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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추석귀성행렬이 절정을 이루었을 지난 22일과 23일에 시드니에서는 때 이른 추석잔치가 벌어졌다. 한국처럼 추석이 공휴일이 아닌 탓에 주말을 이용하여 한바탕 축제를 벌인 것.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시드니의 2대 관광명소로 꼽히는 달링하버에서 열린 '2007 한가위축제'는 추석문화가 없는 호주사람들에게 흥미롭고도 신나는 구경거리였다. 흥겨운 한국전통음악과 풍성한 잔치음식, 한국의 추석풍습을 알리는 각종 이벤트 등이 그들의 눈길을 끌어 모았다.

 

특히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호평을 받은 '난타' 팀의 시드니 초청공연은 추석축제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켰고 한복차려입기, 한국도자기 제작 시연, 여성풍물패 '디딤소리' 공연, B-boy, 태권도 시범 등도 큰 인기를 모았다. 잔치마당에 차려진 한국음식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시드니를 뜨겁게 달군 '난타'

 

9월 21일자 <시드니모닝헤럴드>는 'Good Living' 지면에 '한국의 추석축제(Korea Chuseok Festival)'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2007 한가위축제'를 중심으로 한국풍습과 전통음식 등을 함께 소개했다.

 

이 신문은 행사주최자의 한 사람인 제니퍼 도허티씨의 말을 인용해서 "추석은 한국최고의 명절이다, 풍성한 수확을 주신 조상께 감사하는 서양의 추수감사절 같은 날이어서 특히 먹을 것이 많은데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와 잡채 등의 음식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허티씨는 "한복은 아주 우아한 A라인을 연출해주는 풍성한 특성이 있다, 그날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배가 부르도록 한국음식을 먹어도 한복의 넉넉한 옷자락이 그걸 살짝 감춰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어서 "브로드웨이에서도 크게 성공한 무언 코미디(silent comedy) '난타'가 타악기로 사용되는 주방기기로 배추조각 등이 날아다니는 장관을 연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축제현장에서 직접 관람한 '난타'는 신문에 보도된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요리사 옷을 차려입은 4명의 배우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음식을 장만하는 주방풍경은 아주 이색적인 무대이면서 흥이 절로 나는 타악기(칼, 도마 등의 주방기기)를 이용한 신명나는 퍼포먼스였다.

 

시드니의 추석이 더 즐거운 '난타' 팀

 

추석명절에 시드니공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을 만나서 공연소감을 물어보았다. 그들은 하루에 3회씩 공연을 했는데, 1회 공연을 마친 후에 바닷가에서 김밥 등으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다음은 '난타' 배우들과 나눈 일문일답.

 

- 공연이 30분 정도여서 아쉬웠다. 오리지널 공연도 30분인가?
"아니다. 이번 공연이 한국의 추석을 알리는 종합행사의 일부여서 1시간 30분짜리 '난타'를 30분으로 줄였다. 이벤트용 하이라이트인 셈인데 관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서 아쉬움은 없다."

 

-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더 뜨거웠다는 말인가?
"그렇다. 특히 호주방문 전에는 한국인들만 모이는 추석행사라고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호주관객들이 아주 많아서 한층 더 흐뭇했다. 한인동포들이 맘껏 즐기는 모습도 보기 좋지만 한국의 무언 코미디를 호주에 소개한다는 의미도 그것 못지않게 컸다."

 

- 아까 무대 위에서 음식을 요리하던데 그건 다 어디에다 두고 김밥을 먹는가?
"그 샐러드는 무대가 다 먹어치웠다. (웃음) 그동안 수없이 난타의 무대에 올랐지만 오늘처럼 바닷가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건 처음이다. 달링하버 공원의 풍경도 아름답고 날씨까지 좋아서 더없이 만족스럽다. 배우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 추석인데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겠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이채로운 시드니의 추석을 경험하고, 공연을 통해서 한국공연문화를 호주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고향을 찾는 것만큼이나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추석날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그때 부모님을 찾아뵙겠다."

 

한복 입은 시드니는 눈부셨다

 

'2007 한가위축제'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모은 이벤트가 한복차려입고 사진 찍기였다. 줄을 길게 늘어선 호주사람들은 한인동포 한국홍보 자원봉사단체인 '대한민국 참 알리미'의 도움을 받아 화사한 한복을 차려입은 다음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특히 시드니 노스 지역에서 왔다는 엘리사 어린이(4살)는 한국 어린이 못지않은 한복 옷맵시를 자랑했다. 치마저고리에 족두리까지 쓰고 가마에 앉아있는 엘리사는 뜻밖의 체험으로 금방 한국과 친해진 모습이었다.

 

엘리사의 엄마는 "우연히 달링하버에 왔다가 참여하게 됐는데 엘리사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귀한 추억이 될 것이다, 한국에 추석이라는 명절이 있다는 것도 흥미롭고 조금 맵지만 한국음식도 판타스틱"하다면서 시종 싱글벙글 웃었다.

 

한복차려입기 코너 옆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다가가보니 한국도자기 제작 시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20년 넘게 호주에서 분청사기 제작에 전념하고 있는 김석원 교수(시드니아트 칼리지)가 옷에 흙을 잔뜩 묻힌 상태로 여러 가지 형태의 도자기를 뽑아냈다.

 

김 교수가 발로 물레를 돌리면서 작업에 몰두한 결과물로 도자기가 탄생될 때마다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도자기하면 주로 중국과 일본을 연상하는 호주사람들에게 한국도자기의 특성과 제작과정을 보여준 뜻 깊은 자리였다.

 

그 외에 한인동포 주부들로 구성된 여성풍물패 '디딤소리'의 신명나는 공연과 한국에서 온 B-boy팀의 박진감 넘치는 공연도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디딤소리'의 공연은 한국타악기의 묘미를 한껏 보여준 추석잔치마당의 백미였다.

 

 

 

 

내년에도 계속되기를 희망

 

23일 행사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 '2007 한가위축제'를 준비한 승원홍 시드니한인회 회장과 안덕수 한국관광공사 시드니지사장을 만났다. 다음은 두 사람과 나눈 일문일답.

 

- 우선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축하한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는?
(승원홍 회장) "많은 어려움 속에 준비된 행사여서 조바심이 컸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호주주류사회에 한국의 추석명절을 알린 것도 보람이 크지만 시드니 최고의 명소에서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하게 되어 더없이 기쁘다."
(안덕수 지사장) "시드니 지사장 부임 3주 만에 이렇게 큰 행사를 치르다보니 힘에 겨웠다. 그러나 한인동포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특히 한인동포들로 구성된 한국홍보 자원봉사단 '대한민국 참 알리미' 80여명이 큰 역할을 했다."

 

- 주류사회에 추석을 소개하는 것도 그렇지만 한인동포들이 추석을 함께 즐긴 것도 의미가 큰데.
(승원홍 회장) "그렇다. 지금 시드니에는 5만명을 헤아리는 동포와 2~3만명으로 추산되는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메이커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최고의 명절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하는 처지에서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가족이 된 느낌이다."

 

- '시드니 추석축제'가 올해의 행사로 그치는 것인가?
(안덕수 지사장) "일단 첫 행사에서 성공했으니,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서 더욱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
(승원홍 회장) "다음 주에 한인동포들의 가장 큰 행사인 '한국의 날'이 대규모로 펼쳐질 예정이다. 시기적으로 겹치는 감이 있지만 추석축제는 '한국 주간'이라는 명칭으로 시드니 중심지역에서 호주 주류사회를 타깃으로 삼아 계속 진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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