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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국 미니홈피 캡쳐
"무대를 떠나 있는 동안 많은 시련 이겨내면서 인생을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가수 오승국이 오랜 공백을 깨고 지난 4월 음반 <꼴찌도 현자 될 수 있을까 OST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1999∼2000년 수많은 히트 연극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오승국이 가요계에 복귀한 것은 6년만의 일.

2001년 4월 홀연히 군대로 떠난 이후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오승국이 가수로 다시 활동을 재개하기까지의 잔잔한 인생 고백을 들어봤다.

인생살이에도 기복이 있듯 인기도 그렇다. 정상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이다.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톱스타일수록 내리막길은 더 가파를지도 모른다.

지난 18일 경기도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가수 오승국을 만났을 때, 사람들은 그를 잘 모르는 듯했다. 90년대 말 연극을 한번쯤 본 사람은 그의 작품을 꼭 한번은 보았을 것이다.

20∼30대들은 '누구더라' 하고 기억을 더듬는 눈치였다. 그중에는 "연극 배우 오승국 아냐"라며 대번에 알아보는 이도 있었다.

90년대 <또 하나의 별이지면>, <새벽이야기>, <슬픈날의 째즈>, 2000년초 <금작화>,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히트작의 주연을 맡으며 연극계의 정상에 올랐던 오승국. 어쩌면 사람들의 이런 반응이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승국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못 알아본다고 기분 나빠하지도 않았고, 또 반갑게 알아본다고 해서 우쭐해 하지도 않았다.

"오랜만이죠. 그동안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셨을 거예요. 사람들에게 오승국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에는 연극무대가 아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마음을 울렸던 배우가 아닌 가슴 따뜻한 음악으로 앨범을 내게 되었어요. 제가 살아온 모습을 그대로 담아서요. 그동안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오승국은 불쑥 CD 한 장을 내밀었다. 그의 사진과 곡명이 실린 그 CD는 <꼴찌도 현자될 수 있을까? OST 디지털 싱글>이라는 첫 번째 음반.

뽀얀 피부에 귀공자의 이미지 고개를 약간 숙인 모습이 마치 20대 초반 미소년의 모습으로 연극을 하던 그때의 그를 보는 것 같았다. 그 얘기를 했더니 그가 환하게 웃었다.

"사람들은 제 나이가 많은 줄 아는데 일찍 데뷔해서 그런가 봐요. 제일 처음 연기보다는 모델활동을 먼저 했었는데 그때가 고등학교 1학년 때거든요. 80년생이니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많은 나이는 아니죠?"

80년생이라면 우리 나이로 스물일곱이라는 얘기인데, 한창때처럼 미소년인 모습으로는 스물일곱이라는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오승국은 본래 모델 출신이다. 97년 초 모 패션의류 광고모델로 발탁되면서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지만 우연히 연극무대를 접하게 되었다. 첫 번째 작품 <새벽이야기>가 1만4021명의 관객을 모으며 단숨에 정상에 올랐다.

"데뷔하자마자 히트작품을 만들기는 어렵잖아요. 요즘도 그렇지만 인기가 있으려면 운도 따라야 해요. 제 생각에는 운이 70% 정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 다음에는 인기를 유지하면서 자기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죠. 자기에게 맞는 배역을 찾아야 하고 매니저나 스태프들과도 잘 맞아야 하니까요. 그때는 극단에 소속되어있어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었어요."

그때부터 그는 많은 작품을 하게 되었고, 그중 1999년 <슬픈날의 Jazz> '정노민'역(주연) (전국 관객 17만6579명 동원)에서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그의 연기에 찬사를 자아내어 1999년 제2회 백제예술제 (남자배우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화려한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난 2001년 초 오승국은 모든 활동을 접고 갑자기 공군 입대를 하게 되어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유가 뭘까? 당시 정상의 자리를 놓아두고 군대에 입대한 이유에 대해 그가 입을 열었다.

오승국은 잠시 슬럼프에 빠져있는 동안 삶에 대한 극한상황을 겪어보아야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고, 남자라면 한번쯤 다녀와야 하는 군입대를 예정보다 조금 앞당겨 입대하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군대 제대 후 사람들은 오승국을 잊었고, 더는 연예계 활동은 없을 줄 알았다고 했다.

군 제대 후 학교(남서울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 전공)를 졸업한 오승국은 디자인실에서 일하던 중 자신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그리고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음반을 준비하게 되었다.

국내 최초 영화, 드라마의 OST가 아닌 슬픈 로맨스 소설 <꼴찌도 현자 될 수 있을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OST 앨범을 발표해 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4월에 발매한 OST 디지털 싱글 앨범 '아픈 너', '아픈 미소'의 인기는 발매 첫 주만에 ㅆ사이트 OST부분 4주 연속 6위∼10위, ㄴ사이트 최신음악 2주 연속 1위, ㅂ사이트 3주 연속 종합 16위를 차지하면서 온라인 각 사이트상에서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베일에 감춰진 모습, 음악으로만 팬들에게 다가간 그의 1집 활동은 많은 팬들이 '연극배우 출신의 오승국'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귀에 아주 익숙한 음악을 접하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 오승국은 2집 앨범 녹음의 막바지 작업에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고 있다. 오는 11월 초 2집을 발매 예정인 오승국은 활동 계획으로 "음악으로만 다가선 베일의 감춰진 활동이 아닌 조금씩 모습을 보여주고,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서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가을 왕성한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제 계획은 대중들에게 변함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누구나가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그런 가슴 따뜻한 음악을 유감없이 들려주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커피숍 문을 열고 나가는 그의 모습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뽀얀 피부에 환한 미소. 미소년의 모습으로 오승국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2006년 가을 새로운 발라드계 신화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며, 많은 팬들의 기대 속에 가슴 따뜻한 감동의 노래로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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