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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마이뉴스>에서 단독보도한 '국정원, 구글에 국가전략지도 주려 했다'는 기사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Channy's Blog'(http://channy.creation.net/blog)를 운영하고 있는 윤석찬씨가 지난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구글의 어설픈 지도서비스 협상법'이란 글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윤씨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거쳐 현재 DNA Lab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하고 있으며, IT·하드웨어 전문사이트 'ZDNet 코리아'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지질학과 GIS(지리정보시스템)에 관심있다고 밝힌 윤씨의 글이 이 사안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도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어 그 전문을 싣습니다. [편집자말]
 윤석찬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윤씨는 지난 28일 '구글의 어설픈 지도서비스 협상법'이란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윤석찬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윤씨는 지난 28일 '구글의 어설픈 지도서비스 협상법'이란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 Canny'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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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7일) <오마이뉴스>에서 ‘국정원, 구글에 국가전략지도 주려 했다’라는 폭로성 기사가 뜬 이후로 좀 더 정황이 뚜렷한 <전자신문>의 ‘우리나라 전자지도 구글에 넘겨주나’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핵심 논지는 구글이 국정원 측에 ‘전자지도의 사용 권한을 얻는 대가로 국내 보안 기관 노출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정 요구를 들어주겠다’는 제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라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언급한 1:5000 전략지도를 넘겨준다는 이야기는 폭로를 위해 좀 과장된 감이 없지않습니다만, 실제 ‘수치 지도에 대한 사용 허가’ 엄밀히 말해 해외 민간 기업에 원판 지도 국외 반출 허가가 나면 그 사용을 제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틀린 말은 아닙니다.

국외에서는 Navatec을 비롯하여 미국과 유럽 등에서 구글, 야후, Microsoft 등에 상세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많이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일본에서는 구글 맵스에 매우 상세한 도로 및 건물 지도 서비스를 제공 합니다. 물론 이러한 지도 정보는 구글이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지 지도 업체를 통해 구매해서 서비스 하는 것이고, 민간 기업들은 자체적인 지도 제작을 통해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왜 해외기업이 지도 서비스를 못하나?

우리나라에도 콩나물, 선도 소프트 등 다양한 온라인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포털 업체들도 이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이들 업체로부터 국내 지도 서비스를 못하는 이유는 ‘지도 해외 반출을 조건부로 금지’하는 국내 측량법 때문입니다. 국내 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이 저작권을 가진 ‘수치 지도’를 원판으로 합니다.

‘수치 지도’는 10여 년이 넘는 국가지리정보시스템(GIS)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지형도, 도로망, 수계도, 건물 등을 말합니다. 이 사업에 소요된 국가 예산과 세금은 상당합니다. 이 지도를 원판으로 정부 부처 및 지자체 심지어 민간 지도 업체들이 서비스 및 사업에 이용합니다. 특히 민간 지도책자, 지도 CD, 온라인 서비스 모두 이 원판 수치 지도에 각자가 수정 편집한 지도 정보를 올려 놓은 것을 판매하거나 서비스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원판 수치 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이 저작권을 가지고 있고 이 지도를 원판으로 부가 정보를 첨가한 국내 모든 상업 지도는 측량법의 통제를 받게 되죠. 여기에 관련된 측량법 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측량법 제27조 (측량성과의 국외반출금지) 누구든지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설교통부장관의 허가없이 기본측량의 측량성과중 지도·연안해역기본도·측량용 사진을 국외로 반출하지 못한다.

측량법 시행령 제12조 (측량성과의 국외반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 제27조의규정에 의하여 기본측량성과중 지도 및 연안해역기본도는 건설교통부장관의 허가없이 국외로 반출할 수 있다. < 개정 1994.5.23, 1994.12.23, 1999.2.8>
1. 대한민국정부와 외국정부간에 체결된 협정 또는 합의에 의하여 상호 교환하는 경우
2. 정부를 대표하여 외국정부와 교섭하거나 국제회의 또는 국제기구에 참석하는 자가 자료로 사용하기 위하여 반출하는 경우
3. 관광객의 유치와 관광시설의 선전을 목적으로 제작하여 반출하는 경우
4. 축척 5만분의 1미만의 축척도를 국외로 반출하는 경우


즉, 국내 지도 업체들이 해외에 지도를 제공하려면 1:5만 미만의 소축척 지도여야 하고 그 외의 경우라도 조건에 따라 건교부 장관이 허가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구글이 지도 서버를 국내에 둘 경우 해결 가능한 사안입니다만 서비스 특성상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국정원이 요구한 보안 시설 노출 차단이라는 사안을 국내 지도 반출 허가 사안과 일괄 타결하려는 협상을 진행하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 27일 보도된 '국정원, 구글에 국가전략지도 주려 했다' 기사.
 지난 27일 보도된 '국정원, 구글에 국가전략지도 주려 했다' 기사.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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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사진 문제, 인도·중국 등처럼 외교력으로 풀어야

국내 보안 시설 노출 문제의 경우, 해외 다양한 민간 위성 사진 업체들이 이미 상업적인 용도로 고해상도 사진을 판매하기 때문에 적국이나 테러 집단에서 원하면 언제든지 구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성 사진 내 보안 시설을 흐릿하게 차단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역정보를 제공한다는 이유 때문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정원과 국방부에 의한 압력에 의해 이미 국내 모든 지도에서는 군사 시설뿐 아니라 기반 시설도 제외되어 있습니다. 국정원 입장에서는 구글 위성 사진 노출 문제만 사라지면 자신들의 일은 충실히 하게 되는 것이지만 해외 모든 위성 사진 업체를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은 딜레마입니다.

우선 첩보 위성이 이미 수백 개가 떠다니는 현실에서 군 시설 보안 문제는 엄폐나 시설 이동 등으로 해결해야지 무조건 막는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정 해결 하고 싶으면 이런 문제는 중국, 인도, 이스라엘에서 처럼 외교력으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오랜 한미 동맹에 주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도 못 푼다면 국정원이나 외교 통상부가 허수아비에 불과한 것이죠.

구글 무슨 노력을 했나?

구글 입장에서 유리한 입장에서 좋은 협상거리를 얻은 셈입니다. 자신들의 업무 이익을 위해 국토지리정보원에 압력을 넣는 국정원도 문제지만, 자신들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일괄 타결 가능한 협상으로 풀려는 구글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먼저 지도 중에 1:10만 도로 지도는 국외 반출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 구글 맵스에서 서비스 되는 것을 보면 (재판매 방식인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한지 여부는 불투명 하지만) 야후코리아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타사 온라인 지도에 비해 너무 정보가 빈약합니다. 1:10만 정도 축척에서도 국내 주요 도로 지도는 확보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죠. 한마디로 그동안 크게 노력도 안하고 있다가 한번에 해결하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구글의 공식입장에 따르면 국가 기관에 수치 지도를 요청한 게 아니라 재판매되는 지도 데이터를 요청했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해 모든 지도들이 원판 수치 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오랫동안 많은 예산과 세금을 들여 만든 수치 지도 원판 지도를 국내에 세금도 내지 않는 외국 업체가 가져간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특히 합법적으로 국내 다른 업체와 같은 서비스를 해달라고 하지만 실제 서비스 서버나 서비스 법인이 한국에 위치 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 경쟁 문제도 필연적인 상황입니다.

구글, 정도(正道)로 승부해야

이에 비해 야후코리아는 국내 법인과 서버 데이터를 통해 국내 업체의 데이터를 국제 지도와 합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국내 지도 서비스 범위에 들어올 경우 국내 지도 서버의 데이터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 세금을 내는 법인이 국내 서버에서 합법적으로 지도 서비스를 하는 것입니다. 아직 야후닷컴에서는 제공되지 않지만 안정화되면 해외에서도 국내 서버에서 제공하는 한국 지도를 야후닷컴에서 볼 수 있겠지요.

글로벌 기업의 제대로된 지역화 접근 방식은 바로 국내에서 경제 활동을 하면서 국내법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국내에 이미 법인이 있고 엔지니어링 센터가 있는 구글이 왜 이것을 못하겠습니까? 구글이 전 세계적으로 지도 서비스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도록 한 점은 인정됩니다만 정부 기관과 비밀 협상을 통해 노력없이 지도 서비스를 하려고 했다는 점은 비판 받을 수 있습니다.

 지질학과 지리정보시스템(GIS)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윤석찬씨.
 지질학과 지리정보시스템(GIS)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윤석찬씨.
ⓒ Channy'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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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적으로 지도 서비스를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내 지도 산업 종사자와의 협력 방안을 맺으면서 서서히 공감대를 얻는 방식으로 지역화 과정을 거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급속한 성장으로 아직 지역화에 서투른 구글에게서 진정한 글로벌 사업자의 자세를 찾기는 쉽지 않네요. 똑똑하기만 하다고 세계를 정복할 수는 없는 일이죠.

구글은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재산을 잘 지키고 국내법을 잘 준수하면서도 양질의 지도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부 역시 날로 다양해진 정보에 의해 안보 위협을 대처하기 위한 편법이 아닌 실질적 방법을 이용하면서 외교력을 동원해 주었으면 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는 따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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