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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대선예비후보 기자간담회가 5일 오전 여의도 세실빌딩내 선거 캠프에서 열렸다.

문국현 후보의 출마선언에 이어 <오마이뉴스>의 대대적인 보도와 네티즌들의 호응이 있은 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문국현 현상’에 대한 의견을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이 메일을 통해 두가지 의견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된다. 첫째, ‘현상’이 될 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큰 물에 들어가지 않고 독자행보를 통해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둘째, <오마이뉴스>가 특정 후보에 대해 ‘선호’ 수준을 넘어 ‘올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것은 나의 의견이었고, 문 후보는 <오마이뉴스>의 메인을 계속 장식하는 인물이 되었다. 네티즌들의 호응도 열렬해서 자칭 ‘문빠’들이 탄생하였다. ‘문풍’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래도 정치에 관심이 있고 ‘개혁’을 말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문국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질문의 핵심은 이렇게 요약된다. ‘문국현’은 과연 2007년 대선의 메시아인가. 적어도 한 쪽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가슴이 떨린다”, “감동이다”, “눈물이 난다”....... 네티즌들이 <오마이뉴스>에 올린 댓글들에는 이런 표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번 대선에 희망을 잃고 있던 상당수 사람들에게는, 그가 새로운 메시아로 떠오르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오프라인의 세상을 바라보면 ‘문국현 바람’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님을 또한 발견하게 된다. 문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그의 지지율은 대체로 1-2%대를 기록하고 있다.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출마선언 이전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상승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를 갖고 ‘바람’의 조짐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번 대선에서 ‘문국현 바람’이 불 것이냐, 아니냐를 점치는 것은 사실 무척 어려운 일이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은 것이기에, 그것은 정치분석가에게도 쉽지않은 일이다. 우리가 지금 굳이 ‘쪽집게 예언가’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면, 그보다 중요한 문제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문국현 바람’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의 출마가 우리 대선과 정당정치에 유의미한 과정으로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해결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이런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바람이냐 아니냐는 그 뒤에 따져도 늦지 않다.

 

'노풍'과의 비교 -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문국현 바람’이 대선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정도의 강풍이 되려면 소수 지지자들의 ‘감동’ 만 가지고는 안된다. 그들이 자신의 감동을 가지고 다수를 ‘설득’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보았을 때, 아직은 문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문국현 바람’이 불 것이라는 지지자들의 기대는 2002년 ‘노풍’의 경험에서 비롯된 바 크다. 실제로 현재의 대선환경은 두가지 점에서 노풍이 불었던 환경과 유사하다.

 

첫째, 한나라당 대세론이 위력을 떨치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에도 노풍이 불기 전까지는 ‘이회창 대세론’이 대선정국을 압도했다. 한나라당의 집권에 반대하는 세력은 대선에 큰 희망을 걸지 못하고 있었고, 승산이 없는 후보가 아닌 다른 대안을 내심 갈구하고 있었다.

 

이 상황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독주하고 있고, 현재의 인물들로는 범여권의 승산이 희박한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둘째, 새로운 시대정신과 정치패러다임의 등장에 대한 요구이다. 2002년 당시의 부패하고 낡은 정치구조는 21세기의 가치에 부합되지 못하는 낡은 패러다임이었다. 새로운 시대정신도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고, 사회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에 대한 요구가 강했던 것이다. 이는 노풍이 불 수 있었던 정치사회적 기반이 되었다.

 

지금도 2007년 대선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는 강하다. 그 패러다임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각자가 서있는 입장에 따라 달리 규정하고 있지만, 대체로 세계화 시대 속에서 국민의 인간다운 삶의 질을 책임질 비전의 제시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5년전의 대선환경과 올해의 대선환경이 갖는 이러한 공통점은, 일단 ‘문국현 바람’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문 후보는 범여권의 다른 주자들과는 달리 지지율의 상한치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가능성이다.

 

그러나 2002년의 노무현 후보와는 두가지 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우선 노 후보는 오랜 기간동안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검증을 받아온 정치인이었다. ‘노풍’의 역사는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5공 청문회부터 시작하여 지역주의의 벽에 거듭해서 도전했던 정치역정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노 후보는 당시 민주당이라는 커다란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었다. 그가 일약 국민적 시선을 집중시키는 인물이 되었던 것도, 큰 정당 속에서 치러지는 국민경선을 통해서였다.

 

바로 이 두 가지 점은 문국현 후보가 갖기 어려운 부분이 되어버렸다. 기왕에 대선출마를 할 것이었다면, 더 일찍 뛰어들어 정치적 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검증을 받았어야 했다. 이 과정이 생략되었기에, 문 후보에게는 정치적 능력과 리더십을 국민에게 입증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데 있다.

 

문국현 바람과 정당정치의 딜레마

 

문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대선에 나가겠다는 사람이라면 국민의 시선을 받는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워낙 대통합민주신당의 인기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오히려 발을 딛지 않은 것이 나았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치적 손익계산을 넘어, 문 후보의 독자행보가 정당정치와 충돌하는 지점들은 분명히 발견된다.

 

문 후보는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은 그를 제대로 검증할 시간 자체가 없게 된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에 대한 검증은 출마선언문이나 몇 개의 인터뷰를 가지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충분한 기간을 갖고 그 사람의 여러 측면들을 다각적으로 파악해야 대통령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정당정치가 필요한 이유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대부분 대선후보들의 경우 정당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 정치적 능력과 비전, 정책을 국민에게 보이고 검증을 받는 과정이 따른다. 특히 정당정치를 통해 정치사회적인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보여나가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한 기업에서 경영자로 성공했다는 사실이 정치지도자로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정치지도자, 특히 대통령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은 그 차원에 맞게 검증받아야 하는 것이다. 정당은 그러한 검증과 훈련의 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그러한 과정없이 장외에서 독자행보에 나섰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무엇하러 손에 때묻히며 정당에 들어가 정치를 해왔는가라는 반문이 생겨나게 된다.

 

문 후보는 그대신 10월말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전후 사정이야 이해하지만, 대선을 불과 2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 되어서야 ‘문국현 당’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정인의 출마를 위한 대선용 급조정당이라는 지적도 따르겠지만, 두 달도 못되는 기간동안 국민들이 그 당을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평가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또한 따른다.

 

그 당의 생명이 얼마나 갈지는 누구도 모른다. 한 달 동안만 존속하다가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하게 될 지, 내년 총선까지는 가게될 지, 아니면 그 이후 계속 존속할 지, 아마 문 후보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문 후보가 보여주고 있는 가치와 비전에 아무리 높은 점수를 준다 해도, 그가 선택하고 있는 대선출마의 방식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게 된다. 대선 때가 되면 특정인의 출마를 위해 신당이 급조되고, 그리고 그 특정인의 운명에 따라 당의 운명이 좌우되는 광경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문풍’은 민주화 20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도화하지 못한 우리 정당 정치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보여준다”는 김호기 교수의 지적은 그런 점에서 경청할만하다(<경향신문> 9월 7일자 ‘정동칼럼- 문국현은 대안인가’).

 

문국현 비전- 구체적인 '솔루션'이 없다

 

가치와 비전의 영역은 문 후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할 대목이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에 출마한 어느 누구보다도 의미있는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고 있는 인간중심의 가치,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성장론, 지식창조경제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 등은 우리 사회의 대안적 발전모델론으로 진지하게 검토해볼만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놓은 것만 갖고는 크게 부족해 보인다.

 

문 후보의 비전은 경제민주화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경제민주화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핵심적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그러한 비전만으로 국가경영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 후보의 이러한 취약점은 장차 ‘기업경영과 국가경영은 다른 것’이라는 비판의 근거가 되기도 할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 전략만 갖고 총제적인 국가발전과 성장이 가능할 것인가를 묻게 될 것이다.

 

경제민주화의 전략에 있어서도 문 후보는 결국 경영자들의 ‘윤리적 결단’에 맡기게 되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것도 의미없는 일은 아니겠지만, 자본의 ‘윤리적 각성’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문 후보가 현재까지 제시한 발전전략은, 현존하는 경제적 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변화의 필요성은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막상 이를 해결할 구체적인 ‘솔루션’은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 문 후보의 ‘솔루션’이 진정한 ‘솔루션’이 되지 못하는 이유이다.

 

국민검증의 과정 먼저 거쳐야

 

필자는 며칠전 한 방송에서 문 후보와 대담을 할 기회가 있었다. 문 후보는 시종 진지했다. 기본적으로 바른 가치와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가 가진 비전정도라면 이번 대선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들었다.

 

그러나 ‘좋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과, 대선에서 성공을 거둘 대중적 정치인으로 도약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답을 문 후보가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지지논리가 힘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묻혀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문국현 바람’이 불 것인가 여부는, 그 자신이 단기간내에 얼마나 많은 내용들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정치는 투기가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추석 전에 5%가 되면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식의 주장에 관심이 모아지면 그의 출마는 자칫 정치적 투기행위가 되어버릴지 모른다.

 

지지율은 오를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다. 문 후보 개인과 지지세력의 능력, 그리고 대선정국의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문제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대선후보로서 국민 앞에서 거쳐야 할 과정을 제대로 거치고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우선은 거기에 성실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결과물로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옳다.

 

최소한의 국민적 검증의 관문조차 통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국현 바람’이 강풍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설혹 바람이 분다 해도 그것은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 바람이 부느냐 아니냐를 말하기에 앞서, 뒤늦게 대선에 뛰어든 문 후보가 우선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짚어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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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 이후 방송은 은퇴하고 글쓰고 동네 걷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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