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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9일(토요일) 오전 서울의 한 어린이대공원에 놀러 갔다. 즐거운 마음으로 나선 길, 아들 새롬이에게 이 동물 저 동물 보여주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마침 싸간 김밥이 있어 컵라면 국물과 함께 먹으면 되겠다 싶어 그 공원의 한 야외 매점으로 들어갔다.


평상시에 즐겨 먹는 새우탕 사발면을 집어들었다. 희망소비가 가격 900원이라 명시되어 있다. 원래 이런 곳은 비싸니 천 몇백 원하겠지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얼마에요?"
"2000원요."


"헉, 왜 이렇게 비싸요?"
"몰라요."


2000원을 내고 새우탕 사발면에 물을 부어서 나오면서 자꾸만 머리가 갸우뚱하게 되었다. 무슨 새우탕 가격이 2000원이나 한담? 뜨거운 물값 100원 받고, 원래 그런 곳이니까 2, 3백원 더 불러 한 1300원 정도 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이곳이 설악산, 지리산, 제주 성산일출봉 산꼭대기라 음료수 짊어지고 올라와 판매하는 곳도 아니고 지하철, 버스 등 교통 좋고 평지인 이 대공원 안에서의 가격이 왜 이리 터무니없이 비싸단 말인가?


독자 여러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희망소비자 가격 900원인 새우탕 사발면을 2000원 받고 판다는 게 이해가 되나요? 매점에서 그저 폭리를 취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나요?


그래, 점심을 먹고 매점안 물건을 판매하는 아주머니들과 '이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그분들은 비교적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비싸게 팔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한마디로 취재에 들어갔다.


매점, 그 아주머니들 말씀에 따르면 이 대공원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매점은 입찰을 통해 민간위탁사업자를 선정하고 그 사업자가 운영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매점 자릿세가 그렇게 비싸단다. 아주머니들 말로는 수천만 원이란다.


이 아주머니들은 그냥 월급받고 물건 판매하는 대공원 직원일 뿐이고 가격은 위탁사업자가 정하는데 그 비싼 자릿세 때문에 어쩔 수 없단다. 자릿세 내랴, 직원 월급 주랴 하다 보니 900원짜리 새우탕을 2000원에 팔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비싼 가격에 손님들의 문제제기와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아주머니들은 털어놨다. 자신들은 직원으로서 물건 판매하는 것밖에 없는데, 괜히 매점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아주머니들만 욕만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두 아주머니는 지적했다.


서울시가 문제 있다는 아주머니들의 지적에 나는 동의했다. 이건 잘못되어도 뭔가 한참 잘못돼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민간에게 매점 위탁사업 맡기면서 자릿세를 그리 비싸게 받는 이유는 무얼까?


알고 보면 '매점 폭리'가 아닌 '자릿세' 때문에 그렇게 전 품목을 비싸게 받아야 하는 구조적인 병폐를 안고 있었다.


결국 서울시에 바쳐야 하는 자릿세를 대공원 찾은 시민들의 호주머니 털어 채우겠다는 생각 아닌가?


여하튼, 900원짜리 새우탕 컵라면 2000원. 이건 너무 하지 않은가? 이렇게 비싸게 팔게끔 만든 서울시, 책임이 전혀 없는가?


비단 이 대공원뿐이겠는가? 어느 유원지를 가더라도 시가보다 훨씬 높게, 심지어는 배 이상을 주고 사야하는 실정, 위 대공원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언제까지나 시민은 봉이어야 하는가??


공원, 유원지 등 행락지 매점에서의 비싼 물건,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daum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컵라면, #위탁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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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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