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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건설공대위는 22일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 하중근 씨 부검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 이철우
경찰이 건설노동자 고 하중근 씨 부검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지난해 경찰폭력으로 숨진 고 전용철·홍덕표 농민 때처럼 사인을 은폐·조작하려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건설노조 파업의 올바른 해결과 건설노동자의 노동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포항건설공대위)는 22일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고 하중근 열사 부검자료제출 거부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부검자료 즉각 공개를 촉구했다.

포항건설공대위는 회견문에서 ▲경찰은 유족과 국민 앞에 사죄할 것 ▲고 하중근 열사 사인에 대한 은폐조작을 중단할 것 ▲고 하중근 열사에 대한 부검감정서를 공개할 것 ▲살인폭력 진압책임자를 구속 처벌할 것 ▲경찰폭력진압 재발방지대책을 실시할 것 ▲경찰기동대를 해체할 것 등을 요구했다.

포항건설공대위는 "경찰이 살인진압과 사인 은폐조작으로만 일관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진정 믿음직한 경찰, 안전한 나라를 원한다면 사건 은폐조작이 아니라 유족과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부터 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건설공대위는 "맨손의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인 경찰이 자기가 저지른 범죄를 수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경찰에서 독립된 별도 국가기관이 진상조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단병호·노회찬·이영순 의원(민주노동당) 등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찾아 서중석 법의학 부장(부검 총괄) 등을 만나 ▲서둘러 부검을 진행하고, 유가족에게도 부검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점 ▲국과수의 부검 소견이 경찰의 폭력진압을 축소 왜곡하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국과수는 이와 관련, "수사 중인 사안은 발표를 하지 않도록 되어 있으며, 부검결과를 내규에 따라 수사기관에 넘긴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수사기관과 상의해 자료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또 고 하중근씨 사인에 대해서는 "대측손상(반대측 손상)은 전도(넘어짐)로 발생하는 것이 정설이지만, 직하부 두개골 골절은 단순히 넘어져 생겼다고 단정하기만은 어려워 현장 제반사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경찰에 전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고 하중근 씨 유족들의 부검결과 요구에 대해 21일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4호를 들어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예방과 수사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사항에 해당된다'며 부검감정서·부검사진을 비롯한 부검관련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포항건설공대위는 이날 저녁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고 하중근 씨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할 계획이며, 포항건설 노동자 40여명도 상경해 집회에 참여한 뒤 광화문에서 진행 중인 농성에 참여할 예정이다.

▲ 참가자들은 경찰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1시간여 동안 경찰과 대치하다 결국 경찰청 민원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사진은 경찰에 항의하고 있는 하철근 씨(고 하중근 씨 둘째형)
ⓒ 이철우
▲ 하철근 씨 등 유족들이 지난 11일 낸 부검관련자료 정보공개 청구와 관련, 포항남부경찰서가 21일 내놓은 비공개결정통지서.
ⓒ 이철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참말로 www.chammalo.com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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