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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대강당에서 열린 교육정책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대강당에서 열린 교육정책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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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채 2달도 남지 않았다.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50%를 넘고 있는 현재의 추세로 보면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이명박 대 이명박의 대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대선들과 비교해 볼 때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유독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서 관대한 것이 그것이다. 10월22일 국민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0.8%는 지지하는 후보가 도덕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계속 지지하겠다고 대답했는데, 특히 이명박 후보의 경우는 그 비율이 60%(정확히는 59.9%)로 올라간다.

"도덕이 밥 먹여주나?"는 볼멘 소리

응답률이 낮긴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전국민으로 다소 확대 해석해본다면 이명박 후보 지지자의 60%, 즉 전국민의 30%는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최고지도자의 도덕성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저 경제를 살려서 좀 더 잘 살게만 해주면 도덕성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도덕성이 밥 먹여주나?"라는 볼멘 소리가 되겠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덕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그것은 이명박이란 그리 도덕적이지는 않을 것 같은 대통령 후보가 등장해서 과반수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데서 적지 않은 부분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우리 사회가 그리 도덕성이 높은 사회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도덕성 위기는 우리나라의 모든 구성원을 대표하는 최고지도자와 관련되어 있다는 데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도덕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다. 사회의 구성원이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성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될 때, 과연 각 구성원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할 수 있을까? 도덕이 밥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돈만이 밥 먹여준다는 감정적 비논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힘없는 국민들에게 밥 먹여 주는 것은 바로 도덕이다. 도덕성이 사회를 지배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로 비도덕적인 인간들이 출세하고 부자가 되는 세상이 되는 길이다. 도덕적 규범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힘없는 서민들이다. 비도덕적인 사회는 가진 자로서의 사회적 의무를 면제받기 갈망하는 탐욕스런 부자들의 천국과 별로 다르지 않다.

대기업과 부자들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재산을 불리면서 탈세하고,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소송 걸고, 의사가 가난한 사람 진료하지 않고, 조폭들이 시민들의 돈을 거리낌없이 뜯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또한 돈 많은 사람의 자식만이 좋은 교육받고 좋은 대학가서 기득권을 물려받는 사회가 된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비정한 비도덕 사회에서 과연 서민들에게 돌아오는 '밥'은 있을 것인가?

비정한 비도덕 사회에서 서민들에게 돌아오는 '밥'은 없다.

 25일 여의도 금감위원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서혜석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5일 여의도 금감위원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서혜석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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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걱정되는 것이 자라나는 어린 자녀들이다. 아무리 일상이 힘들더라도 어른들이 "도덕성이 밥 먹여주나?"라는 말을 할 때, 어떻게 그들의 자녀들이 착한 어린이, 정직한 사람이 되리라고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물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물론 먹고사는 문제, 즉 돈이 정말 중요한 것 맞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중요하더라도 자기 자식이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을 도덕성을 제쳐두고 그 자질을 평가하고 지지한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포기하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일종의 정신적, 도덕적 패닉현상을 겪고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릴 경제대통령,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 미래의 도덕성 혼란을 가져올 사람이라면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 논란에 가장 많이 직면해 있다. 이명박 후보 때문에 주민등록 위장 전입과 사회보험료 체납이 공직자의 도덕성 기준에서 빠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단 이명박 후보뿐만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혹한 도덕성 검증이 필요하다. 단순히 "그렇게 살지 않았다"는 항변은 대답이 될 수 없다.

도덕성이 없더라도 경제만 좋아지면 된다는 실현 불가능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흡사 포악한 군주에게 베풂의 자비를 기대하는 것과 같으며, 뼈빠지게 일한 노동자들이 악덕기업주에게 월급인상을 기대하는 것과 같으며, 소작농들이 욕심 많은 지주에게 소작료 인하를 희망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돈이 최고라지만 정신은 좀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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