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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로 예정된 17대 대선은 유례없는 다자구도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26일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3%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의 판세는 1강(이명박) 2중(이회창-정동영) 2약(문국현-권영길) 구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에 여론조사를 처음 도입한 '비례대표 4선'의 김종인 의원(민주당)은 "(후보 등록한) 지금 사실상 똑같이 출발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실제로 1위 주자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 등 아직도 '외생변수'가 산재해 있다.  

이제 남은 기간은 23일. 후보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긴 시간이지만 국민들이 심사숙고하기에는 짧은, 이 기간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갈린다. 대통령을 꿈꾸는 주자 6인(의석수 5석 이상 혹은 지지율 5% 이상)의 출사표를 들어보았다(6인의 게재 순서는 기호순).  <편집자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일류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매니페스토 UCC를 지켜본 후 공약 실천의 의미로 새끼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66) 후보의 대선 캐치프레이즈는 '국민성공 시대,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이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명칭도 '대한민국 국민성공캠프'로 정했다.

 

'국민성공'은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을 공격할 때 내세우는 '잃어버린 10년'과 짝을 이루는 구호이다. 그 '잃어버린 10년'은 'IMF 10년'과 정확히 일치한다. 즉, '나라경제는 강해졌지만 국민의 삶은 고달파진' IMF 이후 10년의 현실을 파고든 것이다.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은 '국민성공'을 뒷받침하는 구호이다. 이 후보는 곧잘 "저, 이명박은 일을 해 보았고, 기업과 기업인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말을 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일을 잘하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말 속에는 '말은 잘하지만 일은 잘 못하는 노무현 정부'라는 가시가 박혀있다. 이 후보는 25일 후보등록후 출사표에서도 "일 잘하는 경제대통령이 되어 2008년 신(新) 발전체제를 활짝 열겠다"고 강조했다.

 

장점은 강한 추진력, 단점은 절제되지 않은 어법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일류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대학생 홍보대사들로부터 매니페스토 체감온도계를 전달받고 있다.

이 후보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도 '철저한 실용주의'를 표방한다. 실질을 존중하며, 현장을 중시하는 실용정치를 펴겠다고 한다. 외교와 관련해서도 그는 평소 "'친미냐 반미냐'고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국익에 도움되면 친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고, 반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고 말한다. '꿩 잡는 게 매'라는 식이다.

 

그가 추구하는 차기 정부의 지향점도 '작고 실용적인 정부'이다. '작은 정부론'은 보수 우파의 전통적인 정치경제 철학인데 이 후보는 여기에 '실용주의'라는 외피를 입혔다. 그는 이미 정부조직을 '대(大)부처, 대(大)국체제'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이 구상에 따르면 정부조직에 대한 대대적 수술과 공기업 혁신이 불가피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표공약이자 국토 개조 구상의 골간인 한반도 대운하는 더 큰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대한민국 747(매년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 세계 7대 강국)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 ▲신혼부부 주택공급 정책의 일환으로 장기임대주택 연12만호 공급 ▲0~5세 무상교육 ▲비핵·개방·3000 ▲자립형 사립고, 마이스터교, 기숙형 공립고 확충, 대입 3단계 자율화 등이 주요공약이다.

 

이 후보의 참모들이 말하는 이 후보의 장점도 '강한 추진력'이다. 나경원 선대위 대변인도 '소탈한 성격과 강한 추진력'을 이 후보의 장점으로 꼽았다. 단점 역시 "매 순간에 충실하다보니 다음 일정 시간을 못 맞추는 경우가 있다(나경원)"는 것이다.

 

또 다른 참모는 '절제되지 않은 어법과 좋지않은 발음'을 단점으로 꼽았다. 이 참모는 심지어 "이 후보는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목소리가 최악인 경우다"고 말했다.

 

이 참모는 또 "이를테면 누가 와서 '그런 말 왜 하셨어요'라고 말하면 이 후보가 70~80%는 '왜, 그게 뭐 말을 잘못했는데'라고 말하고, 한 20~30%는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닌데' 하면서 약간 멋쩍어 한다"고 말했다.

 

이 참모는 이어 "예를 들어 갑자기 당사를 방문했을 때도 디지털팀의 여성 당직자 하나가 임신 상태였는데 대뜸 '몇 개월인데?'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면서 "본인으로선 아주 친근하게 말하는 것인데 밖에서 보면 아무한테나 반말한다고 볼 수도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독선적인 성격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대 고비는 BBK 의혹 수사... '부자 몸 사리기' 비판도

 

그럼에도 이 참모는 "후보가 선거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위험요소가 뭐라고 보냐"는 질문에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곧바로 "네거티브와 발언 논란"이라고 즉답했다.

 

그래서인지 이 후보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에는 "예의가 없다"느니 "여기가 뭐하는 곳이죠?"라는 식의 동문서답으로 화제를 돌려막는 때가 많아졌다. TV토론도 기피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 '부자 몸 사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후보가 직면한 최대의 고비는 김경준-BBK 의혹 사건 수사결과다. 어떤 형태로건 관련성이 밝혀지면 이 후보는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지만,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거나 애매모호하게 밝혀질 경우에는 이 후보의 ‘독주’체제가 굳혀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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