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23일(한국시간)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초 터진 제이슨 베리텍과 훌리오 루고의 홈런으로 8-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보스턴은 5-3으로 앞서고 있던 7회, 선발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구원투수 하비 로페스가 템파베이의 카를로스 페냐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의 위기에 몰렸으나 9회 상대 마무리투수 알 레이예스에게 3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이며 극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보스턴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지구 2위 뉴욕 양키스가 이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난타전 끝에 12대 11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만일 보스턴이 패배했다면 두 팀간의 승차가 1.5게임으로 다시 좁혀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베리텍과 루고가 보스턴을 구한 홈런을 때려낸 것.

 

그러나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보스턴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쉽게 가져갈 수 있었던 지구 최하위 템파베이와의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과 선발 투수로 나온 마쓰자카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

 

 후반기 심각한 부진을 겪고있는 마쓰자카

후반기 심각한 부진을 겪고있는 마쓰자카 ⓒ 보스턴 레드삭스

 

후반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쓰자카

 

이날 선발로 나온 마쓰자카는 6.2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승패없이 물러났다. 비록 자책점 가운데 2점은 7회 2사에 구원투수 로페스가 홈런을 허용하면서 늘어난 것이라 억울한 면이 있지만 2사까지 잡아놓은 상태에서 연속으로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한 것은 분명 아쉬운 점이었다.

 

이날 경기로 마쓰자카는 시즌 14승 12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으며 196.2이닝을 투구하며 삼진은 193개를 잡아냈다.

 

마쓰자카는 전반기 18경기에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으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나선 13경기에서 4승 6패 평균자책점 5.49를 기록할 정도로 후반기에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쓰자카의 9월 세 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1.20이다.

 

특히 전반기 18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허용했던 마쓰자카는 후반기 13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허용할 정도로 장타허용률이 상승하고 있다. 마쓰자카의 피안타율은 전반기 .242에서 후반기 .257로 소폭 상승했지만 피장타율은 .383에서 .448로 급격하게 상승한 것.

 

후반기 나빠진 것은 장타허용률만이 아니다. 마쓰자카는 전반기 9이닝당 볼넷 허용율이 2.86이었지만 후반기에는 4.73으로 높아졌다. 마쓰자카의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진 것은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이 마쓰자카의 공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문제는 마쓰자카의 구위가 타자들을 압도할 정도로 위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에 있다. 여기에 심리적인 중압감도 마쓰자카의 부진에 한몫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신인투수가 14승을 거두었다면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겠지만 마쓰자카는 오히려 비난을 받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1억달러 투수' 마쓰자카에게 요구하는 것은 지금의 모습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디비전시리즈 2선발 마쓰자카, 부활할까

 

23일 승리로 양키스와의 지구 선두 싸움과는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보스턴은 지난 18일 일찌감치 마쓰자카를 10월 6일 디비전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후반기 끝모를 부진에 빠져있는 마쓰자카는 테리 프랑코나 감독에게 심각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10승대에 4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 결코 평범한 성적은 아니다. 비록 일본 프로야구를 지배했던 구위가 메이저리그에서는 먹혀들지 않고 있지만 마쓰자카의 경기 운영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쓰자카가 가을을 넘을 수 있는 무기도 이것이다.

 

디비전시리즈 2선발로 내정된 마쓰자카가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낼 수 있을 지, 'Dice-K' 신드롬의 주인공 마쓰자카의 가을을 주목해보자.

2007.09.23 13:57 ⓒ 2007 OhmyNews
마쓰자카 다이스케 메이저리그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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