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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 <조선일보>의 자매지 <월간조선>이 최신호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유신시절 행적을 상세히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월간조선> 사장을 역임했던 조갑제 기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월간지에 연재해왔는데, 11월호 연재물의 주제는 박 대표와 최태민씨의 '밀착'. 최씨(94년 별세)는 1975년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대표를 도와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을 만든 장본인으로, 유신 말기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정보기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선우련 청와대 공보비서관(97년 별세)은 생전의 비망록에서 77년 9월 12일 박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박 대표를 불러 최씨의 혐의를 친국(親鞫)하는 광경을 묘사하기도 했다. <월간조선>은 이날의 정황을 뒷받침하는 면담일지도 제시했다. "최태민 보고가 올라올 때마다 가슴 찢어지듯 아팠다는 박정희" 박 대표와 최씨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75년 1월경. 최씨가 박 대표에게 육영수 여사를 언급하는 편지를 보냈고, 박 대표가 편지를 다 읽은 뒤 최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박 대표는 최씨의 권유로 최초의 사회활동(구국여성봉사단 명예총재)을 하게 됐다. 구국여성봉사단 활동이 본격화되며 봉사단 총재였던 최씨에게 힘이 실렸고, 박 대표도 퍼스트레이디 시절 김정렴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최씨에 대한 지원을 직접 부탁했다. 최씨가 모 건설업자에게 융자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 내용을 알아보면 최씨와 관련이 있는 업자였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큰 영애가 필요한 돈이 있다고 하면 저에게 얘기해달라, 소리 안나게 돈을 만들어 각하에게 드리겠다"고 건의했고, 박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최씨가 뇌물을 수수하고 이권에 개입한다는 보고가 끊이지 않았고, 최씨 문제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자주 거론되었다. 김치열 행자부(당시 내무부) 장관이 그를 지원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단호한 조치를 내리지 못하자 중앙정보부가 나섰다. 선우련 청와대 공보비서관(97년 별세)은 생전의 비망록에서 "박 대통령이 77년 9월 12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박 대표를 불러 최씨의 부정부패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친국(親鞫)을 했다"고 기술했다. 박 대통령이 며칠 뒤 선우 비서관에게 ▲최태민을 거세하고 ▲구국봉사단 관련단체를 모두 해체하고 ▲최씨가 향후 박 대표와 청와대 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하라는 세 가지 지시를 내리자 박 대표는 낙담한 표정으로 눈물을 지었다고 한다. 선우 비서관이 며칠 뒤 박 대통령에게 "영애의 체면이 깎이니 구국여성봉사단만이라도 계속하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자 박 대통령은 "(근혜가) 최태민을 가까이 안하게 할 수 있나? 최와 근혜를 접근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여서 허락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내가 그간 최태민과 관련한 보고가 올라올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네"라고 말해 최씨 문제가 권부의 적잖은 골칫거리였음을 시사했다. 기사를 쓴 조갑제 기자는 "어머니를 잃고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에 재미를 붙인 딸에게 매정하게 대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심정이 잘 드러나있다"고 평했다. 선우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피살된 후 '최태민 거세'가 흐지부지되자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에게 최씨를 박 대표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전두환은 최씨를 강원도 인제로 쫓아냈지만, 최씨는 80년대 육영재단 고문을 맡는 등 94년 별세하기 전까지 박 대표의 측근으로 남았다. 박 대표 "나를 많이 도와주신 분, 그래서 음해도 많았다" 그러나 박 대표는 자신과 최씨를 둘러싼 의혹들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혹시라도 최씨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그런 질문을 하는 저의가 뭐냐"는 반문이 터져나온다. 박 대표는 지난해 7월 25일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최씨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분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고 그래서 음해도 많이 받았다. 돌아가신 지가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정권이 몇번 바뀌는 동안 친척까지 이 잡듯이 뒤지고 조사도 많이 했지만 아무 것도 드러난 것이 없지 않은가." 그러나 조 기자는 "박 대표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최씨를 전폭적으로 변호하면서 그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는 음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증거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3월 2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도 "박 대표가 1970년대 후반기에 최태민이란 이상한 사람을 구국봉사단 총재로 썼다가 최씨가 수많은 스캔들을 일으켜도 그를 끝까지 감쌌던 적이 있다"며 "박 대표는 한번 믿어버린 사람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안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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