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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0월 9일 낮 청와대 오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0월 9일 낮 청와대 오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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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가 9일 김대중-이희호 전 대통령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비서실장과 백종천 안보실장 그리고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동석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설명을 겸한 이날 전-현직 대통령의 오찬 회동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초청을 받은 점이다.

박 전 실장은 이른바 '현대비자금 150억원 수수' 의혹 사건으로 1년여의 옥고와 3년여의 법정 투쟁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으나 지난해 8·15 광복절 특사 때 사면만 되고 복권은 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미복권자’를 공식 접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이날 오찬에 박 전 실장을 초청한 것은 사실상 '정치적 복권'의 메시지로 읽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 통하는 박 전 실장은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만나 "어떤 일이 있어도 경선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전해 이번에 파행을 겪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주자들이 경선에 복귀하는 데도 직접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소감 묻자 "막상 가서 보니 담담하다... 소이부답(笑以不答)"

박 전 실장으로서는 "2003년 2월 25일 아침에 청와대를 나와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7대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뵙고 4년 8개월만에 처음 뵙는 자리"였다. 대통령 공보수석에서부터 비서실장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정부 5년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을 누구보다도 지근거리에서 모신 박 전 실장이지만 5년만에 처음 찾은 청와대였다.

청와대를 5년 만에 처음 가본 소감을 묻자, 박 전 실장은 "막상 가서 보니 담담하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는 오찬 회동의 구체적 대화 내용을 묻자 "전체적으로 매우 분위기 좋았고 오찬 대화 내용은 청와대 쪽에서 공개하기로 했다"고만 했다. 또 "노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으로 고생했다고 위로하지 않더냐"고 묻자 "소이부답(笑以不答)이다"라며 피해갔다.

그는 노 대통령이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2차 정상회담'이라고 했는지 아니면 '2007 정상회담'이라고 했는지를 묻자 역시 "기억에 없다"면서 "김 대통령(DJ)께서는 기대 이상으로 성과가 컸다며 회담이 잘 되었다고 말씀하셨다"고만 했다. 그는 "노 대통령도 본관 밖으로까지 나와서 김 대통령을 깍듯이 영접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 내외는 이날 문재인 실장, 백종천 실장 등과 함께 본관 안쪽 현관에서 김 전 대통령 일행을 기다리다가 "뭐, 외국 정상 오시는 것도 아닌데 그냥 저 앞에 나가서 기다리면 되죠?"라며 본관 밖으로 나가서 김 전 대통령이 타고온 승용차 앞에서 김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현재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대외 직함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비서실장'이다. '현대비자금 150억원 수수' 의혹 사건으로 1년여의 옥고와 3년여의 법정 투쟁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박 전 비서실장이 김대중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부터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은 지난 3월 16일이었다.

   2002년 12월 20일 당시 박지원 비서실장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 축하화분을 전달하고 있다.
 2002년 12월 20일 당시 박지원 비서실장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 축하화분을 전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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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노 대통령 말씀 잘 듣고, 잘 먹고 왔다"

김 전 대통령은 1년 전인 2006년 4월 개최된 김대중평화센터 정기 이사회에서 이미 박 전 실장을 이사장 비서실장에 임명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박 전 실장의 사면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공식 임명을 보류한 바 있다. 그러다가 박 전 실장은 지난해 8·15 특사로 사면은 되었으나 복권은 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초기에 대북송금 특검으로 옥고를 치른 상징적인 존재인 박 실장이 정권이 끝나가는 데도 '복권'이 안 된 것에 대해서 불편한 심경을 토로해왔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이 박 전 실장을 전-현직 대통령 오찬에 초청한 것은 사실상 ‘정치적 복권’의 메시지와 함께 위로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전 실장은 "국내 정치에 대한 대화는 일절 없었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에 대한 좋은 말씀을 잘 듣고, 잘 먹고 왔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문재인 실장은 박 실장에게 전화를 해서 "노 대통령께서 김 전 대통령 내외분과 오찬을 함께 하며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싶어한다"면서 "박 실장이 오시면 저도 배석하겠다"고 초청의 뜻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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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is free, but facts are sacred! 팩트의 위대한 힘을 믿는다. 오마이뉴스 정치데스크를 세 번 맡았고, 전국부 총괄데스크, 뉴스게릴라본부장(편집국장), 편집주간(부사장)을 거쳐 현재는 국정원과 정보기관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