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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주민등록증이 등장한 때는 1968년 11월 21일. 그 해 1월 21일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한 일명 '김신조 사건' 이후 만들어졌다. 주민등록번호 1번과 2번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영부인인 육영수 여사가 차지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이제 만화 캐릭터까지 주민등록번호를 받는 세상이 됐다.

▲ 한국 대표 만화 캐릭터인 '태권브이'와 '둘리'는 주민등록번호가 있다. 이에 따르면 태권브이는 올해 31살, 둘리는 24살이다. 사진은 서울 역삼동 문화콘텐츠센터에 있는 태권브이 주인공 캐릭터들.
ⓒ 오마이뉴스 김대홍
로보트 태권브이는 '760724-R060724', 둘리는 '830422-1185600'이다. 태권브이 주민번호에서 R은 로봇(Robot)의 앞글자다. 태권브이의 생일인 1976년 7월 24일은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브이' 1탄이 극장에서 개봉한 날이다.

마찬가지로 둘리의 생일은 어린이 만화잡지 '보물섬'에 '아기공룡 둘리'가 처음 연재된 날이다. 게다가 둘리는 부천시 원미구 상1동 412-3번지라는 주소지도 갖고 있으며, 부천시 명예시민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소지는 '둘리광장'과 '둘리거리'가 조성된 장소다.

주민증 번호로 따지면 로보트 태권브이는 올해 31살, 둘리는 24살이다.

만화 주인공한테 무슨 '주민증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만화의 엄청난 가능성을 생각하면 이런 반문은 무의미해진다. 2004년 '포브스'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인기 캐릭터 1위인 '미키마우스와 친구들'은 그 해 58억달러(6조9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만화 캐릭터들이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해질 때 이들의 가치는 높아진다. 2003년 6월 일본이 아톰의 생일잔치로 떠들썩했던 것이나, 지난해 11월 미키마우스의 생일 잔치 때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한 게 대표적이다.

둘리가 사람처럼 나이를 먹었다면

▲ 둘리가 실제 나이를 먹는다면 어떻게 될까? '2003년 공룡 둘리'는 이런 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중인 만화 'V' 또한 나이를 먹은 태권브이 주인공들의 모습을 담았다.
ⓒ 2003 공룡 둘리
이들 만화주인공들이 실제 나이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재미있는 상상이 가능하다. 지금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하고 있는 만화 'V'나 2003년에 만화로 나온 '2003 공룡 둘리'는 바로 성인이 된 태권브이의 주인공과 둘리 식구들을 다루고 있다.

'V'에서 태권브이 조종사 훈이와 영희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는데, 훈이는 회사일에 치여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구를 구한다'는 멋진 명분은커녕 무능한 남편, 무능한 회사원으로 전락한 상태.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고, 자녀 교육 문제에 큰 관심을 쏟는 영희는 여느 주부들과 다를 바 없다.

'2003년 공룡 둘리'에서 둘리는 '불법체류자'로 나온다. 외계인 신분으로 주민등록증이 없으니 불법체류자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기껏 할 수밖에 없는 게 막노동이다. 고길동의 아들 고철수는 생계를 위해 도우너를 우주과학연구소에 팔아넘기고, 타조 또치는 길거리 매춘부로 전락한다.

재미있는 점은 실제 김수정 작가도 둘리 미래의 모습을 담은 '베이비사우루스 둘리'를 그린 바 있다는 점이다. 최규석이 그린 '2003년 공룡 둘리'보다는 좀 더 뒷 얘기다.

암공룡과 결혼한 둘리는 돌리와 울리 남매를 얻고, 마이콜은 슈퍼마켓 주인이 돼 있다. 마이콜의 아들 마이돌은 역시 아버지처럼 가수를 꿈꾸며, 또치와 도우너 또한 각각 딸과 아들을 둔 어른으로 등장한다.

사람들은 영원히 늙지 않는 '피터팬'을 꿈꾸기도 하지만, 이처럼 의인화된, 그래서 우리와 함께 늙어가는 캐릭터를 상상하기도 한다.

부천 둘리 거리에서 둘리 생일 잔치 열려

▲ 지난해 둘리거리에서 열린 둘리생일잔치에 참석해 사인을 하고 있는 김수정 작가.
ⓒ 부천만화정보센터
오는 22일 부천시 송내역 둘리광장과 둘리거리에서 펼쳐지는 아기공룡 둘리 생일잔치는 이처럼 둘리에 대한 남다른 추억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자리다.

이 곳에 가면 제일 먼저 둘리거리를 둘러볼 일이다. 2000년 만들어진 둘리거리에는 군데군데 설치된 둘리와 친구들 캐릭터와 거리 표지판, 가로등, 만화벽화 등으로 꾸며져 있다.

방망이를 들고 '씩씩'대며 뛰어가는 고길동과 스케이드 보드를 타는 마이콜, 나팔 부는 둘리, 태연하게 요리를 하는 또치 등을 볼 수 있다. 둘리란 상호가 들어간 비디오방, PC방, 음식점을 찾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 둘리거리에 가면 군데군데 둘리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 오마이뉴스 김대홍
거리가 짧아 10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거리를 둘러본 뒤엔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생일잔치를 구경하면 된다.

둘리 작가인 김수정씨와 까치 시리즈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만화가 이현세씨(한국만화가협회 회장)를 비롯, 홍건표 부천시장, 상1동 주민대표 등이 참석해 생일잔치를 마련한다.

행사 시작과 함께 국내와 해외 '아름다운 거리 사진전'이 펼쳐지고,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행사가 펼쳐진다. 3시부터 김수정 작가 사인회가 1시간 동안 펼쳐지고, 둘리 캐릭터 거리 퍼레이드, 이후 둘리로 만드는 나만의 티셔츠, 캐리커처 만들기와 페이스페인팅, 풍선 나눠주기 행사가 열린다.

생일잔치는 부천시가 주최하고 부천만화정보센터, 상1동이 주관한다.

한편 만화에선 둘리가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 우이천에서 태어난 것으로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도봉구는 구에 둘리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쌍문3동에 둘리길, 고길동길, 또치길, 희동이길 등이 조성되며, 인근 샛별어린이공원은 둘리어린이공원으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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