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 정수장학회 횡령·탈세 의혹"
설립자 아들, 한나라 검증위에 자료 제출
07.06.12 17:58 ㅣ최종 업데이트 07.06.12 18:05 김지은 (luna)


'정수장학회'(옛 부일장학회) 의혹이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넘겨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검증 불씨가 박근혜 대선 예비후보에게로 옮겨 붙을 수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최근 반환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정수장학회의 원 소유주인 고 김지태 이사장의 차남 김영우씨는 12일 염창동 한나라당사를 찾아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업무상횡령과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김씨는 당 검증위원회에 제출하겠다며 가져온 A4 11쪽 분량의 검증요구서도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 측은 "2002년 보도된 내용으로 새삼스런 게 아니다"라며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이어 "당시에도 대부분 다 해명한 사안"이라며 "피하지 않고 충실히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다.

▲ 정수장학회의 원 소유주인 고 김지태 이사장의 차남 김영우씨가 12일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업무상횡령과 건강보험료 미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업무상 횡령? "근무도 안하면서 급여 받아"

김씨는 검증 요구서에서 박 후보의 업무상 횡령·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지난 95년부터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맡았다.

김씨는 "박근혜씨는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1998년 이후 정수장학회에 출근할 형편도 되지 않으면서 장학회 이사장 자격으로 연 2억5000여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며 "실제 근무도 안하면서 급여 명목으로 회사자금을 유용한 행위는 업무상 횡령죄"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같은 의혹을 보도했던 2002년 <세계일보> 기사를 인용하며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정수장학회가 구조조정 차원에서 1100%이던 직원들의 상여금을 600%로 줄인 반면 박근혜씨는 비상근직에서 상근직으로 바뀌면서 99년 당시 1억3500만원이던 연봉이 연간 2억5350만원(섭외비 포함)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후에도 박씨는 장학회에 사실상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며 "업무상 횡령죄가 맞는지(공소시효 7년) 당 검증위가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가 언급한 당시 <세계일보> 기사는 박 후보의 탈세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는 당시 재단으로부터 섭외비 명목으로 1998년 1억원, 99년 1억3500만원을 받았으나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것으로 돼 있다.

이 신문은 "현행 소득세법상 섭외비의 경우 회사업무를 위해 사용된 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소득으로 간주돼 세금을 내야 한다"면서 국세청의 한 관계자의 말을 빌어 "매월 보수 형태로 받은 섭외비가 영수증도 없이 다른 용도로 쓰였다면 세무조사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건강보험료를 미납설도 제기했다. 그는 "박씨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1년 9개월 동안 건강보험료 1335만원을 내지 않은 사실도 확인되었다는데 이를 인정하느냐"고 따져물었다.

또한 현 이사장인 최필립씨와 관련해서도 "옛 비서(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인 최씨를 후임 이사장으로 취임시켜 지금도 정수장학회를 실질적으로 배후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최씨는 박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지금도 장학회를 틀어잡고 주지 않는데 대통령이 되면 내줄 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기관 결정 '어거지'라니... 박씨가 말하는 '증인''증거'는 뭐냐"

김씨는 박근혜 후보가 진실화해위가 내린 환원 권고를 두고 "정치적 흠집 내기""어거지"라고 반응 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강하게 표했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는)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이미 사회에 환원된 것인데 또 환원하란 것도 어폐가 있다"며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증거라든가 증인이 있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김씨는 "국가기관에 의해 진실이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기는커녕 불순한 정치공세니 어거지니 하고 강변하는 것을 보고 절망했다"며 "이런 박씨가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에게 ▲진실화해위의 결정을 승복하지 못하는 이유 ▲박 후보가 말한 '증인'과 '증거'는 무엇인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할 용의는 없는지 등을 물었다.

김씨는 "당 검증위에 검증요구서를 제출하게 된 정치적인 배경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가족 중에는 정치하는 사람이 없다. 아버님 유언을 실행하기 위해서다"라고 답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4일 자신의 대학원 동문인 박 후보의 측근 의원을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그 의원이 조금 시간을 주면 안되느냐고 요청하더라"며 "하지만 그 후로 연락이 없더라"고 말했다.

[박근혜측] "이미 다 해명한 사안" 반박

▲ 박근혜 후보(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씨의 의혹 제기에 대해 박근혜 후보측은 이날 오후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김재원 박근혜 선대위 대변인은 우선 이사장 재임시 급여와 관련해서는 "상근이사장 재임시 이사장 급여로 연간 1억2900만원에서 2억3520만원 상당을 수령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박 후보는 매주 2~3회 정도 사무실에 출근해 주요 업무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소득세 탈세 주장에 대해서는 "세법상 98년 이전에는 섭외비나 판공비 등은 비과세 대상인데 기밀비에 속했다"며 "업무상 비용으로 처리돼 세무서에 영수증도 제출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98년 하반기에 세법이 변경되어 기밀비 인정이 변경되면서 과세대상에 포함되었으나 재단 실무진이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해 종전대로 일을 처리해 '탈세'로 보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건보료 미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법 개정 과정의 실수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2000년 이전까지는 2개 이상의 직장에 겸직할 경우 한쪽 직장에서만 건보료를 내도록 되어 있었으나 2000년 7월 의료보험 통합 이후 각 직장에서 모두 내도록 법이 개정됐다"며 "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미납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련 기사 보도 이후 미납분 436만원을 모두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서도 그는 "박 후보는 2005년 2월경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사임했다"며 "이후 장학회의 운영이나 이사진 구성과 관련해 어떤 영향력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현재 정수장학회의 이사진은 이사장 최필립 전 리비아 대사, 송광용 서울교대 교수, 최성홍 전 외교통상부 장관, 김덕순 전 중앙경찰학교장, 신성오 전 외교안보연구원장"이라며 이사진의 중립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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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2 17:58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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