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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은행은 LKe뱅크가 BBK의 실질적 지주회사임을 거듭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은행은 LKe뱅크가 BBK의 실질적 지주회사임을 거듭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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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대통합신당 의원은 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대표이사로 있던 LKe뱅크가 BBK를 실질적으로 소유했다는 하나은행의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10월 28일에도 "BBK는 LKe뱅크의 100% 자회사"라는 하나은행 내부품의서를 공개해 BBK 실소유주 공방을 일으킨 적 있다.

LKe뱅크, "신인도 확보 위해 BBK 실적 강조해라"

LKe뱅크가 하나은행 프리젠테이션 후 작성한 결과 보고서. 하나은행이 지적한 신인도 확보를 위한 제반 조치로 BBK의 실적을 부각한다는 내용이 있다
 LKe뱅크가 하나은행 프리젠테이션 후 작성한 결과 보고서. 하나은행이 지적한 신인도 확보를 위한 제반 조치로 BBK의 실적을 부각한다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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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이 이날 제시한 자료는 2000년 5월경 하나은행과 LKe뱅크가 주고받은 e-메일 및 팩스 내용과 LKe뱅크의 두 차례의 프리젠테이션 결과에 대한 내부보고서 등 총 네 가지다.

증거 1. 하나은행 벤처투자팀 내부 보고서

하나은행 벤처투자팀이 2000년 5월 3일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3월 28일 행장(당시 김승유 하나은행장) 추천으로 LKe뱅크의 김경준 사장과 김백준 부회장이 전자금융팀을 방문해 전자금융팀과 인터넷뱅킹팀 실무진들을 만났다"고 LKe뱅크 투자 경과 사항에 기재해놨다. 또 관계회사와 관련해 BBK를 명시하고 있다.

증거 2. LKe뱅크의 1, 2차 프리젠테이션 결과 보고

LKe뱅크는 하나은행 벤처투자팀에 2000년 5월 3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서 투자유치 관련 프리젠테이션을 한 후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1차 보고서의 경우 신인도 확보를 위한 제반조치 강구 방안으로 "BBK capital의 performance 부각"이라고 명시했고 2차 보고서의 경우 "Make a call on the directors of Hana Bank in charge : action by PJK"라고 명시해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하나은행 투자와 관련해 전면적으로 나섰음을 드러냈다.

증거 3. 하나은행 관계자가 LKe뱅크의 허 모 부장에게 보낸 이메일 및 회신내용

하나은행 관계자는 2000년 5월 17일 LKe뱅크의 허아무개 부장에게 "LKe뱅크가 BBK의 지주회사인가"를 물었다. LKe뱅크 측에서는 그와 관련해 "LKe뱅크는 실질적인 지주회사이며, BBK는 구성회사로서 자산운용회사로 발전하고 EBK는 인가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증거 4. 하나은행 관계자가 LKe뱅크 관련 추가자료 요청하며 보낸 팩스 내용

하나은행 전략기획팀 관계자는 2000년 6월 12일 LKe뱅크에 팩스를 보내 LKe뱅크 출자를 위해 필요서류 및 추가 요청 사항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주가 프리미엄에 관한 산출근거 또는 사유를 제시해달라"며 "김백준 부회장님께 부탁드린 내용은 60억원의 발생 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나은행, 여러 차례 LKe뱅크와 BBK 관계 확인해"

LKe뱅크가 작성한 두번째 프리젠테이션 결과 보고서 :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하나은행 임원들에게 전화를 한다는 내용의 행동지침이 나와있다
 LKe뱅크가 작성한 두번째 프리젠테이션 결과 보고서 :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하나은행 임원들에게 전화를 한다는 내용의 행동지침이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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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이와 같은 4가지 증거를 근거로 "실질적으로 하나은행 투자와 관련해 김백준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몇 차례나 계속된 회의와 내용 검토를 통해 LKe뱅크가 BBK의 지주회사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Ke뱅크의 1차 프리젠테이션 결과 보고 문서를 살펴보면 하나은행은 'LKe뱅크의 지명도와 신인도가 미비되어 있으며, 펀드 운용 실적에 대한 보장성 부재'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LKe뱅크는 이에 대해 BBK의 실적을 부각시키는 것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하는 등 투자유치를 위해 BBK를 전면에 내세웠다. LKe뱅크와 BBK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면 해결방식으로 이를 제시할 수 없다."

한편, 정 의원은 "김승유 당시 하나은행장은 김경준과 김백준을 추천하는 등 직접 개입했음에도 '김경준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고 거짓말을 한 배경에 이 후보 측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시했다.

또 "LKe뱅크가 작성한 두 차례의 프리젠테이션 결과 보고서가 누군가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공동대표이자 회장이었던 이 후보에게 보고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며 "이 후보도 즉각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하나은행의 해명, 재검증 불가피해져

김승유 하나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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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그동안 하나은행이 김경준의 말만 듣고 "BBK는 LKe뱅크의 자회사"로 표기된 내부품의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측은 "LKe뱅크와 BBK와는 무관하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러나 2000년 6월 22일 작성된 하나은행 내부 품의서와 이날 공개된 네 개의 문건들을 종합해볼 때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보인다. 실제로 하나은행 전략기획팀에서 LKe뱅크에 보낸 '관련 추가자료 요청사항' 팩스에 명시된 "60억원의 발생 이익"은 이후 내부품의서에 명시된 "BBK 수익 35억원과 EBK 수익 25억원"의 수익 총액과 맞아 떨어진다.

또 이 문건들에서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의 거듭되는 등장 역시 이 후보 측에서 해명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김 전 감사가 하나은행 투자유치와 관련해 은행 핵심임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주가 발생 이익까지 설명한 것으로 나와 "김경준씨의 설명을 바탕으로 내부품의서를 작성했다"는 하나은행의 주장도 재검증이 필요하다.

한편,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2일 오후 2시 30분 브리핑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의혹이나 주장에 대해서도 혐의 유무를 가르는 데 필요하다면 당연히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의 기소까지 사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검찰이 어떤 결론을 발표할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태그:#BBK?실소유자?논란, #하나은행,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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