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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화요일 저녁에 방송한 <PD수첩>이 동시간대 시청율에서 1위를 기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와 KBS의 [추적 60분]과 함께 MBC의 <PD수첩>은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 KBS의 [추적 60분]과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가 과거의 명성을 되살리지 못하고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MBC의 [PD수첩]은 여전히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PD수첩]이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킨 것은 아마도 황우석 대란이라고 일컬어지는 '줄기세포 논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삼성 비자금에 대한 'X파일의 존재'를 다룬 것도 우리는 기억한다. 대형교회의 문제점과 사회를 현혹시키는 이단적인 집단에 대한 접근 또한 시청자들에게 적지않은 충격과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렇게 좀처럼 다루기 힘든 부분도 과감하게 접근하는 [PD수첩]의 무모함(?)은 나름대로 마니아층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PD수첩]이 방영된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PD수첩]에서 다룬 내용이 인터넷 검색 순위에 오르며 네티즌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11월 13일 [PD수첩] 방송 이후에도 여지없이 인터넷에는 '나주성모동산'에 대한 검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11월 13일에 방송된 내용은 <김용철 - 핵심은 삼성이다>와 <기적인가, 사기인가 - 나주성모동산의 진실>이었다. 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가되는 내용이고 후자는 종교적인 부분이었다.

 

김용철 관련 내용은 그야말로 오늘날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삼성'이라는 거대 조직에 대항한 김용철 변호사의 입장에서 삼성 그룹이 과연 어떠한 가면을 쓰고 있는가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단순히 뇌물을 받은 검사들에 대한 공개로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나주성모동산의 진실은 일단 제목부터 '이것은 사기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시청자들은 이미 [PD수첩]의 제작진들이 결론을 제시해 놓은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 동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D수첩]은 나주성모동산의 기적은 조작에 불과하고 그들은 정통 천주교단이 아닌 (신흥)사이비 단체라고 주장하는 듯 했다. 기적이 아닌 것을 기적으로 홍보하면서 수많은 선량한 신자들을 현혹하고, 결국 그렇게 해서 얻은 재물을 자신을 위해서 투자하는 신종 사기인 것이다.

 

프로그램 내용 중에 충격적인 것은 그들의 사기 행각이 국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그리고 천주교의 최고 수장이라고 하는 교황 앞에서까지 그 사기의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천주교의 신부들의 초기 대응방식이 원인 중의 하나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프로그램 도중에 율리아는 자신이 하나님과 예수님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도 모자라서 신 앞에서까지 자신의 거짓된 행동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종교가 사기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나주성모동산 이외에도 종교의 이름을 빌어 선량한 신자들을 현혹시키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하는 집단은 많이 있다. 그들의 대부분은 소위 이단이라고 부르는 집단이지만, 안타깝게도 기성 교단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진정으로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사람들은 속일 수 있어도, 신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 U포터뉴스, 뉴스큐,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나주성모동산,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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