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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자료사진).
 노무현 대통령(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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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심(盧心·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은 어디에 있을까?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노심' 논란이 한창이다.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손학규 후보 캠프에 합류하는 여권 인사들을 두고 "가관이다"고 폄하하면서 시작됐다.

일단 '노심'에 손학규 후보가 없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손 후보 역시 "대선에서 손 떼라"며 반노의 기치를 들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를 방문한 범여권 인사들에게 정동영 후보에 대한 불만을 피력한 것으로 알렸다. 열린우리당에서 당 의장을 두 차례나 한 사람이 어떻게 참여정부 실패론을 제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역시 정동영 후보도 '노심'과는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이해찬?] "오랫동안 함께 일해왔는데... 인지상정·이심전심"

이해찬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이해찬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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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예비후보인 김혁규 의원은 지난 6월 28일 "모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후보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이해찬 후보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두 분(김대중·노무현) 전·현직 대통령이 두 정부에서 이끌어온 정책들이 단절,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라며 "그 일을 하는데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한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왔고 신뢰를 보여줬으니까, 마음으로야 이심전심"이라며 "하지만 공식적으로야 (특정후보 지지를) 표현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이 현직에서 곧바로 이해찬 캠프에 합류하자, '노심'이 이해찬 후보에게 가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정태호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지난 6월 청와대에 사표를 내고 합류한 것을 비롯해 남영주 전 민정비서관, 김현 전 춘추관장 등 청와대 인사들이 대거 이해찬 캠프에 둥지를 틀었다.

특히 노 대통령의 386 핵심 측근인 안희정씨는 지난달 25일  "민주화정부 10년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해찬 전 총리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공개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노 대통령의 친위 조직으로 알려진 '참여정부평가포럼' 행사에서다.

[한명숙?] 만만찮은 청와대 인사들... "대통령은 원칙 지키는 사람"

한명숙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한명숙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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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 대통령의 또 다른 386 측근인 이광재 의원은 ▲ 소리 없이 강인하다 ▲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 등 9가지 이유를 들어 한명숙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한명숙 후보 캠프를 보면, 김형주·백원우 의원 등 친노직계는 물론 김형욱 전 사회조정비서관·조현옥 전 균형인사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의 합류 규모도 이해찬 후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한 후보는 "대통령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노심'을 부정했다. 이치범 전 장관의 이해찬 캠프행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아직 익숙치 않아서 '개입'이라고 표현하는데, 대통령도 말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옹호했다.

한명숙 후보측은 이해찬 후보의 '인지상정' '이심전심' 발언에 대해 "그런 얘기를 꺼내고 싶은 욕구를 누구나 갖고 있지만 그런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은 정치에도 금도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가 여러가지로 마음이 초조해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시민?] '노무현 주식회사'에서 독립... "이제 '노의 남자' 아니다"

유시민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유시민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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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좌 희정 우 광재'가 각각 이해찬·한명숙 후보측을 지지하면서 친노세력 확산을 위한 역할 분담에 나선 반면, 유시민 후보는 스스로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유 후보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친노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제 출마선언한 지 열흘됐는데, 출마 전에는 하지 말라고 압력 넣더니, 출마하니까 자꾸 양보하라 하시면 섭섭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출마 전에는 하지 말라고 압력 넣더니"라는 말은 이광재 의원이 지난 5월 "노 대통령은 유시민 전 장관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과, 지난 7월 이화영, 김종률, 윤호중 의원 등 친노성향 의원들이 그를 초청해 대선출마를 만류했던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까지 불렸던 유 후보는 대선출마 후 "노무현 주식회사 상무에서 독립해 유시민 주식회사를 창업하겠다"며 "(그렇게 하더라도) 노 대통령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장관 시절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는 "왕의 남자, 노(노무현)의 남자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유 후보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친노 후보들이 '노심은 나에게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해 "현직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를 중심으로 경쟁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각자 자기 정책과 노선을 갖고 경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정후보 지지 않는다는 청와대... 손학규·정동영엔 비판

청와대에서는 줄곧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명해서 힘을 몰아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손학규 후보 등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인 노무현이 과연 대선판에서 침묵할까?"라는 회의가 제기됐다.

이번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은 3일부터 5일까지 전화여론조사로 진행된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9명의 후보 중 선호하는 후보의 기호를 누르면 된다. 한 명이 2명의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전화를 받는다면, 세 명의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까? 각 캠프 측에 이와 같은 질문을 해봤다. 다음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한명숙 후보측 "경선에서 '노심'이라는 것은, 좋아하는 후보보다는 이 사람이 되어야 게임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본선 경쟁력을 볼 것이다. (경선에서의) 손학규가 아니라 결국 (본선에서의) 이명박을 이길 후보를 뽑을 것이다."

유시민 후보측
"어떻게 아나. 예상 안 한다. 우리는 실력대로 보여주겠다. 노 대통령도 '이겨서 와라'는 것 아니겠나."

이해찬 후보측
"유시민 후보쪽에서는 '1순위 유시민, 2순위 이해찬'이라고 했을 것이고, 한명숙 후보쪽에서는 '한명숙, 이해찬'이라고 했을 것이고, 우리는? 당연히 '이해찬'이다. 2순위표도 '이해찬'!"


태그:#노무현, #노심,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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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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