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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
ⓒ 오마이뉴스 남소연

서울대를 비롯해 일부 대학들 사이에서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불가)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이 이같은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김 전 비서관은 4일 오후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대학입시에서 이른바 일류대학들이 갖고 있는 권위과 권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그것을 뛰어넘고 있다"며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의 행동은 대단히 편의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현행 중등 교육과정으로 해결이 될 수 없는 본고사의 부활은 입시 지옥과 사교육 시장 확대 심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3불정책 폐지 주장에 반대했다. 또한 "대학의 학생선발의 권한은 대학만의 독점적 권리가 아니다"며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일부 대학들이 입시에서 논술 비중을 높이려는 것에 대해 "과연 대학들이 그 비율에 맞게 변별력 있는 논술 문항을 개발할 수 있느냐, 또 변별력 있는 채점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냐"고 대학들의 평가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통합 교과형 논술'에 대해서도 "현재 중등교육과정에 통합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학)과 통합사회(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의 실상을 알고 있느냐"며 "통합 교과서 내 각 과목들이 똑같은 페이지 수로 나눠져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 교과서가 나열식으로 합쳐진 괴물이 된 이유는 각 대학 학과들이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 결과"라며 "또한 대학에 통합 학문적 연구 경험이나 인식이 자리잡고 있지 않아서 그 취지에 맞는 교과서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본고사 부활하면 입시지옥, 교육 불평등 심화될 것"

그는 "교사들 또한 통합과학과 통합사회를 가르칠 능력이 없다"며 "결국 중·고등학교도 가르치지 못하고, 대학도 못하니까 민간의 사교육과 민간 도서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과거 대학별 본고사가 폐지된 요인 중 하나는 국내 유수한 대학들이 일본 동경대학의 입시문제 등을 베끼거나 문제의 객관성이 없는 등 문제들이 제기됐기 때문"이라며 "대학의 평가능력에 대한 불신 때문에 대학입시가 국가고시로 전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고 해서 대학의 입시 평가관리 능력이 획기적으로 나아졌을 리도 없고, 대학교수들이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을 리도 없다"며 "오히려 평가관리 경험이 그간 축적되지 못해 역량이 후퇴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행 중등교육과정을 유지하면서 대학의 요구대로 변별력 있는 문제를 낸다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고등학교 교육은 허구화되고, 모든 학생들이 대학 일반전공과정을 선행학습하기 위해서 사교육에 의존할 것이다, 이러한 선행학습은 유아교육까지 파급될 것"이라며 "소모적인 사교육이 확대 심화되고, 초등 단계까지 입시지옥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외에도 "사교육의 확대 심화는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선행학습이 불가능한 학생들은 애초 대학 진학조차 꿈꿀 수 없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과도하게 높은 일류대학의 중상층 학생 비율이 더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대, 최고 학생 모아놓고 누굴 탓하나"

그는 또한 서울대가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한 데 대해 "한국 고등학생들의 학력은 영역별 평가에서 세계 1∼3위를 차지하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그 중에서도 1% 미만의 아이들을 뽑아 가르치는 서울대는 세계 100대 대학에 턱걸이를 할까말까"라며 "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지 못해서 대학의 질이 낮다는 발언은 지식인의 양식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대학입시는 전적으로 국가의 관리 아래 있다"며 "미국 역시 특정 주제에 대한 에세이를 요구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학별로 교과 시험을 치는 경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학의 학생선발에 대한 권한과 의무는 대학만이 독점적으로 갖고 있는 게 아니다"며 "국가는 중·고등학생의 기초 학습능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책임이 있고, 그 도달 정도를 대학 학생선발에 반영할 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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