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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의 심장으로 다시 살아."

전교조·노동·사회운동을 하다 분신·투신과 사고 등으로 사망한 28명이 묻혀 있는 경남 양산 솥발산공원묘지. 이곳에 열사·희생자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솥발산 열사묘역 합동추모비' 제막식이 30일 열렸다.

이 곳에는 1991년 전교조 합법화 투쟁 중 사망한 고 신용길(당시 34살) 열사를 비롯해 서영호·양봉수·조수원·배달호·최복남·김주익·곽재규·김동윤 열사에 이어 지난 9월 1일 자살한 남문수(53·현대차) 열사까지 총 28명이 묻혀 있다.

이곳은 광주 망월동 5·18묘역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과 더불어 열사와 희생자들이 묻힌 대표적인 묘역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역 열사추모단체와 노동조합, 민주단체를 중심으로 지난 8월 '열사묘역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모금운동을 벌여왔다. 그 결과 훼손된 묘지를 정비하고, 합동추모비와 열사·희생자 묘지 안내판을 세우는 사업을 마무리 지은 것.

합동추모비 앞면에는 "투쟁의 심장으로 다시 살아"라는 구호를 새겼다. 뒷면에는 신영복 선생의 글씨로 '참민주·참평등·노동해방 세상을 염원하며 산화해 간 이 땅의 모든 열사들이 투쟁의 심장으로 다시 살아 우리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사들의 생을 오늘의 삶에 비추어 부산, 경남, 울산지역의 노동조합과 민주단체 동지들의 정성을 모아 이 비를 세웁니다. 역사는 영원히 그들을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노동단체 대표를 비롯해, 열사들의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열사·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을 낭독해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다음은 양산 솥발산에 묻혀 있는 28명의 열사·희생자 명단이다.

▲신용길(전교조, 1991년 3월 9일 위암), ▲박창수(한진중, 1991년 5월 6일 의문의 죽음), ▲권미경(대봉, 1991년 12월 6일 투신), ▲박판수(비전향장기수, 1992년 1월 18일 지병), ▲서영호(현대차, 1993년 7월 1일 운명), ▲양봉수(현대차, 1995년 6월 13일 운명), ▲조수원(대우정밀, 1995년 12월 15일 자결), ▲윤재동(현대차, 1996년 2월 의료사), ▲최대림(대우조선, 1998년 2월 13일 분신·투신), ▲최경철(현대차, 1999년 8월 24일 운명), ▲이성희(사회운동가, 1999년 11월 15일 운명), ▲한일권(부산지역사회운동가, 2000년 1월 9일 운명), ▲강희환(운송하역노조, 2001년 9월 12일 운명), ▲김종삼(전교조, 2002년 운명), ▲배달호(두산중, 2003년 1월 9일 분신), ▲이성도(대우정밀, 2003년 4월 19일 운명), ▲최복남(화물연대, 2003년 5월 7일 운명), ▲이경희(사회운동가, 2004년 5월 28일 운명), ▲최종만(부산지하철, 2003년 9월 8일 운명), ▲김주익(한진중, 2003년 10월 17일 자결), ▲곽재규(한진중, 2003년 10월 30일 투신), ▲성기득(전교조, 2003년 12월 7일 운명), ▲박일수(현대중 사내하청, 2004년 2월 14일 분신), ▲이경숙(사회운동가, 2004년 9월 3일 운명), ▲김동윤(화물연대, 2005년 9월 10일 분신), ▲주민철(건설플랜트, 2006년 7월 19일 운명). ▲박장홍(사회운동가, 2006년 8월 31일 운명), ▲남문수(현대차, 2006년 9월 1일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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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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