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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에리카 김씨가 제시한 이면계약서(2000년 2월 21일 작성)에 찍힌 도장. ②이명박 후보가 1992년 2월 이후 2000년 4월까지 사용한 인감 ③이 후보가 2000년 4월 인감 분실 신고서를 제출한 후부터 사용하고 있는 인감 ④2000년 6월 14일 김백준씨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e뱅크 증권중개'의 출자 및 주주관계 확인서에 사용된 도장.
 ①에리카 김씨가 제시한 이면계약서(2000년 2월 21일 작성)에 찍힌 도장. ②이명박 후보가 1992년 2월 이후 2000년 4월까지 사용한 인감 ③이 후보가 2000년 4월 인감 분실 신고서를 제출한 후부터 사용하고 있는 인감 ④2000년 6월 14일 김백준씨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e뱅크 증권중개'의 출자 및 주주관계 확인서에 사용된 도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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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경준씨가 제출한 이면계약서(2000년 2월)와 이 후보가 같은해 9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서류에 찍힌 도장이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론이 사실로 굳어질 경우 "김씨가 위조도장으로 이면계약서를 만들었다"고 주장해온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28일 검찰과 일부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대검 문서감정실은 김씨가 제출한 'BBK 주식매매 계약서'와 이 후보가 금융감독원에 낸 ‘이뱅크증권중개 자금조달방법확인서'(2000년 9월28일) 서류 등에 찍힌 도장이 일치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에 따라 김씨가 이 후보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도장이 같은 시기에 BBK와 LKe뱅크, EBK증권중개의 다른 서류들에도 사용됐는지 여부를 추가 확인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후보의 측근 김백준씨와 이진영씨도 26일 검찰에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인감 아닌 막도장"→"위조 도장인 듯"→"더이상 얘기 않기로"

한나라당은 김경준 측이 이면계약서를 공개한 직후 "계약서에 찍힌 도장이 이 후보의 것이 아니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도 그때그때 달랐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을 맡은 홍준표 의원은 23일 이면계약서 도장에 대해 "계약서 위조를 위해 만든 막도장"이라고 주장했다. 계약서에 찍힌 도장이 이 후보가 LKe뱅크를 운영하면서 김씨에게 맡겨놓은 도장도 아니고 후보의 인감도장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같은 날 저녁 CBS 라디오토크쇼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는 "2000년 2월에 사용된 도장이 처음 새겨진 것은 넉 달 뒤인 6월이다"며 "당시 막도장을 새겨서 EBK증권 설립과정에만 사용하기로 했는데, 6월 이후에 사용해야 할 도장을 소급해서 자기들이 찍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종합하면, 김씨가 2000년 6월에 만들어진 막도장으로 2월에 작성된 것처럼 꾸며진 이면계약서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형준 대변인은 24일 보도자료에서 "만일 (2월 계약서의) 도장이 다른 서류에도 찍혀 있다면 그것은 당시 LKe뱅크에서 김경준이 사용하던 도장일지 모른다"고 홍 위원장과는 다른 뉘앙스의 해명을 내놓았다. 2000년 2월 계약서의 도장이 6월 이전에도 이 후보가 대표였던 LKe뱅크에서 쓰여졌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박 대변인의 해명이 나온 다음날 홍 의원의 얘기도 약간 달라지기 시작한다. 홍 의원은 이른바 'BBK 사건 종결' 선언을 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마 그 도장(2월 계약서 도장)을 이보라·김경준 부부가 관리했기 때문에 그 도장을 이용한 다른 문건이 또 작출될 수 있다. 그 도장은 2000년 4월 24일 이후 김경준이 임의로 만든 막도장으로 보인다. 그 이후 법인 설립 절차나 다른 문서에도 찍혀 나올 수 있다."

2000년 4월에 새로 만든 이 후보의 인감을 흉내낸 도장을 김씨가 위조한 게 아니냐는 설명인데, "6월에 막도장을 새겨서 EBK증권 설립과정에만 사용하기로 했다"는 종전 설명에서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도장의 위조 시점이 2개월 앞당겨진 셈이다.

더구나 2000년 4월1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EBK증권중개 설립 발기인 회의 의사록에도 2월 계약서 도장과 흡사한 도장이 찍힌 것을 생각하면 김씨가 그해 4월 24일 새로 만들어진 인장을 '카피'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는다.

한나라당은 도장 논란에 대해 "BBK 문제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며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다만, 당 클린정치위 소속의 한 변호사는 "김경준이 이 후보가 2000년에 사용했던 도장을 미리 백지에 날인해놓았다가 지금처럼 위조 서류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비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이 'BBK 무대응' 입장을 천명한 것도 사건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실무자마다 서로 모순된 해명을 하는 것이 대중들의 불신만 가중시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당직자는 "그때 그때 해명 내놓았다가 '거짓말한다'는 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조금이라도 표를 덜 잃는 길"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도장의 문제가 아니다"... '계약서'로 옮겨가는 이명박

이 후보 자신도 '도장'에서 '계약서'의 진위 논쟁으로 초점을 이동했다.

이 후보는 26일 CBS 라디오토크쇼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근본적으로 그건 도장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없는 서류를 만들었다는 사기행각이다…(중략)…그 서류는 가짜다. 없는 서류를 만든 것이다. TV에 나오는 걸 보니 아주 엉성한 서류로 돼있더라. 가짜서류이기 때문에 무슨 도장이 찍혔느냐는 두 번째 문제다. 무슨 도장이 찍혔는지는 모르겠는데 회사설립단계에 있었으니까 대표이사가 도장을 만들어서 자기가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어느 회사든 그렇다. 내 개인 인감도장은 따로 있다."

이 후보는 "내가 볼 땐 도장도 임의로 만들어졌든 찍혔든 했을 테고, 그 서류 자체가 기본적으로 가짜니까 거기에 뭘 찍었는지는 두 번째 문제다. 서류 자체가 가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얘기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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