으면 안정적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며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자만심은 다 버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창조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내년 총선에서 안정적인 과반(의석)을 획득해야 한다"며 "이제 집권당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이명박,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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