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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온통 기름이다. 파도는 흰포말 대신 검은 기름을 몰고 왔다.
▲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밀려든 기름 바다는 온통 기름이다. 파도는 흰포말 대신 검은 기름을 몰고 왔다.
ⓒ 안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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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내도 떠내도 기름은 줄지 않고 파도를 따라 끝없이 밀려들어왔다.
▲ 기름제거작업을 하는 공무원과 군인, 경찰병력 떠내도 떠내도 기름은 줄지 않고 파도를 따라 끝없이 밀려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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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온통 검은색이다. 흰 포말이 일던 파도는 간데없고   검은 기름포말이 죽음의 춤을 춘다. 기름냄새는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바다는 검은 색이고 하늘은 푸른색으로 확인히 대비된다.

우려가 현실로 닥쳤다. '시급한 장비지원, 인원증파 바람' '왜 빨리 안해주는데' '식사는 어떡하구' 무전기와 전화기가  기름제거작업을 하는 인원 가운데서 악을 쓴다.

검은 기름이 뒤범벅 된 해안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8일 새벽 밀물을 따라 들어온 기름이 바다를 뒤덮고 해안으로 밀려들고 있다.

유조선으로부터 새어나온 1만500㎘의 기름이 이날 3시 현재 100km에 이르는 거대한 띠를 형성하며 태안군 소원면과 원북면, 이원면 전체로 확산되며 이 일대 해안를 덮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3개면지역의 가두리 등 수산시설물 1763㏊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안군은 앞으로 피해지역이 원북면과 이원면, 소원면뿐 아니라  근흥면과 남면까지 번져 군 전체 의 63%에 이르는 3771㏊의 바다가 오염되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로 피해가 예상되는 양식품종은 굴과 바지락, 전복, 해삼 등으로 이들 품목은 현재 한참 수확철을 맞고 있어 이 일대 어민들은 난데없는 날벼락에 실의에 잠겨 있다.

피해어민들은 “바다에 기름이 조금만 떠도 해산물에서 기름냄새가 난다고 소비자들이 외면하는데 이건 온통 바다를 뒤덮었으니 이젠 모두 끝이 났다”며 시름 가득한 얼굴에 한숨을 내쉬었다.  

기름제거 작업에 동원된 이들은 점심도 거르는 등 악전고투하고 있다.
▲ 기름을 비닐포대나 양동이 담아 나르고 있는 사람들 기름제거 작업에 동원된 이들은 점심도 거르는 등 악전고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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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름은 또 만리포 신두리, 학암포 해수욕장의 백사장을 뒤덮어 백사장이 검은색으로 변해 평소 주말에는 일대 음식점과 바다가 인파로 들끓었으나 7일 오후부터 인적이 끊긴 상태이나 이들 해수욕장외에 천리포, 구름포, 구례포 등 모두 6개소의 해수욕장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름은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면서 태안군 전체와 서산시 가로림만 일대로 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고가 나자 태안군은  군청 전 직원과 군인, 경찰, 소방대, 어민 등 27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기름제거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태다.

현재 기름제거작업은 인력으로 비닐포대나 양동이 등에 해안으로 밀려든 기름을 퍼서 담아 해안가에 임시 모아 두는 원시적인 방법에 그치고 있어 파도를 따라 밀려드는 기름을 감당치 못하고 있다. 작업복과 고무장갑을 끼고 기름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한 어민은 “바닷물을 삽으로 퍼내는 격이다”며 끝없이 밀려드는 기름을 보며 어이없어 했다.

사고지점과 인접한 서산시도 7일 오후부터 긴급상황실을 설치하는 한편 기름이 떠밀려 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로림만 일대에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 등 방제 장비를 갖춰놓고 9일 새벽부터 전 공무원들을 동원해 현장에서 긴급방제를 벌일 계획이다. 

현재 사고해역에는 해군함정27척과 방제정13척 등 모두 67척의 방제 선박과 헬기 6대가 유회수기와 유 처리제를 이용해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북서풍이 8-10m/s로 불고 파고도 1-5m로 일고 있는 기상상태가 불량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름제거작업은 삽이나 양동이로 비닐포대에 퍼담아 해안가에 임시 보관하는 것이 고작인 원시적인 방법에 그치고 있다.
▲ 제거된 기름을 담은 비닐포대 기름제거작업은 삽이나 양동이로 비닐포대에 퍼담아 해안가에 임시 보관하는 것이 고작인 원시적인 방법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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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태안반도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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