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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 희생자인 고 이혜선양의 아버지 이길수씨와 고 홍성인군의 아버지 홍권식씨는 자녀들의 사망 한달을 맞은 2일 오전 서울 세종로청사앞에서 실질적인 학교폭력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교육부총리가 이 사과를 드시고 학교폭력으로 죽은 학생들의 부모님들에게 공식사과했으면 한다."

학교폭력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교육부총리에게 공식사과와 학교폭력 방지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녀를 잃은 이길수(63), 홍권식(46)씨와 학교폭력예방센터는 2일 오전 교육인적자원부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교육부총리에 전달할 사과 한 상자를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모들이 이날 김진표 교육부총리에 전달하려고 한 '안심사과'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과 함께 학교폭력 희생자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김 부총리에 보내려고 한 편지에서 "이 땅에서 더이상 우리 아이들처럼 학교폭력으로 사망하고, 자살하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학모들은 ▲학교폭력 전문 상담사 배치 ▲학교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학교내 사고발생시 응급처치 및 후송체계 개선 ▲학교내 사망 및 자살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학교폭력 은폐 교장, 교사 처벌 강화 등을 촉구했다.

▲ 학교폭력 희생자인 고 이혜선양의 아버지 이길수씨와 고 홍성인군의 아버지 홍권식씨는 자녀들의 사망 한달을 맞은 2일 오전 서울 세종로청사앞에서 실질적인 학교폭력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 홍성인군 아버지 "학교나 교육 당국 공식사과 없어"

학생들의 죽음을 상징하는 자주색 목도리를 두른 채 자녀들의 영정사진을 손에 든 두 아버지는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교육당국의 무성의를 성토했다.

지난달 1일 부산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급우에게 폭행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가 같은 달 5일 숨진 고 홍아무개(14)군 아버지 홍권식씨는 "담임 선생이 아들 장례식장에 와서 '미안하다'고 했을 뿐, 학교측이나 교육 당국의 공식 사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또 "아들이 어디 다른 곳에 가서 죽은 것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학교에서 죽은 것이기 때문에 학교뿐 아니라 교육당국에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길수씨의 막내 딸인 고 이아무개(17)양은 중학교 때부터 학교 일진회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구타를 당하다가 지난달 2일 동기생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한 직후 충북 충주에 있는 집에서 가출, 지난달 5일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투신자살했다.

이씨는 "늦게 낳은 막내라 집에서 귀여움을 독차지 했고, 여상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7개나 따고 반에서는 부반장을 했을 정도로 열심히 다녔"면서 "유서에 '학교에 가기 싫다', '엄마·아빠 잘살아'라는 부분이 있는데, 죽기 전 그 마음이 어땠겠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과 자리를 함께 한 김건찬 학교폭력예방센터 소장은 "경찰과 교육부가 일진회를 소탕하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일진회가 건재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정부는 학교폭력 피해학생 부모에게 사과하고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교육부 담당공무원 면담을 통해 요구사항이 담긴 편지와 '안심사과'를 김 부총리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들이 '면담은 가능하지만 사과상자와 영정사진은 갖고 들어올 수 없다'고 밝히자 이에 반발해 결국 면담은 무산됐다.

한편 학교폭력예방센터는 4일 오후 3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학교폭력사례 등을 발표하고 교육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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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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