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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복 국정원장과 인질, 그리고 `선글라스맨' 인질 석방 완료 업무차 카불에 온 김만복 국정원장(맨오른쪽)이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2명과 함께 유엔 특별기를 탑승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은 이번 석방협상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선글라스 맨'으로 언론에 보도된 협상팀원.
 김만복 국정원장과 인질, 그리고 `선글라스맨' 인질 석방 완료 업무차 카불에 온 김만복 국정원장(맨오른쪽)이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2명과 함께 유엔 특별기를 탑승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은 이번 석방협상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선글라스 맨'으로 언론에 보도된 협상팀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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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은 바뀌었고, 정권수호대 역할을 했던 과거의 '중정'이나 '안기부'와는 달리 '정치 개입'의 여지도 줄었습니다. 그래도 '국가정보원'의 이미지는 아직 무서운 데가 있어요.

김형욱·이후락·전두환·장세동 등의 이름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 숱한 고문과 납치, "말 조심 안하면 나라에서 잡아간다"는 옛 이야기의 실체가 아직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프간 피랍 사태는 2명을 제외한 인질의 무사 귀환으로 일단락되었지만, 그게 끝은 아닐겁니다. 아니, 피랍 사태 당시보다 더 많은 논쟁과 관심이 오갈 것입니다. '반 개신교 정서'가 아주 확실하게 폭발한 일면도 있지만, 사태 전반에 걸쳐 누리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의식하는 김만복 국정원장

그 논란의 중심에 어느새 김만복 국정원장이 서 있게 됐습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이 사태를 진두지휘했다는 것은 이제 언론에서도 보도될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고, <연합뉴스>의 보도대로 '작심한 듯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말과는 달리, 김만복 국정원장의 모습은 언뜻 보면 '양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의식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까지 가서 협상에 개입하고 사태를 진두지휘했다고 합니다. 국정원 내부에서도 이를 말리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어쨌든 "국가가 테러조직과 대면협상을 벌인다"는 것은 국제외교관례상 금기에 해당하는 일이며, 전세계적으로도 안좋은 선례를 남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김만복 국정원장은 "현장에서 지휘함으로써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었고 아프간의 열악한 통신 사정을 극복한 것은 물론 협상팀과 본국과의 통신 과정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제3자의 감청 등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김만복 국정원장의 현지 도착 이후로 '전원 석방 합의'를 외신이 보도하는 등 뭔가 성과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2004년 8월과 2005년 1월 이라크에서 프랑스 기자들이 납치됐을 때, 프랑스의 DGSE(해외안전총국)의 수장이 직접 피랍자들을 본국으로 이송하는 과정이 언론에 생생하게 보도됐다는 전례도 그에게 명분을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국민이 위협에 처하면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또 갈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원론적으로는 옳은 말입니다. 과거에 김형욱이나 이후락과 같은 ‘정치깡패’들이 중앙정보부를 휘어잡을 때 벌어졌던 숱한 납치와 고문·살해·정치공작 등을 생각해보세요. 많이 달라진 겁니다.

김만복 국정원장, 이번엔 소말리아로 가주십시오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해적에 공격당한 '씨본 스피릿'.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해적에 공격당한 '씨본 스피릿'.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해적에 공격당한 '씨본 스피릿'.
ⓒ Seabourn Cruis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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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아프간 피랍 사태보다는 소말리아 선원 피랍을 더욱 걱정하는 기색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선교를 하러 간 사람들과 먹고 살기 위해 일하러 나간 사람이 같을 수 있느냐"는 논리였습니다.

지난 5월 15일, 소말리아 해역에서 210마일 떨어진 해역에서 원양어선 마부노 1·2호 선원들이 해적들에게 납치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선장 한석호씨를 포함해 납치된 선원은 모두 4명이며, 이들은 현재 소말리아의 하라레데에 억류돼 있다고 합니다.

아프간 피랍 사태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보도에 열을 올린 언론들이 소말리아 피랍 사태에는 '외면'에 가깝게 반응한 것 역시, 누리꾼들의 아프간 피랍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조성에 일조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지난 8월만 해도 이들에 대한 석방교섭이 상당히 진전됐다고 하며, 김만복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에 출석했을 때 "소말리아 피랍 선원들에 대한 석방 협상이 완전히 타결됐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주가 석방금만 지급하면 된다"면서 "해적들의 당초 요구액인 300만 달러보다 적은 100만~150만 달러 선에서 합의를 봤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4명의 한국인들은 아직까지 석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김만복 국정원장은 본인의 말에 책임지려면, 소말리아에 직접 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뿐일까요? "선주가 석방금만 지급하면 된다"는 부분이 눈에 확 띄입니다. 왜일까요? <알 자지라>나 <아사히신문> 등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피랍자들이 석방되기까지 19억원에서 380억원, 어쨌든 '몸값'을 제공했다는 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왜 소말리아 피랍 선원에 대해서는 "석방금만 지급하면"이라는 단서가 붙는 것일까요? 뭐가 진실일까요? 아프간 피랍 사태에는 '몸값 지불' 없이 '선교 금지'나 '한국군 철군' 등의 비현실적인 정치적 합의만으로 합의됐다는 것인데, 소말리아 피랍 사태에는 그런 명분조차 없기 때문일까요?

'소말리아'에서도 '몸값 제공' 없이 인질이 구출될 수 있는 그 확실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일 듯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국민이 위험에 처하면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 할지라도 또 갈 것"이라고 선언했잖습니까? 그러니까, 직접 가시길 바랍니다. 혹시 이미 다녀오셨다면, 한번 더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김만복 국정원장님, 우토로도 잊지 말아 주십시오

눈 오는 우토로 눈 오는 우토로
▲ 눈 오는 우토로 눈 오는 우토로 마을.
ⓒ 임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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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위험에 처한 곳'은 또 있습니다. 어딜까요? 우토로 마을입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매각협상시한이 9월말까지, 한달 연장됐습니다. 하지만 지불할 돈은 더 많아졌어요. 이제 매각대금은 10억엔이라고 합니다.

우토로 마을의 주민들은 대부분 일본 국적을 거부한 분들입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이 '어디든 가서 구해와야 할'우리 국민이라는 것입니다. 그 뿐입니까? 우리 정부가 고개를 땅에 숙이고 빌어야 할 역사의 피해자들입니다.

매각협상시한이 한 달 연장된 것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구호 노력 덕분입니다. 일부 대선주자들은 뒤늦게야 생색내기 식으로 별다른 대책 발표도 없이 얼굴과 이름만 내밀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우토로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우리는 줄기차게 감시하고 요구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이제는 김만복 국정원장이 더 눈에 띕니다.

우토로에도 가서 '협상'하고 '합의' 보셨으면 합니다. 매각대금을 10억엔으로 늘린 것을 보면, 서일본식산 주식회사 우토로에 대한 한국인들의 여론을 인식하고 '한 몫 단단히 챙길 생각'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도 상식적인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이 서일본식산 주식회사로 가서 매각대금을 다시 원래의 요구금액인 7억엔으로 돌려놓기만 하셔도 엄청난 공을 세우는 겁니다. 그 이상은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니까 그것만 성사해도 말 그대로 '엄청난 공'이라는 겁니다.

우토로 마을의 주민들도 모두 우리 국민이라는 것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지향해야 할 '양지'는 소말리아와 우토로에도

아프간 피랍자들의 목숨만 목숨은 아닙니다. 소말리아 피랍 선원들도 하루가 1년같은 피 말리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고, 우토로 주민들에게 있어 우토로는 목숨과도 같은 오랜 생활터전입니다. 이들 모두도 아프간 피랍자들처럼 존중받고 도움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국정원이 지향해야 할 '양지'는 소말리아와 우토로에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말 한번 잘 하셨습니다. "국민이 위협에 처하면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또 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소말리아와 우토로에도 가서 국정원의 존재 가치를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조직의 수장이시니, 국정원의 명예와 지위를 위해서라도,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중받는 국정원을 위해서라도 가야 합니다.

국회 상임위에서 발언하신 것이니 전국민이 언론을 통해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국민 앞에서 했던 이야기, 김만복 국정원장은 꼭 책임지길 바랍니다.

국정원장과 '선글라스맨' 귀국 김만복 국정원장과 탈레반과 협상을 벌였던 한국측 대표인 일명 '선그라스의 사나이'가 2일 오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되었다 석방된 19인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초췌한 얼굴의 여성 피랍자들을 뒤따라 김만복 국정원장과 '선글라스맨'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전문수>
 김만복 국정원장과 탈레반과 협상을 벌였던 한국측 대표인 일명 '선그라스의 사나이'가 2일 오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되었다 석방된 19인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초췌한 얼굴의 여성 피랍자들을 뒤따라 김만복 국정원장과 '선글라스맨'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전문수>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전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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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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