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2005년 2월 박근혜 대표가 기자들에게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강탈한 장물재산을 원주인에게 돌려주라는 진실화해위원회의 말이 박근혜 후보가 늘 강조해온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근간인 사유재산권 보호라는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설립자 고 김지태씨 유족들이 13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에게 공개 질의한 내용이다. 이에 박 후보 쪽은 "현재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이사도 아니다"며 유족들의 질의를 일축했다.

박 후보는 지난 1995년부터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일하다 2005년 물러났다. 이유는 쿠데타에 성공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2년 강탈한 정수장학회가, 청와대 재입성을 노리는 딸 박 후보에게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이후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이사장직 사퇴를 내세웠다.

그러면 박 후보의 주장대로 정수장학회와 그는 아무 관련 없는 남남일까? 박 후보와 정수장학회의 인적 연결고리를 보면, 그리고 대선 정국에서 영향을 미치는 인맥의 파급력을 고려해보면 위의 질문에 쉽사리 수긍할 수 없어 보인다.

정수장학생 3만명... 정계·학계·법조계 등 두루 포진

정수장학회의 인맥은 상상외로 매우 탄탄하다. 전국적인 대학생 조직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다.

정수장학회에는 '정수가족'으로 묶이는 두 개의 조직이 있다. '상청회'와 '청오회'가 그것이다. 청오회는 현재 장학금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모임이고, 상청회는 정수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고 학업을 마친 사회인들의 모임이다. 청오회 회원이 학교를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상청회 회원이 되는 방식이다.

1962년 설립된 이후 정수장학회가 배출한 장학생만 3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모두 상청회 회원들로 현재 정치계·학계·법조계 등에 넓게 퍼져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박 후보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김기춘 한나라당 의원이 상청회 회장 출신이다. 또 박 후보 캠프의 고문을 맡고 있는 현경대 전 의원도 역시 상청회 회장을 지냈다.

이밖에 '친박' 계열로 통하는 김학원 의원(한나라당)은 물론, 손봉숙 의원(중도통합민주당), 오제세 의원(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무소속)도 정수장학생 출신이다.

법조계 인물로는 신승남 전 검찰총장, 주선회 전 헌법재판관 그리고 허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성영훈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등이 있다. 정수장학생 출신 대표적인 행정계 인물로는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가 있다.

상청회 회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사회 영역은 학계다. 상청회 회원 중 약 400명이 현재 전국 각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 중 몇몇은 정수장학회로 연결된 후배 대학생들, 즉 청오회 회원들을 지도·감독하고 있다.

▲ 정수장학생 출신인 김기춘 한나라당 의원, 현경대 전 의원,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주선회 전 헌법재판관, 신승남 전 검찰총장(왼쪽부터).
ⓒ 오마이뉴스 권우성·이종호·남소연
전국 조직까지 갖춘 '청오회'

현재 정수장학금을 받고 있는 대학생 조직 청오회는 사회인처럼 탄탄한 지역조직까지 꾸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청오회는 회원 400여 명으로 부산·광주 등 전국 10개 지회를 두고 있으며 각 지역 회장과 담당교수까지 있다. 담당 교수는 상청회 회원들이다.

청오회의 중앙조직은 회장 한 명과 부회장 두 명 그리고 총무로 꾸려져 있다. 또한 별도로 영상·인터넷·소식지팀도 운영하고 있다. 청오회 회원들은 해마다 수련회 등을 통해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또 장학증 수여식을 통해 선배 상청회 회원들과도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청오회 관계자들은 정수장학회와 마찬가지로 언론 취재를 꺼렸다. 경기환(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청오회 회장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린 정수장학회와 아무 관련이 없는 순수한 학생 조직"이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취재 요청이 계속되자 "우리 견해가 곧 정수장학회 견해이니 그 쪽에 알아 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했다. 하루가 지난 13일 청오회의 간부들과 지회장들은 "우린 할 말이 없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던 청오회 조직도를 삭제했다.

정수장학회도 13일 기자에게 "왜 학생들에게 전화를 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청오회는 순수한 학생조직"이라는 주장과 배치되는 모습이다. 또 청오회의 사무실은 정수장학회 사무실 내에 있다.

"'친박'은 아니지만, 팔은 안으로"

▲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인 청오회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직도를 지난 13일 전격 삭제했다.
ⓒ 청오회 홈페이지 캡쳐
현재 상청회와 청오회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우리를 바라보지 말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현재 정수장학회 인맥을 '박근혜 조직'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들의 내부 정치적 견해도 다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수장학회 인맥이 박 후보의 최대 자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상청회 소속의 한 대학교수는 "우리 정수장학생 출신들을 '친박' 계열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그래도 저쪽(박근혜)에서 뭔가 요청이 오면 사람인 이상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수장학회는 어떤 곳?
박정희 군부가 강탈... 현재 박 후보 측근이 이사장

정수장학회의 전신은 부일장학회다.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군부는 1962년 7월 김지태 삼화고무 사장이 설립한 부일장학회를 몰수해 5·16장학회를 만들었다. 1982년 1월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의 '수'자를 딴 것이다.

현재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주식 100%, MBC 주식 30%, 그리고 서울 경향신문사 터 723평 등을 소유하고 있다. 2006년 대학생 460여 명과, 고등학생 300여 명에게 장학금 26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정수장학회는 학업 성적과 가정 환경 등을 고려해 장학생을 선발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청오회 담당 교수가 직접 학생들을 면접하기도 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지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이사장을 역임했다. 당시 박 후보의 연봉은 2억원이 넘었다. 현재는 1974년 박 전 대통령 의전·공보관을 지낸 최필립 전 리비아 대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 이사장은 박 후보가 한국미래연합을 이끌 때 운영위원으로 일했다. / 박상규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