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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마을 입구의 고개에서 바라본 상주해수욕장
ⓒ 김정수
이제 여름도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휴가며 피서를 떠나는 곳마다 사람들에 치여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가지 상혼에 상처만 입고 돌아올 때가 많다. 이제 대부분의 해수욕장들도 폐장을 해서 다소 썰렁하지만, 썰물처럼 빠져나간 사람들은 수많은 쓰레기를 남기고 떠나곤 한다. 이럴 때일수록 조용한 해변을 찾는 게 현명한 판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해에 가면 19번 국도를 타고 곧장 상주해수욕장으로 향한다. 해수욕장에서 미조방면으로 들어가다 고개를 하나 넘으면 마주하는 곳이 천하마을이다. 상주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의 유명세에 묻혀 아는 이가 별로 없다. 남해군에서 발행한 관광안내지도에도 마을 이름만 나올 뿐 관광지로 소개되어 있지 않아 발길이 뜸하다. 천하마을이 세상에 알려진 것도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였다.

▲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 촬영지였던 천하마을의 초여름 풍경
ⓒ 김정수
마을 입구의 고개에 올라서면 천하마을과 몽돌해변이 어우러지며 빼어난 풍취를 자랑한다. 반대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활처럼 휘어진 상주해수욕장의 전경이 발 아래로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이 고개가 멋진 사진촬영 포인트가 되는 곳으로 빼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바다를 품고 있는 몽돌해변 뒤로 송정해수욕장이 늘어서 있어 비경이 한결 돋보인다.

천하마을은 상주면과 미조면의 경계지역에 자리한 마을로, 20가구가 채 안되는 자그마한 어촌마을이다. 수령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맴맴맴’ 울어대는 매미소리로 인해 한결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마을 끝에 자리한 몽돌해변이 매력적인 곳이다.

▲ 천하마을의 몽돌해변, 태풍 매미로 파괴되어 새로 지어진 다리는 드라마에 나왔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 김정수
천하(川下)마을은 내 아래에 있는 마을이란 뜻으로,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이 있다. 미조면민의 식수원인 천하수원지계곡에서 맑은 물이 흘러 내려온다. 그 때문에 해수욕을 한 후 이 계곡에서 소금기를 제거하면 따로 샤워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바로 이점 때문에 해수욕장 폐장과 상관없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여름철이면 가족단위 피서객들의 간이해수욕장으로 활용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계곡 끝의 바다와 만나는 자리에 놓여 있던 다리는 태풍 매미로 파괴되어 새로 건설되면서, 드라마에서 보았던 풍경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약간 아쉽다. 금포마을까지 이어지는 몽돌해변은 길이가 약 800m로 아담하다. 대부분의 해변은 몽돌이 자리하고 있지만 왼쪽 끝의 일부는 모래해변이다. 멀리서 보면 완전한 모래해변 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몽돌이 일부 섞여있다.

▲ 여름철 간이해수욕장이 되는 천하마을 몽돌해변
ⓒ 김정수
몽돌해변으로 파도가 치면 ‘빠그락, 빠그락’ 하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조용하던 몽돌해변이 <상두야! 학교가자>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피서철이면 사람들이 제법 찾아온다. 하지만 인근의 상주해수욕장이나 송정해수욕장에 비하면 아직은 한산한 편이라 막바지 피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 천하마을 몽돌해변 뒤로 송정해수욕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 김정수

여행정보

■ 교통정보

자가운전 : 남해고속도로 진교IC -> 1119번 지방도 남해대교 -> 19번 국도 남해 -> 상주해수욕장 -> 천하마을
대중교통 : 상주, 미조행 버스를 타고 천하마을에 내린다.
문의 : 남해공용터미널 055-864-7101

■ 맛집

남해스포츠파크호텔 근처의 서면 서상리 해안도로변에 자리한 남해별곡(055-862-5001, 홈페이지 www.nhbg.co.kr)은 산낙지가마솥볶음이 일품이다. 전통한옥구조인 황토방 3실은 민박집으로 활용된다. 신전삼거리 근처에 자리한 보광해물탕(055-863-5776)은 해물탕과 아구찜이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운다.

■ 문의 : 천하마을회관 055-867-7396

덧붙이는 글 | 시골아이, 데일리안, 씨앤비뉴스, SBS U포터뉴스, 국제신문에도 송고합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입니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습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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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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