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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평균 속도를 측정해 제한속도를 위반하는 차량을 적발하는 '구간단속'이 도입된다고 한다. 이러한 구간단속 방법은 10년 전인 1997년 필자가 국정여론 정책과제에 의견으로 제시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 사회적 여건이나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그때 제안한 방법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제기되고 있는 방법에서 염려되는 인권침해 우려를 피해갈 수 있을 듯해 다시 한 번 그 내용을 제안한다.

차량 소유 및 운행이 일반화된 지금, 그 반대급부로 항상 뒤따르는 사고 등 때문에 우린 항상 위험에 노출된 삶일 살아갈 수밖에 없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과속은 항상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 가능성이 실현되는 경우 다수의 인적 사상을 동반하게 됨은 물론 직간접적인 물적 피해 또한 크다.

▲ 한 순찰대원이 경부고속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충북 청원군 청원IC교차로 가드레일 뒤에 이동식 무인속도 측정기를 설치한 뒤 숨어서 과속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은중

현행 과속단속 방식의 문제점

대형사고의 원흉인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단속법이 실행되고 있지만, 현재의 무인속도 카메라에 의한 적발이나 고속도로 순찰대의 속도계(스피드건)를 이용한 현장적발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단속방법은 제한된 구역에서 순간적인 속도만 적발하는 방법이기에 지속성과 일관성에 문제가 있다. 즉 고속도로 전 구간을 과속 질주하더라도 단속구간에 해당하는 일정 지점에서만 주행속도를 낮춰(대개 수백 미터) 통과하면 적발이 불가능하다.

또한 보편화된 위성항법장치(GPS)의 사용, 단속지점 노출에 따른 운전자들의 학습효과에 따라 단속구간에서만 제한속도를 준수하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해가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다 보니 단속에 걸린 운전자들은 대개 '재수 없어서 걸렸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이 범법행위를 했음에도 이렇듯 단속 자체를 재수 탓으로 돌리는 게 보편적인 상황이라면 이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고속도로에서 과속하면 반드시 적발, 처벌된다'는 의식을 확인시켜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구간단속 방정식, 평균주행속도=주행거리/소요시간

1994년부터 고속도로 이용료 후불제가 시행됨에 따라 고속도로 진입 시 발행되는 통행권에는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프린트 부분과 육안으로는 판독이 불가능한 마그네틱 부분이 있다.

우선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프린트 부분을 이용해 단속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마그네틱 부분을 카드 리더로 판독해 단속하는 기준과 동일한 기구(機構)이다.

첫 번째 방법은 고속도로 진입 시 발행되는 통행권에 기록되어 있는 발권시간과 목적지나 단속지점을 통과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과 주행거리의 관계를 이용해 과속여부를 판단, 적발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현재 경부고속도로에서 대전-서울 간 거리는 152.3Km이다. 규정 최고속도를 110km/hr라고 할 때, 대전에서 출발한 차량이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83분이라면 평균주행속도가 110km/hr가 되며 주행속도를 준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소요시간이 65분이라면 평균주행속도가 150km/hr로 과속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같은 방법으로 산출했을 때 대전에서 출발한 차량이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83분 이하인 차량은 결과적으로 규정 속도를 위반한 과속 차량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출발지점에서 확인지점까지 걸리는 시간과 거리를 표로 작성하거나 간이전산기기(보험모집인들의 휴대전산기 등과 유사)를 제작해 경찰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급하면, 속도계 없이도 고속도로 전 구간에서 과속 차량 적발 및 단속이 가능할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현재의 통행권에 관련 정보를 약간 추가해 목적지에서 과속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방법이다. 시스템적으로 평균주행속도를 판독하게 해 요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과속으로 판정될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경보 등이 작동되며 증거 확보를 위한 사진 촬영이 이뤄지도록 기록시스템을 구비하고, 사후 범칙금 통지서를 발부하는 방법이다.

이때 운전자가 과속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광판 등을 이용해 '평균주행속도 Akm/hr, B% 과속주행' 등으로 과속내용을 알려준다.

또한 고속도로에서는 현재 운용 중인 속도측정기나 무인단속 카메라를 병용한다. 뿐만 아니라 노상 어느 곳에서나 주행차량을 갓길 등으로 인도해 출발지부터 확인(단속)지점까지 주행거리와 소요시간의 상관관계를 확인, 계산해 구간별 주행속도로 과속여부를 판단해 과속을 단속한다.

현재 경찰관들이 지참하고 있는 속도카메라나 스피드건처럼 휴대용 카드리더를 제작, 보급해 운전자들에게 통행권을 제시받아 확인, 적발하는 방법이다. 중간에서 적발된 운전자들이 홧김에 과속할 수 있으므로 발행하는 스티커에는 적발위치와 단속시간을 명확히 기재해 또 다른 과속을 사전에 차단한다.

이러한 단속 방법을 휴게소 입구 등에서도 시행해, 대부분의 주행거리를 과속한 후 휴게소 등에서 적정시간까지 휴식을 취하는 방법 등으로 단속을 피하려는 얌체족들도 적발하도록 운용의 묘를 살린다.

▲ 궁내동 톨게이트 전경. 무인속도 카메라나 고속도로 순찰대의 속도계(스피드건)를 이용한 현장적발에는 한계가 있다. 차라리 출발한 톨게이트와 도착한 톨게이트의 거리와 시간을 감안해 과속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어떨까.
ⓒ 연합뉴스 이진욱

단거리 구간 주행속도 단속보다 전 구간 주행속도 단속이 효과적

이와 같이 구간별 주행 평균속도로 과속여부를 단속하면, 누구든 과속하면 반드시 적발될 수밖에 없게 되므로 과속 불가능성(무용성)이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이렇게 공감대가 형성되면, 과속에서 비롯된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인적 사상을 방지하고 이에 따르는 직간접적 경제손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경찰청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구간단속은 특정지역(수 km정도의 단거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구간단속은 운전자들에게 단속구간이 알려지고 학습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해당구역에서만 주행속도를 낮춰 단속을 피해가는 방법을 쓸 게 분명하다.

따라서 특정, 단거리 구간을 대상으로 한 구간단속보다는 고속도로 주행거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경찰청에서는 '단속구간에서 정보를 대조해야 하므로 단속구간을 통과하는 차량들의 번호, 위치, 속도 정보를 일시적으로 보관해 과속여부를 판단하고, 적발되지 않은 차량에 대한 모든 정보는 즉시 폐기해 사생활 침해 우려를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10년 전에 필자가 제시한 방법을 이용하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정보의 저장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즉 고속도로 진입 시 뽑아가는 통행권에 약간의 관련사항을 추가 입력하고, 정보를 판독할 수 있는 카드 리더를 보급하며, 과속여부를 판단하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도입하기만 하면 된다.

행여 무분별하게 획득된 정보 때문에 인권 침해 시비에 걸리지 않도록 관련 당국에서 이 방안을 세심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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