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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악인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돼 왔던 용진각 대피소. 튼튼한 돌로 지어져 지금까지 어떤 자연재해에도 버터왔던 용진각대피소가 태풍 '나리';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산악인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돼 왔던 용진각 대피소. 튼튼한 돌로 지어져 지금까지 어떤 자연재해에도 버터왔던 용진각대피소가 태풍 '나리';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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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년간 제자리를 지켜왔던 용진각 대피소가 흔적도 없어 사라진 모습.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깜쪽같이 사라졌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33년간 제자리를 지켜왔던 용진각 대피소가 흔적도 없어 사라진 모습.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깜쪽같이 사라졌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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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김진웅 기자] 30년이 넘게 한라산을 찾는 등반객들의 안식처로 쓰였던 용진각 대피소가 태풍 '나리'의 물폭탄을 맞아 흔적없이 사라졌다. 한라산에서 깊고 험준하기로 정평이 난 동탐라계곡의 상류에 있는 용진각대피소는 그 동안 숱한 태풍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에 상륙한 것은 9월 16일 오전. 소형으로 알려졌던 태풍의 기세는 의외로 거셌다. 강우량의 계기판이 시시각각으로 올라갔고, 바람도 순간 최대 풍속이 지난 1959년 제주를 휩쓸었던 태풍 '사라'에 버금갔다.

하지만 이날 제주섬은 말 그대로 물 폭탄이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장대비에 온 섬이 물바다로 변했고, 초당 최대풍속 52m의 강풍으로 수백 년을 견뎌온 고목이 뿌리 채 뽑혔다.

한라산 해발 1,500고지에서 33년간 산악인들의 베이스캠프이자 보금자리였던 용진각대피소도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진 것이다.

한라산에서 잔뼈가 굵은 제주적십자산악안전대 전(前) 대장 강경호씨(45세)는 "수많은 폭설과 급류에도 우리 산악인들에게는 안식처 역할을 하던 곳이었는데, 급류로 흔적없이 사라졌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대피소가 급류에 휩쓸렸다는 소식에 허탈해했다.

용진각 대피소 서측으로 백록담 북벽에서 흘러온 계곡과 장구목에서 이어지는 지류가 만나는 합수머리에 있었지만, 비교적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수많은 급류에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북벽에서 흘러내린 바위와 뿌리 채 뽑힌 나무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용진각대피소는 맥없이 무너져버렸다. 바닥은 단단한 콘크리트로 되었지만 벽채가 자연 암석을 쌓아서 만들어진 탓인지 순식간에 몰아친 물벼락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태풍이 지난 바로 다음 날, 한라산국립공원 직원들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길을 잘못 찾아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남아 있는 것은 대피소 앞마당 역할을 했던 데크시설과 100여 미터 아래에 떠밀려가 콘크리트 지붕 뿐이었다.

지난 1974년에 지어진 용진각대피소는 윗세오름과 진달래밭대피소와 더불어 한라산을 찾는 등산객은 물론 제주의 산악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보금자리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특히 겨울철을 맞아 적설기산악훈련을 하던 전국의 내로라 하는 산악인들에게도 용진각대피소는 장구목일대의 설상훈련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오던 곳이었다.

대피소 뒤편에서 휘어져 내리던 계곡도 이미 일직선으로 넓어져 있었다. 급류가 하루아침에 용진각 일대의 지형마저 바꿔버린 셈이었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용진각에서 왕관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중 100여 미터에 이르는 곳도 널따란 계곡을 형성하고 있었다. 등산로 양쪽으로 가드레일 역할을 했던 밧줄만이 예전의 이곳이 등산로였음을 알려줄 뿐이었다.

또한 관음사등산로의 중간 지점에 있는 탐라계곡에도 급경사구간에 설치된 계단이 모두 급류에 휩쓸렸다. 수직에 가까운 곳이라 계단이 없이는 등산이 불가능한 구간이다. 한편 태풍 피해를 확인한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우선 탐라계곡 입구까지만 등산을 허용하고 탐라계곡에서 정상 구간은 복구가 완료될 때가지 등산객의 출입을 통제할 계획이다.

 탐라계곡의 지형 자체가 바뀌어 버렸다. ⓒ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탐라계곡의 지형 자체가 바뀌어 버렸다. ⓒ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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