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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시민연대는 지난 12일 교육단체들과 함께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인 자율형 사립고 100개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에서는 대선연대의 제안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 24일 대선연대는 이 후보 측이 불참한 가운데, 여러 교육단체들과 함께 ‘이명박 후보의 교육 공약에 대한 평가와 교육·시민사회 진영의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자료집 보러 가기)

 

이명박 후보 교육공약 평가 토론회 대선연대가 교육단체들과 함께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을 평가하고 시민사회의 대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함께 개최했다. (사진 : 2007대선시민연대)


이 날 참가자들은 “사교육비를 줄이고 누구나 원하는 공부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게 하겠다”는 이 후보의 장담과는 달리 이 후보의 공약대로 하면,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입시경쟁에 휘말려서 사교육은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고교등급제와 본고사를 사실상 허용하고 있어 원하는 공부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게 하겠다는 말과 달리 학력 위주의 입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는 고시학원, 지금 얘기해야 할 건 대학 교육의 질"

 

참가자들은 지금 교육 개혁의 대상은 고등학교가 아니라 오히려 대학교라고 입을 모았다. 대선연대 전성환 본부장은 “해외 석학들로 구성된 서울대 자문위원회가 평가하기를 서울대의 수준은 미국 대학들의 중위권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서울대가 배출하는 박사의 수는 미국 하버드대의 1.6배인데, 서울대 학생들의 한 학기 학습량은 하버드대 학생들의 2주간 학습량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대신 대다수 서울대생들은 전공을 가리지 않고 고시에만 매달리고 있다. 서울대는 고시 학원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지금 얘기해야 할 것은 대학 교육의 질”이라고 지적했다.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의 이철호 정책위원은 “대학 개혁이 더욱 절실한데도 이명박 후보는 대학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고등학교 공약만을 내놓았다. 사실 대학 교육은 시장화가 진행될 되로 진행되고 있어서 그들로서는 만족스러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날 참가자들의 토론 내용 중 일부를 옮긴다.

 

김용일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교육정책연구소장 :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동안 진행되어온 10년간의 교육정책은 양극화와 서열화를 심화시키는 정책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 교육정책의 뿌리는 한나라당 집권 당시인 95년 발표된 5·31 교육개혁안이었다. 이 후보의 공약은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지난 10년간 시도되어온 학교 민영화와 공교육 시장화를 더욱 노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 정책은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마이스터 고교 또한 실제 교육 내용은 뚜렷하지 않은 반면, 기업에 설립권을 주는 등 민영화 도입 의도는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또 고교등급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해서 보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입학사정관제도도 오히려 경제적 배경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통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양성은 학교의 다양성이 아니라 학습의 다양성, 교육의 다양성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교실에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있어야 한다. 교실은 사회의 축소판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우수한 학생, 그렇지 못한 학생들끼리 따로따로 모아놓으면 일부는 특권의식만 기르게 되고 하위에 속한 일부는 열패감만 맛보면서 사회의 흉기로 돌아오게 된다. 그 때문에 서구에서도 근대 교육의 기본은 평준화였다."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되면 학생들의 입시부담 줄 것"

 

전성환 2007대선시민연대 삶의질정책운동본부장 : "두 가지 질문이 있었다. 하나는 우리 학생들의 5% 미만만이 특목고와 자사고, 그리고 명문대로 이어지는 코스를 밟고 있다. 그런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이며, 그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이 부분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제기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그 5%를 제외한 나머지 95%가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제기되지 않았던 것이다.

 

두 번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선택학점제나 선택전형제, 학점은행제 같은 제도를 고민했다. 하지만 재정적 측면에서 볼 때, 이들 제도를 실제로 도입할 수 있는 곳은 특목고나 자사고 정도밖에 없다는 딜레마가 생겼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학벌사회를 강화하는 결과만 가져오게 될 것이다.

 

대선연대는 학벌사회 철폐라는 큰 원칙에 입각해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지방 국․공립대가 경쟁력이 있었고 지역 인재 양성에 기여했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 중위권 대학만도 못하게 되었다. 국․공립대를 평준화해 내신과 입학자격고사만으로 통합 선발하면 중․고등학생들이 입시경쟁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와지는 효과가 있다. (물론 국·공립대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명문대가 아닌 지방 사립대들이 더욱 차별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학력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사립대를 평생 학습체계로 유인하자는 제안을 함께 내놓았다."

 

"자립형 사립고와 외고는 실패한 정책"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수석부회장 : "학부모들이 너무 힘들다. 우선은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해서 힘들다. 다음으로 아이가 기대만큼 성적이 나와서 괴로워하면, 그 이유가 내 아이에게 충분히 지원을 해주지 못해서 그런가 하는 자책감 때문에 힘들다. 우리 스스로가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경쟁을 요구하는 건 아닐까?

 

이 후보가 얘기하는 다양화는 소득 높고 강남 사는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 학생들을 뽑겠다는 얘기일 뿐이다. 지금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에 가는 이유가 뭔가? 명문대 가기 위한 발판일 뿐이다. 자사고 평가위원회에 학부모 대표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모든 자립형 사립고가 입시경쟁에 몰두하고, 자립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국가 지원 확대를 요구한다는 것이 평가 결과였다. 교육개발원 보고서에서도 외고와 자사고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 학교들 중 특별한 교육 이념이나 프로그램을 가진 곳이 어디 있나? 처음부터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뽑았을 뿐이다."

 

"신종 서열화의 기제인 영어에서 문제를 찾아야"

 

이철호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정책위원 : "여러 가지 정책이 얘기되었지만, 구체적인 싸움의 지점은 영어에서 시작해야 한다. 대부분의 후보가 영어교육 확대를 이야기한다. 지금 한국의 교육 담론은 영어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교육을 재편하는 가장 큰 축도 영어다. 영어가 신종 서열화의 기제가 되고 있다. 중학교에서 고교로, 고교에서 대학으로 가는데, 그리고 취업할 때도 영어에 의해 결정된다. 누구도 왜 영어로 판단해야 하는가에 대해 묻지 않는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학교 교육에서도 일정 정도 영어 교육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을 영어로 서열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런데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입시에서 영어를 폐지하는 것까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2007 대선시민연대 웹사이트(http://vote2007.or.kr)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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