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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전국공무원 노동조합(이하 전공노) 행보에 그 어느 때 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총선 때 전공노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선언했다. 그 결과, 다수의 조합원이 해직되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18일 오전 11시 30분, 손영태(42세) 위원장을 만나 신임 위원장으로서의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손 위원장을 만난 곳은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 7층 전공노 사무실이고 인터뷰가 이루어진 곳은 부근에 있는 삼계탕 집이다. 손 위원장과 삼계탕을 사이에 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손 위원장은 지난 9월 13일 제4대 위원장에 당선되었다. 지난 8월 21일 “진정한 공무원 노조의 결속과 결합, 복지를 위해 이 한 몸을 던지겠다” 며 출사표를 던진 후23일만의 일이었다.  
 
 기호 1번인 손영태 후보는 재적조합원 4만486명의 선거인단 중 2만9912명이 투표에 참가해 50.6%인 1만5134명으로부터 찬성 지지를 획득하여 1만4330표를 얻은 기호 2번의 이동진 후보를 804표의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

 

손 위원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1992년 안양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안양시직장협의회 총무부장을 시작으로 노조에 투신했으며 같은 해 안양시 동안구보건소 비정규직 부당해고 사태와 관련 한차례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2004년 4월 23일 안양시공무원노조 출범과 함께 초대 지부장으로 선출됐다.  재임하는 동안 공무원복무조례, 언론개혁과 기자실 폐지, 성과상여금 균등 분배 등 공무원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 해 왔다. 

 

지역 시민단체들과도 적극적으로 결합해 왔다. 안양시에서 벌어진 갖가지 사안에 공무원 노조의 이름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 당선된 신중대 안양 시장을 관권선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은 전국 공직 사회에 큰 파장을 던졌다. 현직 단체장을 고발 한 일은 공무원 노조 출범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 시장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손 위원장 가족은 아내와 초등학교 3학년 딸이다.  다음은 손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 가족들이 당선 기뻐하는가? 집에 들어가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아졌는데?

“사실 아내가 노조 간부 그만 했으면 했다. 위원장 출마 하면서 설득이 필요했다. 소신을 가지고 하는 일이니 믿어 달라고 설득했다. 지금은 장모님도 지지한다. 딸은 아빠가 하는 일을 자랑스러워한다. 때로는 이것이 큰 힘이 되기도 한다.”

 

- 안양 활동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서 안양에 있는 지인들, 특히 그동안 함께 연대해 왔던 시민단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음은 항상 안양에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안양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도 덧붙인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세상에 변화가 있다는 것 받아들이고 변화에 적응하는 단체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사안에 매달리는 것은 되도록 배제하고 노동, 환경 복지 등 다양한 사안에 유연하게 대처하길 바란다.”

 

- 안양은 현재 학교 급식비 지원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식으로 해결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시민들이 조례를 제정했고 시민들이 예산 편성 하라고 요구하는데 신 시장이 거부하는 것으로 안다. 신 시장은 자기 자식이 급식 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문제는 거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예술 공원 사업 등을 비롯해서 예산 남용 사례 많았다. 진정한 복지를 위한 예산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2008년 급식지원 예산 편성하는데 시의원도 나서고 공무원 노조도 나서야한다.”

 

- 지난 2004년 총선 때처럼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선언할 것인가?

“민주노총의 행보에 발을 맞출 것이다. 전공노도 민주노총 산하 조직이기에 당연히 발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안정된 복지 정책 원하기 때문에 복지에 강한 민주 노동당이 집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민주노총 행보에 발맞추다 보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요구하며 여러 정치 집단으로부터 압력이 거세게 들어 올 텐데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

“직무와 관련된 것 외에는 중립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헌법에 보장된 의사 표현의 자유 침해하는 행위다.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100% 보장 받아야 한다. 압력이 들어오면 거세게 저항 하겠다.”

 

-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전공노 중점 현안은 무엇인가?

“10월까지 법내 노조 신고 하는 것이 급한 일이다. 그 이후에는 해고자 복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해고자는 150명 정도다. 해고자 스스로 움직여서 복직할 수 있게 하겠다.”

 

- 법내, 법외 문제로 갈등이 있었는데 그 문제는 해결되었는가?

“해결되었다. 신임 지도부가 결성되었기에 통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실상 정파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정파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쉽게 통합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해야 하지 않겠나?”

 

- 손 위원장도 정파가 있는가?

“ 난 없다. 앞으로도 정파성 띄지 않겠다. 일 잘해서 조합원과 사회개혁에 도움 주는 쪽을 지지 하겠다. 평가의 기준은 정파로 인한 집단 논리가 아니라 사업의 옳고 그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안양 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시장 직을 잃을 수도 있다. 안양에서 만약 보궐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아직 판결 전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얘기 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 내가 발언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대법원 판결 후에 입장 표명하겠다.”

 

- 당선 소감에 공직 사회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언급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었인가?

“관료주의를 청산하고 노동자 의식 가지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서민들과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에 정확히 개입해서 행동해야 한다.”

 

- 그간 깎여온 공무원 위상을 정립한다는 것도 당선 소감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시민들이공무원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공무원 위상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동안 시민들과 함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솔선수범해서 자기 자신을 낮추고 친절하게 시민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회복 할 수 있다.능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 조합원들이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무원들이 지금보다 더 노동자 의식을 갖는다면 사회 많은 부분에 개혁이 있을 것이다. 그 개혁은 시민들에게는 고스란히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공무원 노조와 시민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고민해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공무원 노조에 많은 지지를 보내 달라. 투명한 세상 만드는데 공무원 노조가 앞장서겠다.”


태그:#전공노, #손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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