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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부터 6일까지 5박 6일간 성남영어마을(본부장 김성애, 이하 영어마을)에 입소한 성남 A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이에 따라 해당 영어마을 본부장 명의의 사과문까지 발표되었던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성남지회(교육부장 윤연숙) 등 성남지역 6개 교육관련 시민단체로 구성된 '성남영어마을 성추행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4일 마련된 영어마을의 학부모 참관 자리에서, 학생들이 "한국계 미국인 영어교사인 B씨가 영어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하나인 '하이킹(산행)'활동 중 학생들의 속옷 끈을 잡아당겼다 놓는가 하면, 목에 붙은 벌레를 떨어준다며 목 부위 등을 만지거나 옷 속에 손을 집어넣기도 하고, 특정 신체 부위(등, 어깨, 머리) 등을 쓰다듬고, 여학생들의 특정 부위를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는 내용을 학부모들에게 호소했다.

사건 직후인 지난 5일 피해 학생들의 해당 학교장 및 학부모 대표들은 영어마을 측에 이와 같은 학생들의 증언을 전달하였고, 영어마을의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해당 교사의 징계 등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영어마을 측은 5월 8일 본부장 명의의 사과문(박스기사 참조)을 해당 학교 및 피해 학부모들에게 보내 "자체 진상파악 결과 해당 교사가 9명의 학생에게 신체 접촉으로 인한 불쾌감을 주었다는 사실을 학생들로부터 전해 들었으며, 해당 교사는 그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좋은 뜻으로 한 행동이 불쾌감을 유발한 점에 대해서는 애석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해당 교사의 징계안 상정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관련 감독 기관에 보고, 홈페이지 등을 통한 공개 사과 방안 모색 등의 조치를 더불어 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대책위 측은 해당 영어마을의 조치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공개사과 등 약속한 내용의 이행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17일 대책회의를 갖고 영어마을의 관리 책임기관인 성남시와 관할 성남교육청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한편 24일 영어마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강사는 현재 사직한 상태이나 본인은 성추행 사실에 대해서 극구 부인하고 있다, 또한 자체조사 결과 함께 동행한 동료 원어민 여교사 또한 성추행 사실이 없음을 증언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좋은 뜻으로 한 행동이라 하더라도 학생들이 불쾌감을 느낀 것은 사실인 만큼 해당 프로그램을 폐지하였고, 향후 교사들에 대한 성희롱 방지 교육 등을 통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나갈 생각"이라고 해명하였다. 또한 "공개 사과 여부는 본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서, 본사에서는 관련 당사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공개 사과를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대책위의 공개 사과요구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대책위는 오는 25일 성남시장 면담을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며, 이 자리에서 ▲추가 피해상황 확인을 위한 공동조사 ▲관련 책임자 엄중 문책 ▲공개사과 및 사과 글 게시 ▲영어마을 교사의 자격 및 경력 공개 ▲전문상담교사와 입소 해당학교 교사 배치 ▲영어마을 교사의 자질 향상과 채용 투명성 확보 ▲성희롱 예방 교육 및 상담활동 강화 등의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성남영어마을이 A초등학교에 보낸 사과문

안녕하십니까?

지난주에 A초등학교 6학년 176명이 성남영어마을에 입소하여 원어민 선생님들과 같이 5박 6일 생활하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소중한 추억을 갖고 집으로 돌아갔으리라 생각합니다.즐겁고 신나는 영어마을 체험 과정에서 약간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여 귀 자녀가 자칫 불쾌한 기억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 염려되어 사건 경위 및 처리과정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5월 4일(목) 학부모님 설명회를 마무리 하던 중, 한명의 남자교사의 빈번한 신체접촉에 관해 학생들이 방문하신 학부모님에게 불쾌감과 두려움을 얘기하여 그 중 몇 분이 제게 아이들의 호소를 얘기해 주시며 시정과 사건 경위를 조사해 달라고 요구하셔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희 운영진은 바로 해당 교사 및 피해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였으며,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진상파악 작업을 하였는데 그 교사가 9명의 학생에게 신체 접촉으로 인한 불쾌감을 주었다는 사실을 학생으로부터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교사는 그런 사실을 거의 부인하였지만 좋은 뜻으로 한 행동들이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한 점에 대해 애석해 하며 사과하였습니다.

5월 5일(금) A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세 분과 6학년 담임교사, 교감, 교장 선생님께서 성남 영어마을을 직접 방문하시어 학생 및 해당교사 그리고 저와의 면담을 통하여 경위를 파악하신 후 해당교사 해고를 포함한 몇 가지 내용을 요청하셨습니다.

앞으로 성남영어마을에서는
첫째,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교사의 징계(해고)안 상정
둘째, 홈페이지 사과 글 게시 등 공개사과 방안 모색
셋째, 성남시 및 성남시 교육청에 사건 발생 및 조치에 대한 보고
넷째, 전체 교사 및 운영진에 대한 성희롱 방지 교육 강화
다섯째,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야기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의 폐지 및 조정을 신속히 실행하여 금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총책임자로서 이번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고 신속한 처리로 성남영어마을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귀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2006년 5월 8일

성남영어마을 본부장 ○○○ 올림

덧붙이는 글 | *최용배 기자는 전교조 성남 중등지회 사무국장입니다.

성남 영어마을은 성남시가 에듀조선(조선일보 교육부문 자회사)에 위탁하여 학생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 신장을 목표로 2005년 12월 29일에 개원하였으며, 현재 성남시 소재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하여 운영하고 있다 (2006년 1월 16일 1기를 시작으로 현재 16기가 진행되고 있음).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단위로 참여하나 학교 신청 인원이 부족할 경우 몇몇 학교가 결합하여 250명씩 5박 6일로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참가비는 총 35만원인데 이중 11만원은 개인부담, 24만원은 성남시에서 보조하고 있다. 학생들은 입소 시 레벨(초급·중급·고급)테스트를 거쳐 20개 반으로 구성되어 원어민 교사 24명, 한국인 교사 12명, 안전교사 4명과 함께 5박 6일 동안 생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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