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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했던가? 지금까지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투입한 돈만 해도 무려 수천억원이 넘는다. '학교폭력과 전쟁'을 선포하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시범학교'를 운영하기도 하고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집중단속 기간'을 설정, 운영하기도 했지만 학교폭력은 조금도 줄어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이란 이제 단순히 '상대방에게 신체적인 고통이나 상해를 가하는 행위' 정도가 아니라 '고교생 수십명이 자매를 포함한 여중생 수명을 1년간 집단 성폭행'하기도 하고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후배를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하거나 수업을 받고 있던 동기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BRI@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가히 눈물겹다(?). 학교폭력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고, 학교 폭력 예방 글짓기, 표어, 포스터를 통한 교육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학교폭력 자진 신고기간'을 설정하고 이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입간판 설치, 가정통신문 발송, 스쿨폴리스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백약이 무효다.

결국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담당 검찰, 경찰관제'를 실시하기도 하고 그것도 효과가 없자, 학내에 CCTV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인권침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온갖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지난 26일에는 5대 폭력(학교폭력 조직폭력 정보지폭력 사이버폭력 성폭력) 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학교폭력 SOS 지원단'을 운영하겠다고 한다.

'학교폭력 SOS 지원단'의 활동으로 학교폭력이 근절될 것이라고 믿는 바보는 없다. 종전에 내놨던 대책과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이 이렇게 관료주의적이고, 군사문화적인 대응으로는 해결이 안 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환자가 앓고 있는 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듯이 학교폭력도 마찬가지다. 사회에서는 폭력을 조장하고 학교에서만 막겠다면 어떻게 학교폭력이 없어지겠는가? 더구나 학교교육의 영향보다 TV와 같은 메스미디어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청소년들의 세계에서 말이다.

혹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세우는 정책입안자 중 안방에서 가족과 함께 보는 드라마가 얼마나 폭력적인가 분석해 본 사람이 있을까? 며칠 전 종영된 사극 <주몽>은 교육적인 관점에서 보면 완전한 폭력물이다. 여기서 주몽이라는 사극이 국민들의 역사인식을 얼마나 높여주는지 아니면 역사왜곡인지에 대한 시비를 가릴 생각은 없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을 파리 목숨처럼 죽이는 장면을 그렇게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도록 그릴 수 있는가? <베틀 로얄>과 같은 폭력 비디오를 청소년들이 안본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을까? 어디 <베틀 로얄>뿐인가? <두사부일체>를 비롯한 온갖 폭력 방화며 음란물이 19세 미만의 청소년들만 안 본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폭력물을 만드는 사람만 나무랄 생각은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면 우선 학교에서 체벌부터 없애야 한다.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운운하면서 물리적 혹은 심리적인 차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체벌의 부분적인 교육효과를 인정하더라도 폭력을 가르치는 부정적인 효과까지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폭력을 보거나 당하지 않고서는 폭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 입안자 중에 혹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계층적 분포를 분석해 본 일이 있는가? '가정폭력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폭력 또한 사회양극화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학교폭력을 해결하겠다는 발상을 해서는 안 된다.

'이익이 되는 것은 선'이 되는 상업주의와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양극화 문제를 덮어두고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것은 '아랫돌 빼 윗돌 괘기'요, 난센스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신고 실적이 우수한 학교와 학교장·교사에게 연구학교 시범지정, 표창, 외국연수 선발' 방안은 가히 폭력적이다. 어떻게 '문제가 있는 제자들을 가르치고 교육해야 할 교사로 하여금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제자를 감시하고 고발하라'고 할 수 있는가?

사이버경찰청에 '동영상 UCC 신고코너'를 신설해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 등으로 폭력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겠다는 방침 또한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재탕에 삼탕까지 우려먹은 비교육적이고 관료주의적인 근절대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학교폭력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차라리 수없이 쏟아지는 공문처리에 빼앗기는 시간을 아이들과 마음을 열고 상담할 수 있는 기회를 교사들에게 더 주는 것이 학교폭력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 홈페이지 '김용택과 함께하는 참교육이야기' 
(http://chamstory.net/)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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