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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제 기자] "손도 발도 묶어 놓은 채 고사작전을 쓰는 것인가."

쌍용자동차의 최대 주주인 상하이차가 소진관 사장을 전격 경질하기로 했다. 상하이차는 교체 사유로 '판매 부진'을 내세웠다. 하지만 책임 소재를 따져볼 때 쌍용차의 경영실적 악화 뒤에는 상하이차의 소극적인 투자 및 지원이 놓여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쌍용차 인수 당시 약속했던 투자를 제대로 집행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쌍용차는 지난 상반기 적자를 냈으나 3/4분기 소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임기가 내년 2월인 소 사장을 굳이 넉달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에 경질하는 것은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쌍용차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소 사장 경질 및 후임 사장 선임 건을 처리한다.

◇쌍용차 판매 부진의 이유=쌍용차는 올들어 갑자기 경영이 악화됐다. 지난 2001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 중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혀 왔다. 하지만 올 상반기 685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들어 내놓은 전략 차종이 잇따라 '신차 효과'를 내지 못하며 상승세가 꺽인 것.

쌍용차는 올들어 급격히 판매 네트워크가 훼손됐다. 지난해까지 대우자판과 자동차 대행판매 계약을 통해 대우자판 영업소(전국 390여개)를 활용해 왔으나 올들어 계약 해지 여부를 놓고 마찰을 빚었고 결국 등을 돌렸다. 쌍용차는 지난 6월 출시한 '카이런'과 지난달 출시한 '액티언'에 대해 대우자판을 제외하고 자체 영업소(전국 240여개)만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판매 채널이 종전 640여개에서 240여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자체적으로 영업소 90개, 영업인력 1000명을 추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 사장 경질의 배경=소진관 사장을 비롯 쌍용차 경영진에 이에 따라 상하이차에 지속적으로 투자 집행을 강력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속을 지켜달라는 정당한 요구였던 것.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당시 2008년까지 총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차는 지난 상반기 영국 'MG로버'사 인수에 주력한다는 방침 아래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외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소 사장 등 쌍용차 경영진은 쌍용차 자체적으로 한국에서 자금을 유치해 미래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 요청했으나 이 또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소 사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쌍용차 경영진과 상하이차 사이에 커다란 의견충돌이 빚어졌고, 상하이차는 3분기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소 사장을 전격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 사장의 전격 경질은 쌍용차 입장에서 큰 손실일 것"이라며 "경영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회사 가치가 훼손되고, 중장기적으로 차량 판매에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 사장은 지난 1986년 쌍용차와 인연을 맺은 뒤 영업 관리 기획 재무 생산 등 자동차 전 부문을 거친 베테랑이다. 99년 12월 사장에 취임하며 6년간 쌍용차를 이끌며 가장 성공적인 워크아웃 업체로 변신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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