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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원대학교(대전 광역시 서구 도안동) 정문
ⓒ 심규상
장기간 학내갈등을 겪고 있는 목원대가 이사장 해임안건 처리를 위한 이사회 개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목원대학교(대전시 서구 도안동) 학교법인 이사회가 21일 오후 대학본부 4층에서 이사장 해임안건을 놓고 이사회를 개최하려 하자 이를 반대하는 학생과 찬성하는 학생측이 밀고 밀치는 실랑이를 벌인 것.

학교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이사회 개최를 반대하는 학생 수 십여명이 이사회가 열리는 회의실로 몰려갔다. 이에 미리 회의장을 봉쇄하고 있던 이사회 개최를 찬성하는 학생들이 회의실 진입을 가로 막으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 한 명이 다쳐 건양대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날 이사회는 정원(20명)의 과반인 11명의 이사가 이사장 해임을 요구한 상태여서 해임안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의 충돌로 일부 이사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이사회 개최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하지만 검찰 압수수색과 이사 자격시비에 이은 이 같은 충돌은 학내 구성원간 갈등양상을 더욱 크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장 해임 찬반 팽팽... 민교협 교수들 "무자격 이사가 학내사태 확산"

백문현 이사장 해임을 요구하는 11명의 이사들은 유근종 전 총장의 직무정지 과정에서의 이사회 의견수렴 절차를 밟지 않는 등 학내갈등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학의 한 이사는 "이사장이 유 전 총장의 직무정지 과정은 물론 총장 직무대행 선임 과정에서 보인 독선으로 내분과 갈등을 키웠다"며 "이쯤되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물러 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사장 해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큰 상태다.

우선 백 이사장은 이날 개인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오늘 모 이사가 임의로 소집해 모이는 일부 이사들의 모임은 법적요건을 갖추지 않은 비정상적인 이사회"라며 "따라서 그 어떤 결의나 결과도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로도 이사장으로 주어진 권리를 정상적으로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령 이사회가 해임안을 처리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목원대 민교협 교수들이 동조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목원대 민교협 교수들은 "무자격 이사의 주도로 학내사태가 확산되고 있다"며 "학교발전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이사회가 교수승진, 재임용, 신규임용을 파벌싸움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목원대 비상교수회의 성명 "교육부는 무자격 이사 신속하게 해임하라"

목원대 사태에 대한 해법이 안팎에서 여럿 제기되고 있다.

목원대 교수들은 20일 긴급비상교수회의 후 내놓은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더 이상 명분 없는 주도권 싸움은 중단하고 교수 승진 및 재임용에 관한 사항을 우선적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교육인적자원부는 무자격 시비가 있는 현 이사들을 신속히 해임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립학교법(21조)상 이사회의 3분의1 이상은 교육경험이 3년이상인 이사로 구성해야하는 데, 이사장 해임안을 상정한 11명 중 2명의 이사가 교원자격증 없이 교회 유치원 원장을 지낸 것이 전부여서 이사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19일 있었던 대전지검의 대학본부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도 "핵심보직자가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대학을 혼란과 곤경에 빠뜨린 행위는 준엄한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도 "엄정하고 중립적인 수사를 통해 또 다른 비리까지도 철저히 파헤쳐 줄 것"을 요구했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내놓은 해법도 '결격사유 시정'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최 의원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교육경력을 인정할 수 없는 이사가 이사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나서 결격 상태를 시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목원대 사태는 어떤 식으로 해결되든 당분간 갈등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이 법인의 교비 유용의혹과 건물신축 및 증개축 비리, 누리사업 과정에서의 의혹 등을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도 큰 상태다.

목원대의 한 교수는 "학내갈등에 이어 압수수색, 이사회 갈등까지 겹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학교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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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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