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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는 4대 의무가 있다. 납세·국방·교육·근로의 의무가 그것이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 후보는 눈 앞에서 대통령직을 놓쳤다. 그리고 5년이 지나 2007년 대선을 코 앞에 둔 지난 11일. 이명박 후보는 납세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에 대한 국민의 판단은 어떨까?

 

변호사·의사·연예인 등 고소득자의 탈세만큼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건 많지 않다. 이 후보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가 딸과 아들을 자신의 회사에 '유령 직원'으로 등재해 8800여만원을 지급하고 천만원 이상을 탈세했다는 의혹이 일자, 포털 사이트 <다음>, <야후 코리아>의 관련 기사에 무려 2만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이를 '국민의 분노'로 연결시킨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최소한 유리지갑을 가진 절반 이상의 국민들은 매달 빠져나가는 주민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보며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을 게 분명하다.

 

탈세 좌시하지 않겠다던 이명박... 국세청은 당당히 나서라

 

 12일 오후에 찾은 서울 서초동 소재 영포빌딩의 모습.

탈세는 국민의 분노와 상관없이 이 후보를 당선 유력 '후보'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 윤종훈 회계사는 "탈세는 법적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당헌당규를 살펴보면 기소가 되면 당원권이 정지가 돼 후보자격을 잃을 수 있다.

 

누군가 탈세를 했다면 국세청이 나서는 게 당연한 일. 실제로 가끔씩 터지는 전문직 고소득자나 연예인 탈세 사건 보도자료를 자랑스럽게 뿌리는 게 국세청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국세청 홈페이지 게시판이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누리꾼들의 글로 마비가 될 정도였지만 국세청은 묵묵부답이다.

 

어쩌면 부담스러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도 탈이다.

 

게다가 이명박 후보는 지난 7월 감세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고의적 탈세에 대한 가산세율을 현행 40%에서 100%로 높이겠다고 했다. 탈세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탈세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이 후보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니, 국세청은 세무조사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미 증거자료가 공개돼 있고, 이런 종류의 탈세는 흔히 있는 일이기에 청장의 구속으로 자존심이 퍽이나 상했을 그들에게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가 알아서 굴러들어온 셈이다.

 

'이명박 사장님'이 아들에게 월급 250만원을 준 이유는?

 

이번 탈세 의혹은 '탈세'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유령 직원 등재' 사건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며 한숨짓는 젊은이들을 다시 한번 좌절시킨다.

 

강기정 의원실을 통해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2007년 대명기업 직원 급여 및 건보료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의 아들인 이시형씨의 월급은 250만원이다. 2007년 3월부터 직책 없이 일했던 이씨의 급여는 1992년부터 관리직원으로 일한 엄 아무개씨의 월급 200여만원보다 50만원이 많다.

 

이시형씨와 '일반' 직원들은 일하는 곳도 다르다. 직원들이 일하는 곳은 어두컴컴한 지하 3층이었고, 직원들이 '이씨의 사무실'이라고 말한 공간은 빌딩 꼭대기인 5층에 있었다.

 

 12일 대명기업 직원들이 이시형씨의 사무실이라고 말한 5층 사무실은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또한 문에는 어떠한 팻말도 붙어있지 않았다. 사무실 옆 변호사 사무소 직원들은 "그쪽에 사람이 드나드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백번 양보해서 '사장님 아들'이라서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일은 제대로 했을까? 대명기업 직원인 A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 나와 하루에 한두 시간씩 결재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결재를 받을 게 있긴 하느냐"는 질문에 다른 직원 B씨는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거대한 취업의 벽에 힘겨워하는 아들 딸이 있을 대명기업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직원 C씨는 "나이 어린 사람한테 존댓말하기도 뭐해 호칭을 따로 부르지 않는다"며 여운을 남겼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이런 곳에서 일하는 것을 보이기 싫다"며 거부했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매우 친기업적인 그의 노동관을 인정하더라도, 하루 평균 한 시간도 일하지 않는 그의 아들에게 250만원 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젊은이들을 허탈하게 만들면서까지 아들에게 250만원을 주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그 이유로 '탈세'를 떠올리는 게 그의 노동관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지나친 억측은 아닐 게다.

 

어떻게 두 회사 출근했을까

 

올해 7월까지 국제금융센터에 다녔다는 이씨가 어떻게 두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12일 오후에 사무실을 찾았을 때 문은 닫혀있었다. 팻말 하나 붙어있지도 않았다. 뿐만 아니다. 인근 변호사 사무실 직원들은 대명기업 직원들이 '이씨의 사무실'이라고 말한 곳에 대해 "창고인지 뭔지 몰라도 사람 드나드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강기정 의원 역시 지난 9일 "대명기업에 전화했더니 이시형씨를 아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시형씨가 출근을 했는지는 대명기업 직원들의 증언 외에는 확인된 바가 없다. 대명기업 직원들의 얘기는 사실인지 확실치 않다. 누군가 입막음을 지시했다면 직원들의 발언은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것일 게다.

 

이시형씨의 출근 여부에 대한 진실은 두고볼 일이다. 그렇다고 탈세가 아닌 건 아니지만 말이다. 이미 지금까지 나온 의혹만으로도 수많은 젊은이들은 허탈하다.

 

 지난 8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마지막 대선예비후보 합동연설회가 끝난뒤 이명박 후보 지지 대학생들이 `취직 좀 시켜주면 안되겠니`플래카드를 내걸고 `이명박`을 연호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경제정책은 '고용없는 성장'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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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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