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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007 대선, '아름다운 선택'으로의 초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대선은 나라의 운명뿐 아니라 개인의 운명도 바꿔놓는다. 2007 대선 공간에서도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이 있다. 대권주자에서 평범한 유권자에 이르기까지. 그들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련다. 때론 세상이 '실패한 선택'으로 규정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곳 어느 한 켠에 있을 아름다운 도전, 아름다운 고뇌를 찾아내보련다. 그 과정에서 2007 대선의 시대정신을 추려담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이 글은 그 네번째다. <편집자주>
▲ 손학규 캠프에 가기로한 우상호 의원을 7일 국회의원회관 440호에서 만났다.
ⓒ 오마이뉴스
어제(7일) 실린 <오연호리포트-선택 2007대선 3>의 주인공은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이었다. 그는 손학규를 지지하려는 범여권의 386정치인들을 향해 "같은 세대에 대한 모욕"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그 기사 말미에서 독자들에게 예고했듯이, 오늘은 그 반론 격이다.

우상호. 대표적인 386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인 그를 어제 만났다. 국회 의원회관 440호에서였다.

"손학규 대변인으로 간다는 말이 있던데, 맞아요?"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아직 얘기가 다 끝나지 않아서"라고 했다. 빠르면 이번주 중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게 어제였다. 그런데 오늘(8일) 오전 그는 "최종적으로 손학규 캠프 대변인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밤 사이에 최종 선택을 한 것이다.

어제의 인터뷰에서 나는 물었다. "왜 그쪽으로 가려는데요?" 그랬더니 "왜 그쪽으로 가면 안되는지를 먼저 논쟁해보자"고 했다. 그는 그의 선택에 대해 이미 논리적 준비가 돼 있었다. 그리고 솔직했다. 그는 "손학규씨를 네댓 차례 만나 토론도 해보고 식사도 해보았는데,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삼아도 되겠다는 진정성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를 통해 손학규를 선택하겠다고 처음으로 공개 선언한 우상호 의원과의 2시간에 걸친 대화다.

손학규에게 진정성을 느끼는가? "그렇다"

- 정말 손학규 캠프의 대변인으로 가나?
"간다. 여러 가지 생각 끝에 최종 결정했다."

- 왜 그쪽으로 가는가?
"내가 손학규 캠프 대변인으로 가는 문제와 별도로, 왜 손학규한테 가면 안 되냐 하는 문제를 갖고 나는 좀 도발적으로 논쟁을 해보고 싶다. 나는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에 있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하는 논거는 또 다른 배제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정권재창출을 위해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뤄내고 있다. 손학규의 범여권에로의 합류는, 적어도 구YS계 중에서 여전히 한나라당에 머물고 있는 영남 거점의 개혁세력을 우리 쪽으로 재결집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 그런데 손학규씨가 범여권으로 오는 동기가 명료하지 않고 불순해 보인 면이 있지 않나? 경선에서 질 것 같으니까, 3등 할 것 같으니까, 여기선 안되니까 저리로 가자. 그런 식의 인상이 강하니까 국민들에게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보일 것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손학규 후보가 한 얘기 속에는 고민이 담겨 있다. 사실 나는 그가 절대로 탈당 못할 것으로 봤다. 왜냐하면 한나라당에 남아 있는 게 당시 상황에서 보면 더 미래가 있었거든. 박근혜, 이명박 누가 후보가 되든 당 대표가 되거나 국무총리가 되는 거지. 내가 볼 땐 오히려 그 당시로 보면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치인이라면 나는 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봤거든.

나는 손학규가 탈당할 용기가 없을 것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나왔다. 한나라당과 같은 집단에서 정치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봐요. 그의 탈당은 결단이었다. 한나라당 내에서 한나라당을 건강한 합리적 정치 집단으로 만들어보려고 했던 세력의 좌절과 절망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결단으로 나온 거지."

- 결국 손학규를 선택했는데…. 그러니까 손학규가 범여권지지 1위니까 간 것인가? 아니면 그와 정치적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도 되겠다는 어떤 동질성을 확인해서인가?
"후자가 더 크다. 우리는 2002년에 이인제가 완전 대세론을 장악 했을 때에도 그 캠프로 간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때는 어려움에 처한 노무현을 도왔던 사람들이다. 6%의 지지율을 달리고 있는 사람한테 무슨 대세론인가. 거기 줄서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느냐. 그런 시각은 386정치인을 능멸하는 말이다. 우리가 그렇게 안 살아 왔다."

"시대정신 '혁신' 구현에 손학규가 적임자"

▲ 지난 6월 8일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6명은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외치며 탈당했다. 탈당의 주역이었던 우상호(가운데) 의원은 8일 안팎의 비판을 무릅쓰고 손학규 캠프 합류를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범여권에는 20여명이나 되는 대통령 예비 후보가 있다. 그런데 우상호 의원은 그 중에 왜 하필 손학규인가?
"지금의 시대정신 때문이다. 과거 우리가 재야에 있을 때, 97년에 김대중 대통령을 왜 선택했는가. 그리고 2002년도에 왜 노무현을 선택 했는가. 시대정신이 있었어요. 그 시기마다. 김대중 정부의 시대정신은 정권교체를 통한 민주정부 수립이었고, 노무현 정부의 시대정신은 청산이었다. 청산. 낡은 시대의 청산.

그럼 지금 시대의 정신은 뭐냐. 우리의 대선공간에서의 핵심적 선택기준이 바로 이 문제에 대한 것이다. 나는 2007년 대선을 통해 만들어야 할 새로운 국가적 과제는 혁신이라고 봐요.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가 뭘 고민해야 하느냐? 나는 민주화 운동 진영, 민주화 운동출신의 정치권들이 이 대한민국의 혁신의 과제를 누구와 함께 수행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과거에 내가 누구와 친했고, 또 내가 지금 누구한테 가면 욕을 제일 안 먹고 이런 문제가 아니고, 시대의 과제를 부여안고 싸워야 한다.

적어도 노무현 정부 아래서 개혁을 할 때 그것이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인상은 청산적 과제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꼭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히 청산 했거든. 낡은 시대의 과제들과 싸움 아니겠어요. 난 그것은 굉장히 용기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5년도 계속 그렇게 가자고 국민들에게 물어보면? 동의해 주지 않을 것 같다, 이제는.

청산은 그것대로 계속 진행 해 나가되, 이제는 주로 혁신을 해야 한다. 혁신은 생산적 과제다. 문제해결이다. 대한민국을 반듯하고 올바르게 만들어 나감과 동시에, 국가 경쟁력도 있고, 서민과 중산층들의 생활적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소위 말하면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주세요, 이거다.

국민들은 이제 우리 개혁세력에게 이렇게 묻는다. 니들 도덕적인 것 안다. 니들 괜찮은 사람인 것 안다. 그런데 니들이 나의 현실적 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는가. 과거에는 '야, 내가 먹고사는 것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독재만 물리쳐 줘', 이거였거든. 그랬잖아. 그 전에 국민들이 언제 우리가 민주화 운동 할 때 '야, 나 먹고 살게 해줘' 그랬어. 오히려 후원금을 줘 가면서 독재정권을 물리쳐 달라고 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나의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다고.

다음 정권을 잡을 사람은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이어야 된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사람과 파트너십을 형성해서 우리 스스로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더 전진해 나가는, 그럼으로써 언젠가는 이 386집단 내에서도 대안이 나올 수 있는, 나는 그런 기틀을 차기 5년 내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럴 수 있는 적임자가 나는 손학규라고 본 거다."

손학규와 4~5번 밥 먹으면서 토론... 내가 그를 지지하는 3가지 이유

- 손학규의 어떤 점 때문에 적임자라고 보나?
"처음엔 나도 한나라당에서 3등한 사람을 여기다 붙잡아 놓고 내가 만나서 뭐하나, 이런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네다섯 차례 만나 밥도 먹고 토론도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우선 일단 마음 깊숙이 적어도 자신이 젊은 시절에 청춘을 다 바쳐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고 또 그 가치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을 느꼈다.

두번째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싶어 하는 열망을 보았다. 보다 잘 살고, 보다 평등하고, 보다 민주적인 국가로 만들고 싶어하는 꿈을 봤다.

세번째는 경지도지사 할 때 전세계를 다니면서 실제로 했던 실적이 있다.

물론 민주화운동 출신인 이해찬, 한명숙, 정동영 선배도 그런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분들은 행정적인 관리능력은 보여줬지만, 새로운 시대의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우상호 의원은 '국민은 왜 이명박을 지지 하나'를 연구하면서 그 과정에서 손학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내가 계속 관심 가지고 있었던 것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왜 이명박한테 환호하는가였다. 서울시장 할 때. 실제로 그렇게 다 잘하지는 않았거든. 그런데 어떤 측면에 환호했는가. 부정부패한 자임에도 왜 저 지지의 끈을 놓지 않는가. 그 지점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이명박씨가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새롭게 과제를 끌고 나가는 힘이 있다는 식으로 이미지화 돼 있어서 그런 거다.

근데 불행히도 내가 좋아하는 이해찬, 한명숙, 정동영 세 분은- 나는 그분들이 다 대통령 할 자격이 있다고 보지만- 현재의 국민들이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혁신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로까지 확인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어요. 다 장점이 있는 분들이지만.

그런데 손학규 전 지사와는 네다섯 차례 토론하고, 문제를 짚어보는 과정에서, 이런 정도라면 괜찮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대선구도를 보면서 손학규를 선택한 면도 있지 않았나? 여권 후보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으니까, 한나라당을 이기려면 저 사람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도 일부는 있는데, 그것이 주된 것은 아니다. 지지율이라고 하는 것은, 2002년에 노무현 후보를 도우면서 느낀 거지만 30%씩 갔다가 8%로 떨어질 수도 있는 거다. 나는 손 후보에게도 또 한번의 고난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언제까지 저렇게 범여권 1등을 달리지는 못할 것이다."

손학규에 가지 마라? 마음은 이해 되는데...

- 그런데 이명박과의 차이는 무언가? 선거에서 이기려면 특히 수도권의 386세대에게 감동을 주는 후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왜 이명박이 아니고 손학규를 찍어야 하나?
"이명박과 손학규는 비교가 안되지(웃음). 적어도 개혁성, 살아온 이력, 또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 가고자 하는 비전에서 난 분명히 차별화 된다고 봐요.

그런데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있다. 결국 현실정치는 현재 있는 후보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거다. 그런데 현 후보들 중에 우리 개혁적 386세대의 입맛에 딱 맞는 사람이 있는가? 김기식한테 물어봐도 아마 없다고 그럴걸? 그러면서 손학규 한테는 가지마라? 그 마음은 이해하는데, 그러면 누구한테 갈까요? 대안을 얘기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나한테 손학규한테 가지 말라고 조언한 사람들에게 '그럼 누구한테 갈까요' 그러면 '에이 그건 알아서 해라'한다. 어쩌라고. 나는 12월 18일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후보를 결정 할 수 있는 일반 유권자가 아닌, 한나라당에 대결할 우리 후보를 만들어내야 하는 현실 정치인이다. 그리고 어쨌든 나는 일종의 마케터가 돼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 만나서 한나라당이 아닌 우리 후보를 지지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다니면서 승리를 이끌어야 할 그런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현역 국회의원은 대선에서 심판을 볼거냐, 특정 캠프의 선수로 뛸 거냐를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선수로 뛰는 것을 선택했다. 내가 왜 손학규를 지지하는가를 확실히 밝혀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공하는 거다. 만약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당신들이 먼저 선택하시오, 나는 나중에 붙겠소, 이러면 정말 비겁한 것 아닌가?"

"진정한 대통합 안되면 내년 총선 불출마"

그랬다. 우상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비겁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당당했다. 손학규 지지는 "386세대를 모욕하는 것"이라는 김기식씨 같은 이들의 비판에 "그런 지적이 필요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정권재창출을 위한 현실적 선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국회의원하면서 4번 울었다고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좌절 됐을 때가 처음이고, 가장 최근에는 김근태씨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였다고 했다. 그는 "김근태 선배의 결단을 보고 우리끼리 많이 울었다, 그때 동료 386의원들과 정권재창출이 가능할 정도의 진정한 대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말자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배지를 걸고 만들고 있는 대통합 민주신당은 아직 '급조된 잡탕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상호는 그 '잡탕'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헌당규위원장을 했다. 한나라당의 386세대 원희룡 후보처럼 직접 출마해 나서지 않고, 김기식의 비판처럼 대통합 신당 창당과정에서 '거간꾼 노릇'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비판은 쏟아지는데, 우상호 그는 담담하다. 이제 해볼만한 판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신이 나 있다. 왜 일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요하다는 것이 우리 전대협 정신이다. 우린 지금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87년 6월항쟁 때나 지금이나 그는 여전히 '함께 하는 시민'을 믿고, 역사를 믿는다. 그 점에서 그는 그의 손학규행을 비판하는 김기식과 같은 기반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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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