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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양호에 있는 남인수 동상.
ⓒ 윤성효
법원은 '친일파 가요제'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까?

친일행위가 드러난 남인수(1918~1962·본명 강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가 법정에 서게 되었다. 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친일잔재청산을 위한 진주시민운동본부'(이하 진주시민운동본부)는 14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명칭사용금지와 예산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김일식 진주YMCA 사무총장 외 27명의 시민사회단체 대표 명의로 했다.

진주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와 진주MBC는 '남인수 가요제'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가처분신청 배경에 대해 "예정대로 진주성에서 남인수가요제가 진행된다면 이는 목숨으로 반일애국의 전통을 만들어 온신 선조들에 대한 모욕이며 진주정신에 대한 심각한 훼손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친일잔재의 청산을 바라는 진주시민들은 역사의식과 공공성을 망각한 진주시의 무분별한 예산지원과 집행 관행에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단과 역사적 결정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가요제 참가자들과 시민들에게 수치와 분노의 대상으로 번락해버리고 말 가요제를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남인수가요제는 11년 전 경남일보사와 진주KBS에서 추진하다 최근에는 진주MBC가 열어오고 있다. 남인수가요제는 지난해 진주시로부터 예산 5000만원을 지원받았고, 올해는 진주시(5000만원)와 경남도(2000만원)에서 예산지원을 받아 오는 10월 9일 개천예술제 행사의 하나로 진주성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남인수는 "일본왕을 위해 손가락을 깨물어 군대에 지원한다"는 내용인 '혈서지원'과 내선일체를 주장한 '그대와 나' '이천오백만의 감격' 등의 노래를 불렀다.

그는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에 의해 '친일 부역자'로 지명되었고, 2005년 민족문제연구소에 의해 친일인명사전 수록 1차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진주시와 진주MBC는 지난 8월 말 남인수가 친일인명사전 등재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당분간 가요제를 그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진주시민운동본부 등에서는 반대하고 나섰으며, 민족문제연구소와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친일잔재청산시민행동 등에서는 가요제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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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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