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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7일 오후 4시 30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가 범여권 통합작업의 가속화 요인이 되고 있다. 보수세력이 분열했음에도 이들이 이번 대선에서 1, 2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 3일 단일화 위한 TF 구성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3일 당내에 이인제 민주당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위한 비공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각 팀은 2·3명 정도로 구성됐으며 이강래 정 후보 선대위 상임본부장이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가 문 후보쪽과 각각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 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T/F팀의 설치 사실을 밝히면서 "문국현·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후보등록일인 오는 25일 이전에 통합을 이루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후보와 이 후보 측이 아직까지는 기대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급진전될 수도 있다. 범여권의 기반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창' 출마로 충청 입지 줄어 "우리가 단일 후보 안 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인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민주개혁세력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 주목된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개혁세력이 고사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앞으로 소속 당을 초월하여 후보단일화의 과업을 성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이회창씨의 출마로) 대선구도가 이명박·이회창씨를 묶는 수구부패세력 대 반부패세력간 1:1 구도로 정립됐다"면서 "민주개혁진영의 후보단일화가 더욱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속 당을 초월하여'라는 부분의 의미에 대해 "누구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민주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논의가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박상천 대표, 이인제 후보와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당의 이상열 의원은 나와 뜻이 같은데, 당내 흐름을 모아서 당 지도부와 토론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신당의 김효석 원내대표와는 구체적인 결정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이날 탈당을 선언한 신국환 의원도 "대통령 후보와 당의 행보를 보면 중도개혁세력과의 대통합에 대한 의지가 약할 뿐 아니라 중도세력 대통합을 위한 후보단일화도 민주당 중심으로 새롭게 구현되기란 불가능한 냉엄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탈당의 한 근거로 들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로 가뜩이나 대선에서의 입지가 더 좁아진 민주당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충청과 호남을 연결해 총선까지 연결시키려던 민주당의 전략이 충청출신인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그리고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와의 연대설까지 겹치면서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개혁세력은 분열돼있고 국민지지도 매우 약하다"며 "단일후보 외에는 한나라당을 이기는 길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와의 TV토론을 재차 제안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8일 국회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직접 나서 단일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다시 밝힐 예정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최 원내대표와는 다른 각도에서 단일화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말해,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가치에 합의없는 단일화? 의미 없다"

 

문국현 후보 쪽은 아직은 단일화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문 후보쪽의 핵심관계자는 "정책이나 가치, 비전에 대한 합의없는 단일화는 의미도 없는 것이고, 우리 지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단일화하라는 것은 정동영 후보로 정리하라는 것밖에 안된다"면서 "우리가 일정수준의 모습을 보며주면 우리에게 대세가 넘어올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부패' 연대는 단일화 고리보다는 분위기 조성용될 듯

 

비한나라당진영 연대의 고리가 되고 있는 '반부패전선'은 범여권 후보단일화보다는, 이쪽 진영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는 지난 5일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치세력을 대상으로 "반부패 미래사회를 위한 연석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 전 총재를 각각 부패경제세력, 부패정치세력으로 총괄해서 과거부패세력으로 규정해 대립각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정 후보쪽은 이 회의의 틀이 후보단일화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이 깔려 있지만, 현재로는 그 가능성은 미지수다. 오히려 대선판 기반다지기 성격이 짙다.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는 6일 기자회견에서 "삼성비자금 사건에 대한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정동영 후보, 권영길 후보와의 3자회동을 제안했다. 정 후보 제안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삼성비자금 논의는 OK, 단일화 논의는 NO"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도 7일 오전에 '삼성문제 해결을 위한 원포인트 회동'에는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 문제에 국한해서만 테이블에 앉겠다는 것이다.

 

권 후보의 박용진 대변인은 "단일화 논의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하라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각은 문 후보 쪽도 마찬가지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것으로 비치는 자리는 피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2002년 불법대선자금 문제와 연결돼 있는 신당도 부패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시각도 깔려있다.

 

세 후보 측은 이날 오전 예비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문 후보쪽에서 예비회동 사실을 언론에 노출하자 권 후보측이 이를 취소함으로써 회동이 무산되었다.

 

각 당 관계자들은 곧 예비접촉을 재개해, 이르면 이번 주 안에라도 세 후보의 회동을 끌어낸다는 생각이다.

 

"특검으로 검사들·삼성 관계자들이 줄줄히 조사받는다면..."

 

이들의 '반부패'연대는 직접적으로는 삼성비자금 특검으로 연결된다. 세 후보가 삼성 특감에 등의했고, 세 당의 의석수는 150석으로 국회과반수를 넘기 때문에 특검이 현실화할 수 있다.

 

삼성특검은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지만, 신당이 추진하는 부패 대 반부패 전선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는 매우 유리할 수 있다.

 

신당의 한 관계자는 "검사들과 삼성관계자들이 검찰조사를 받는 상황이 되면,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의 마지막 성역도 없어지게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인제 후보는 "비자금 문제는 검찰이 수사하면 될 사안"이라는 것이다. 또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캠프에서도 불법자금을 모았고, 열린우리당 시절 정 후보가 이 돈을 반납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반부패를 외치냐고 반박하고 있다.


태그:#권영길,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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